[지만원 메시지(91)] 5.18 후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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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3-06-08 00:14 조회11,31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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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원 메시지(91)] 5.18 후계자
박정희와 김종필
후계자 문제가 가장 많이 이슈화 되었던 시기는 박정희 대통령 시기였을 것이다. 당시 젊은 엘리트로 두각을 나타냈던 사람은 재주가 있고 독서를 많이 한 김종필이었다. 중앙정보부를 창설하고 총리까지 지냈지만 항간의 소문과는 무관하게 박 대통령은 그를 후계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김종필은 박정희 대통령의 후광을 이용해 부정축재를 많이 했다. 결국 그는 1980년 5월 17일 부정축재를 혐의로 김대중 일당과 함께 구속됐다. 그 후 제주도 일대의 광활한 귤밭을 포함해 재산의 상당부분을 국가에 헌납하는 것을 대가로 풀려났다. 박정희 대통령이 그를 후계자로 인정하지 않은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김문수, 후계자를 기르시지요
2004년 경, 나는 코리아나 호텔 커피숍에서 김문수 일행과 함께 커피를 마신 적이 있다. 그는 나에게 후계자 양성을 주문했다. “지 선생님 글을 읽으면 응용력이 뛰어나고 천재성이 드러나는데 왜 후계자를 양성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후계자는 스스로 자라는 것이지 양성당해서 길러지는 것이 아니다. 먹고 살기 바쁜 세상에 누가 독서하고 사색하고 경험을 쌓겠는가? 앞서간다는 유튜버들만 보아도 다 자기분야가 따로 있고, 매일 방송자료 챙기기 바쁜데, 수업을 받을 시간이 어디 있겠는가? 응용능력과 필력은 양성한다고 해서 생길 수 있는 게 아닐 것이다.
나를 이용하려는 자는 많아도 닮으려 하는 자 없어
내게 접근하여 내 주위를 맴돌며 때로는 입의 혀가 돼 주던 사람들은 늘 있었다. 그런데 이들 대부분은 내가 감옥에 갈 때마다 등 뒤에 칼을 꽂았다. 얻는 이득도 없으면서 이익을 노렸던 사람들이었다. 2002년 광주에 불과 101일 동안 갇혀있었는데 인터넷에 나에 대해 난잡한 유해를 한 사람이 있었다. 경찰에 잡아달라 고소했다. 8개월 만에 잡고 보니 나에게 아부하던 사람, 입에 혀가 되어 주었던 사람이었다. 참으로 기가 막혔다. 2007년 8월, 이명박의 고소로 서울구치소에 4개월 보름 있는 동안에도 내 입에 혀처럼 아부하던 사람이 남녀 패거리를 이끌고 자기 홈페이지를 이용해 난잡한 장난질을 했다. 마치 여러 사람들이 나를 인간 이하의 존재로 여긴다는 식의 집단 이지메를 가했던 것이다.
이들의 동기는 노태우의 배신, 그 판박이었다. 내가 망가져야 자기 장사가 잘 될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또 다른 범행 동기는 내가 그들의 장사 행위를 뒷받침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내가 감옥에 가면서 “내가 없는 동안 뒷일을 맡아줄래?” 하는 위임장을 주지 않은 데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나를 위하는 척 하면서 등 뒤에 비수를 꽂는 것이다. “박사님이 저를 신뢰하고 저에게 뒷일을 맡기셨습니다.” 이렇게 해야 나를 팔아 자기 장사를 할 수 있는데 그걸 안 해주었다는 데 대한 화풀이였다. 이처럼 나를 팔아 자기 장사를 하려는 사람은 내 주위에 꼬였어도, 나를 닮으려는 젊은이는 없었다.
지금은 5.18 후계자 있는가?
5.18 후계자는 5.18을 연구할 수 있고, 그 내용을 국민에 계몽할 수 있는 소양과 영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만 탄생할 수 있다. 단지 내 주변을 맴돌았다는 사실 그 자체로는 그런 소양과 영혼을 길렀다고 볼 수 없다. 나는 내가 죽은 후 5.18 진실이 진흙 밭에 묻힐까 염려가 된다. 5.18을 애국팔이 장사에 이용하려는 젊은이들이 많이 보이기 때문이다.
“제가 지 박사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수 십년동안 모셨습니다.” 이렇게 방송하면 많은 애국자분들이 박수를 치고 성원을 한다. 그런데 그가 보여주는 성금 통장이 자기통장이다. 반면 안정권이 나를 홍보해 준 적이 있다. 그런데 그는 예금주 지만원으로 되어있는 내 통장 번호를 띄워주었다. 이런 안정권이 저녁식사를 하던 중 이런 말을 했다. “박사님 돌아가시면 3차 대전이 일어날 것입니다” 그게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너도 나도 다 자기가 박사님 후계자라며 피 터지게 싸울 것입니다.” 아마, 이 말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 후계자는 없다. 아마도 내 책을 다 읽은 사람도 없을 것이다. 이 순간 내게 가장 고마운 분들은 내 주변을 벗어나 계시는 분들이다.
나는 여기에 올 때 내 뒷일을 내 육사동기이자 평생 동지인 이상진 박사에게 맡겼다. “왜 뒷일을 충성한 나에게 맡기지 않고 동기생에게 맡겼느냐, 그럼 내가 신임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냐?” 불만을 갖고 교묘한 방법으로 내 등에 비수를 꽂을 사람도 아마 있을 것이다. 만일 이런 사람이 있다면 하늘에 업을 짓지 말고, 조용히 나를 떠나주기 바란다. 박정희 대통령도 이유가 있어서 김종필을 후계자로 지정하지 않았듯이 나에게도 그럴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나와 가졌던 이력을 공개적으로 과시하는 사람이 가장 위험할 것이다.
2023.6.1.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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