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트럼프를 비상한 지휘자로 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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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8-06-23 00:11 조회8,10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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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학 수학의 박사급 과목에는 시계열 분석(Time Series Analysis)이라는 게 있다, 기술적으로는 매우 어려운 수학이라 나 자신도 잊은 지 오래이지만 그 철학은 오늘의 현상이 내일의 방향을 자동 유도(Auto Regress)한다는 철학을 근본으로 한다. 그제-어제-오늘의 현상들이 서로 상관관계를 가지고 내일의 방향을 예측해 준다는 것이다. 오늘의 현상 하나만을 이리 저리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그제-어제-오늘을 분석하여 내일을 예측하는 것이다. 전자는 시스템이 없는 예측이고, 후자는 시스템적인 예측이다. 전자는 정적인 분석이고 후자는 동적인 분석이다. 전자는 학문적 가방끈이 짧은 사람들이 주로 하는 해석이고, 후자는 수리공학적 사고방식을 훈련한 사람들에 상식화돼 있는 분석 방법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트럼프의 리더십 궤적을 간단히 추적해 보자.
트럼프는 2017.1월에 당선됐다. 당선된 다음 달인 2월에 반이민법을 강제화했다. 7개의 이슬람 국가 즉 이란, 이라크, 시리아, 리비아, 소말리아, 수단, 예멘 사람들에 대한 입국을 전격 중지시켰다. 비난들이 쇄도했지만 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이는 미국을 증오하는 중동지역 불량자들로부터 미국이 당할 수 있는 위험을 전격적으로 봉쇄한 안전조치였다. 자세와 태도가 분명하고 선이 매우 굵은 사람만이 취할 수 있는 조치였다. 이렇게 배짱이 두둑하고 자세가 분명한 지휘자, 믿는 바를 위해 저돌적으로 돌진하는 사나이는 이 세상에 그리 많지 않았다.
그리고 10개월 후인 2017년 12월 7일, 트럼프는 감히 자기 소유도 아닌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에 건네주었다. 이 세상 그 누구도 꿈꿀 수 없는 일을 한 것이다. 이 세상 사람들의 가시권 밖에 있는 문제를 홀로 해결한 것이다. 북한과 공모 공동하여 슬쩍 슬쩍 반칙을 하는 이란을 제어할 수 있는 나라는 2015년에 이란 핵협정에 동참한 중국, 러시아, 프랑스, 영국, 독일, 미국이 아니라 이스라엘이라는 판단을 이때 한 것이다. 이스라엘에 힘을 실어주면 이스라엘이 중동을 통제할 수 있다. 이스라엘이 문제를 일으키면 중동에 핵심 이익을 가지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힘이 중동으로 분산된다. 이때 트럼프는 이미 이란 핵협정에서 발을 뺄 것을 결심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2018년 5월 9일, 이란 핵협정을 ‘나홀로 파기’했다. 보통 배짱이 아닌 것이다.
2017년은 미북간 말-전쟁의 해였다. 항공모함을 포함한 미국의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총 집결하고 2017년 9월 북한이 제6차 핵실험이 강행했다. “분노와 불꽃” “늙다리 미치광이” “괌 포위 폭격” 등 실로 거친 용어들이 난무했다. 2018년 1월, 미국이 북한을 공격하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화된 예측이었다. 뼈 속까지 반미인 문재인은 “내 허락 없이 미국은 전쟁할 수 없다”는 등 허세를 부렸지만 곧 그것이 무모한 말언이라는 것을 깨닫고 2018.2.9.-25에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 그리고 3.9부터 18일까지 열리는 페럴림픽 게임을 최대한 이용하여 북한과 공식화된 밀담들을 하면서 적화통일의 기틀을 닦고, 미국을 조롱했다. 화가 난 미국은 북한을 다시 공격할 채비를 갖추었다. 이에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비로소 느낀 문재인은 다급하게 정의용을 평양에 보냈고, 이어서 3월 8일 트럼프에 달려가게 해서 핵포기에 대한 김정은의 뜻을 전했다. 이에 트럼프는 “좋다, 회담을 빨리 하자” 응수했다.
남북한 정상회담 일자가 발표된 3월 말, 트럼프는 문재인을 더 이상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여 폼페이오를 평양에 보내 김정은을 만나게 했다. 그리고 이 사실은 비밀로 유지됐다가 문재인과 김정은이 물꼬를 달리 틀어보려는 의도에서 만난 4월 27일에야 발표했다.
미북회담 날짜가 6월 12일로 잡히고, 생전 예상하지 못했던 항복의 순간이 다가오자 고독한 김정은은 5월 8일 몰래 시진핑을 찾아갔다. 그 후 김정은은 김계관과 최선희를 내세워 폼페이오와 한 약속을 깨는 듯한 발언들을 하게 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5월 24일, 전격적으로 편지의 형식을 빌어 김정은과의 회담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김정은이 납작 엎드려 태도를 진지모드로 바꾸었다. 그리고 김정은은 쪽팔리게 중국이 보유한 미국산 비행기를 빌려 타고 자유민주주의의 꽃밭인 싱가포르로 끌려 나왔다. 자기 스스로는 절대로 나설 수 없는 험한 길, 수모의 길을 트럼프에 멱살 잡혀 이끌려온 것이다. 그 어느 미국 대통령이 이러한 엄청난 일을 해낼 공상마저 했었던가.
그리고 싱가포르 방문 영상을 모두 정리하여 편집한 50분짜리 동영상을 전 인민에 방송했다. 70년 동안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미국과 북한은 친구가 됐다고 했다. 이제 북한에서 반미를 하는 주민은 없다. 이것이 바로 블록체인지(Bloc Change)인 것이다. 그리고 김정은은 이미 되돌아갈 수 없는 루비콘강을 건넌 것이다.
여기까지만 해도 트럼프는 그 어느 미국 대통령들도 꿈조차 꾸지 못한 기적을 일구어 낸 것이다. 이전까지 안보에 관심 있는 사람들은 입버릇처럼 레짐체인지를 꿈꿔왔다. 정권의 교체, 이 말은 김정은을 참수시킨다는 말이다. 이것이 우리가 바라던 최대의 꿈이었다. 그런데 트럼프는 그것보다 훨씬 크고 높은 블록체인지를 실현시키고 있다. 북한을 중국진영에서 떼어내 미국진영으로 변화시킨다는 뜻이다. 레짐체인지를 하려면 김정은을 죽여야 하지만 블록 체인지를 하려면 김정은이 트럼프의 심부름꾼이 돼야 한다. 김정은의 말랑말랑한 두뇌회전을 통해 중국을 포위하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싱가포르 합의문이 엉성하다며 맹공격을 가한다. 문서가 그리 중요한 것이라면 1992년에 작성된 남북기본합의서와 2005년에 작성된 그 완벽하다는 합의서들은 어째서 휴지가 되어 있는가. 싱가포르 합의사항 4개는 앞으로 트럼프와 김정은이 함께 힘을 합쳐 수행해야 할 임무표다. 가다가 이게 아니다 싶으면 언제든지 트럼프는 제 자리로 갈 수 있다. 이 때는 농락당했다는 기분에 증오의 무서운 보복이 뒤따를 것이다. 그래서 김정은은 트럼프의 분노를 피하기 위해 엄청난 조심을 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는 머리 좋은 김정은이 매우 잘 알 것이다.
가장 완벽하게 작성됐다는 남북기본합의서와 싱가포로 합의서를 비교 대조해 가면서 트럼프를 사기꾼, 정상 모리배라는 표현을 써서 유튜브 방송 등을 통해 반미감정을 일으키는 사람들이 꽤 많다. 이들은 지금 매우 위험한 해국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연합훈련 당분간 취소? 이것을 물고 늘어지는 사람들이 많다. 김정은을 꼬시고 달래면서 그를 통해 엄청난 기적을 이루어내려는 과정에 연합훈련은 적절치 못하다. 김정은이 트럼프의 말을 잘 듣는 한 그 기간만큼은 적대관계가 아닌 것이다.
나는 내 분석만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새로운 세계 질서를 과감하게 변화시키고 있는 세계적인 지휘자를, 없는 길을 새로 개척하고 있는 비범한 미국의 지도자를 기다려보지도 않고 증오부터 하는 것은 그리고 우리나라 대통령이 수행해야 할 임무를 다른 나라 대통령이 우리 맘에 쏙 들도록 해주지 않는다며 증오하는 것은 도리도 아니고 경우에도 맞지 않고 국익에는 지극히 해롭다는 것까지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2018.6.22.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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