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퇴근길의 따끈한 오뎅탕 > 최근글

본문 바로가기

System Club 시스템클럽

최근글 목록

비오는 퇴근길의 따끈한 오뎅탕

페이지 정보

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7-12-06 22:32 조회5,998회 댓글0건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본문

      비오는 퇴근길의 따끈한 오뎅탕

 

내일 인생의 종말을 고할지라도

오늘 저녁도 식구마다

각기 다른 공간에서 시간을 즐긴다

전쟁 난다며 움츠리고 있는 인생들

그 실루엣들이 여기에 오버랩 된다

겁내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초라하고 비겁하다

 

사관학교 시절

명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보았다

그것이 스페인 전쟁이었다는 것은 훗날에야 알았다

역사적 배경도 모르고 무슨 명화를 보았다는 것인가

그래도 그 영화는 내게 명화였다

평론가들이 말해서가 아니었다

 

사관학교 3학년 때

그 소설을 영문판으로 읽었다

영어 교수가 생도들에 물었다

영화를 보았나?

책 다 읽었나?

그 영화가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이 무엇인가?

잉그리드버그만의 빛나는 눈빛

케리쿠퍼의 멋진 제스처

그건 멋있는 장면이었지 교훈은 아니었다

 

내가 손을 들었다

그 영화는 한 평생의 사랑을

72시간에 농축한 영화입니다

교수는 나를 의심했다

생도는 평론가가 쓴 글을 읽었는가

?

아닙니다

당시에는 물론 지금 이 순간까지도

그 영화를 나처럼 해석한 평론가는 없다

 

전쟁?

아름다운 인간성도

아름다운 사랑도

전쟁에서 가장 화려하게 빛난다

인생은 언제 죽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아름답게 죽느냐로 평가된다

많이 올라갔다고 아름다운 게 아니다

많이 벌었다고 아름다운 게 아니다

하직할 때 얼마나 당당하고

얼마나 여유로운 표정으로

하직하느냐에 의해 결산된다

 

이 세상에서 가장 감동적인 교훈은

임종의 순간을 가장 아름답게 보이고 가는 것이다

나도 저렇게 임종해야지

나는 전쟁을 예고하면서도

전쟁을 생각하지 않는다

오늘 밤 전쟁이 와도

나는 창밖의 빗방울을 즐기며

따끈한 오뎅탕을 즐겼다

 

정해진 식당 없이 걷다가 들린 호프집

오뎅탕과 감자 후라이를 시켰다

오뎅탕이 나왔는데 오뎅만두가 얼어붙었다

기분이 좀 상했지만 다시 끓여 달라 했다

여인들이 거기출신들이다

감자 후라이는 색깔이 까맣다

나쁜 기름

나는 손조차 대지 않았다

전라도에 대한 불신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그래도 그 순간 나는 행복해야만 했다

자기 식구들끼리 피자를 시키고 치킨을 보태

맛있게 먹고 있다

자기들 요리를 자기들이 맛있게 먹고 있었다

좀 누구러진 나는 말했다

치킨이 맛있어 보이는데 왜 피자를 시키세요?

치킨 매일 먹으니까 질력이 나요

남자 1명 여자 3

그들은 내 말을 못 알아들었다

 

좀 있다가 내가 또 말했다

치킨 맛없으시면 이 프라이감자 좀 드릴까요?

네 명 중 주인인 듯한 여성이 의미를 알아챘다

접시에 치킨 덩어리들을 담아왔다

차디 찬 장벽이 한 순간에 무너졌다

 

센스 없으면 그냥 가려 했는데

센스 꽤 있으시네요
호감을 느낀 주인 여성

코카콜라 한 잔씩을 따라주었다

얼굴을 붉히고 나올 수 있었던 순간이

화기애애하게 마무리됐다

또 오세요

연세 있으신데 애교 있으세요

비오는 날 다시 올께요

 

2017.12.6. 지만원

http://www.systemclub.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최근글 목록

Total 14,202건 158 페이지
최근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9492 민주화 교주 김대중의 3천억 비자금 지만원 2017-12-08 8555 462
9491 DJ비자금 3,000억 조성사실 첫 폭로(주간조선) 지만원 2017-12-08 7857 380
9490 감나무 밑에 드러누운 한국당 나리들 지만원 2017-12-08 6619 329
9489 문재인이 하고 싶어 하면, 될 것도 안 되는 세상 지만원 2017-12-07 8910 449
9488 정치에 순진무구한 송영무 (Evergreen ) Evergreen 2017-12-06 6479 279
9487 홍준표는 지금 단호하게 선포하라 지만원 2017-12-06 8519 456
9486 전쟁이 무서운가요? 지만원 2017-12-06 7521 382
열람중 비오는 퇴근길의 따끈한 오뎅탕 지만원 2017-12-06 5999 250
9484 지금부터 빨리 사과나무를 심자 지만원 2017-12-06 6972 367
9483 장진성이 쓴 칼럼 하나 지만원 2017-12-05 6507 200
9482 변희재의 '화려한 외출' (비바람) 비바람 2017-12-05 6981 283
9481 5.18문외한들이 5.18호위무사 지만원 2017-12-05 6939 202
9480 전쟁은 난다. 하지만 대비는 필요없다 지만원 2017-12-04 13118 559
9479 유명인 행세하는 탈북자, 국민감시 요청한다 지만원 2017-12-04 7820 350
9478 방탄사나이 문재인의 적화혁명(Evergreen) Evergreen 2017-12-02 6638 349
9477 패거리 판사 집결한 광주법원, 재판중지 여부 대법원이 판단 지만원 2017-12-04 5677 232
9476 위장탈북자 장진성과 함께 놀아난 사람들 지만원 2017-12-03 9041 377
9475 서울광수 일부 지만원 2017-12-02 8151 349
9474 황장엽이 광수 탈북자들로 조직한 북한민주화동맹 지만원 2017-12-02 7302 249
9473 장진성은 국정권이 만든 가짜영웅 지만원 2017-12-02 6138 283
9472 증인 장철현(장진성)에 대한 반대신문 지만원 2017-12-02 6992 205
9471 장진성, 재판 결과 위장탈북자라 확신 지만원 2017-12-01 9680 387
9470 대한민국의 '브로큰 애로우(Broken Arrow)' (비바람) 댓글(1) 비바람 2017-11-30 6611 278
9469 김정은의 숙명, 말려서 피할 일 아니다 지만원 2017-11-29 9923 563
9468 홍준표에 바라는 마음 지만원 2017-11-28 8989 496
9467 5.18이 사기극임을 노출시킨 1등 공신은 박남선 지만원 2017-11-28 8495 397
9466 지만원 박사님을 위한 세레나데 (비바람) 댓글(7) 비바람 2017-11-27 6636 342
9465 대한애국당 조원진의 '임을 위한 행진곡'(비바람) 댓글(1) 비바람 2017-11-27 7105 253
9464 5.18진실 설명서 지만원 2017-11-27 7381 339
9463 날조된 “전두환의 집권시나리오”와 대법원 판결과의 관계 지만원 2017-11-26 5905 259
게시물 검색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 대표자 : 지만원 | Tel : 02-595-2563 | Fax : 02-595-2594
E-mail : j-m-y8282@hanmail.net / jmw327@gmail.com
Copyright ©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All rights reserved.  [ 관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