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천상륙작전'의 소년병(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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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비바람 작성일16-07-30 02:41 조회5,376회 댓글1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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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천상륙작전'은 겸손하게 시작한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이 영화는 실화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 되었습니다'라고 흐르는 자막은 사족처럼 보인다. 이 영화의 대부분은 감독의 영감에서 태어난 상상력의 산물이기보다는 대부분 역사에서 실존했던 인물과 사건들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영화의 배경은 6.25 당시 북한군이 점령한 인천 지역으로, 인천상륙작전이 벌어지기 전 한국군 첩보부대가 인천지역으로 침투하여 북한군의 방어정보를 빼내고, 유엔군의 상륙을 인도하는 임무를 수행한다는 줄거리이다. 영화는 인천상륙작전에서 부터 자잘한 사건까지 대부분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
실제로 인천상륙작전이 벌어지기 전 한국군 해군 함명수 소령을 지휘자로 17명의 특공대가 인천에 투입되어 정보수집 작전을 벌였다. 이 작전은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에 커다란 기여를 했다. 영화에는 북한군 점령지에서 한국 첩보부대를 은밀히 지원하는 민간인 게릴라들이 등장한다. 이북출신들로 구성되어 북파공작, 첩보수집 등의 임무를 수행하던 이들은 '켈로부대'였다.
한국군이 인천에 침투하여 활약을 펼치는 내용이나, 인천상륙작전 당시 켈로부대가 팔미도 등대를 기습해 등대에 불을 켜고 인천 앞바다를 비추는 장면 등은 모두 상상력의 산물이 아니라 실재했던 사건이다. 첩보전을 펼쳤던 한국군과 북한군으로 위장하여 큰 활약을 펼쳤던 켈로부대가 있어서 인천상륙작전은 성공할 수 있었다.
영화 초반은 맥아더 진영과 북한군 진영을 교차편집하면서 양 진영의 갈등을 보여준다. 북한군은 성공 확률이 희박한 인천상륙작전을 고집하는 맥아더의 의도를 '맥아더의 대권욕심' 때문으로 결론 내린다. 그러나 맥아더는 인천상륙의 의지를 한국전에서 만났던 어느 소년병 때문이라고 회상한다.
영화에서 전선을 시찰하던 맥아더 장군은 참호에 있던 흙투성이 한국 소년병을 보고 이런 질문을 던졌다. "귀하는 언제까지 거기에 있을 것인가?" 소년병은 이렇게 대답했다. "상부에서 철수 명령이 있을 때까지 여기를 지킬 것입니다" 그러면서 소년병은 이렇게 외쳤다. "적들과 싸울 수 있게 무기와 탄약을 보내주십시오"
맥아더와 소년병의 전선에서의 조우(遭遇)도 실제 있었던 사건이다. 북한군이 서울에 입성한 직후인 6월 29일, 일본에 있던 맥아더는 전격적으로 전선 시찰을 단행했다. 한강 이북은 이미 북한군이 점령한 상태였고, 맥아더는 아직 한국군 지역인 한강 이남을 시찰하면서 한국전 참전을 고민하고 있었다. 맥아더가 소년병을 만난 것은 이때였다.
"병사! 자네는 언제까지 여기를 지키고 있을 것인가?"
"상부에서 명령이 있을 때까지 저는 이 자리를 지킬 것입니다."
"철수 명령이 없을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예, 저는 죽는 순간까지 여기를 지키겠습니다."
"지금 소원이 무엇인가?"
"옛! 놈들의 전차를 까부술 수 있게 무기와 탄약을 주십시오"
맥아더는 옆에서 통역을 하고 있던 김종갑 대령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대령, 씩씩하고 훌륭한 병사에게 전해주시요. 내가 도쿄로 돌아가는 즉시 미국 지원군을 보낼 것이라고. 그때까지 용기를 잃지 말고 훌륭히 싸우라고."
이 소년병 이야기는 '정일권의 회고록'에 나오는 내용이라고 한다. 맥아더는 당시 소년병의 말에 감동을 받아 한국전 참전을 결심했다고 전해져 온다.
한국전의 역사를 바꿨던 소년병은 백골사단 18연대 1대대 3중대 신동수 일등병이었다. 소년병 신동수가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06년이었다. 2006년 6월 25일 조선일보는 신동수(77) 옹과 인터뷰를 했다. 충청북도 충주시 앙성면에 살고 있던 신동수 옹은 한쪽 다리가 의족이었다.
맥아더를 만날 당시 다른 부대는 전부 후퇴해 버린 상황이었고, 신동수는 사흘 째 굶고 있었다. 맥아더 장군은 신동수 일등병에게 연막탄 2개와 대공표지판을 선물로 줬다고 한다. 3일을 버티고 후퇴하다가 신동수는 다리에 총을 맞았고, 치료를 받지 못하는 바람에 무릎에서 구더기까지 나왔고, 결국 다리를 절단해야 했다.
영화는 인천상륙작전이라는 거창한 제목에 맥아더 장군을 전면에 내세운다. 그러나 영화를 이끌어가는 주체는 상륙작전의 유엔군이 아니라 그 이면에서 처절한 싸움을 벌이던 한국군이었다. 이름도 없이 명예도 없이, 한줌 보상도 없이 전장에서 이슬처럼 사라졌던 무명의 용사들이 이 영화의 주인공이었다.
이 영화는 대한민국을 건국하고 건설했지만, 신동수 옹처럼 평생을 무명으로 살았던, 무명의 백성들에게 바치는 헌사 같은 것이었다. 군경을 살해하고 국가에 총질하고 대한민국을 뜯어먹는 민주화폭도들이 아니라, 국가를 위해 묵묵히 희생하신 무명의 용사들이 진정 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대갈일성, 그런 것이었다.
첩보 영화답게 영화는 상당한 긴장감을 유지한다. 한국군 장교와 북한군 장교를 연기하는 영화배우 이정재와 이범수의 카리스마는 스크린을 압도한다. 이 영화를 머리로 보았다면 재미가 있을 것이고, 가슴으로 보았다면 더욱 재미있을 것이다. 건국과 6.25와 아버지 세대의 역사를 모른다면 머리로 이 영화를 볼 것이요, 그것을 알고 있다면 이 영화는 가슴으로 보게 될 것이다.
친빨갱이 영화 전문가들이 이 영화를 폄훼하는 것은 대한민국 건국사에 무지했기 때문이다. 공부와는 담을 쌓고 화염병이나 던지고 맑스 서적이나 읽다가 아는 것도 없이 아는 체 하려다보니 이런 영화를 잔머리로 감상하게 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지난한 역사에 경배 드릴 줄 아는 사람은 이 영화를 제대로 감상하게 된다.
빨갱이가 득세하는 시대에 정통 반공주의 영화가 나와 줘서 반갑다. 날씨도 덥고 시국은 더욱 갑갑하다. 이럴 때에는 '인천상륙작전'을 보면서 복잡한 머릿속을 휑궈 보라. 대한민국을 위해 피를 흘리며 스러지는 무명의 용사들이 그대들에게 전하는 고함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라. 죽는 순간까지 대한민국을 지키겠다는 소년병의 결사항전의 결의가 우리에게도 필요할 때이다.
비바람
댓글목록
Long님의 댓글
Long 작성일
가슴에 와 닿는 감격적인 글 감사합니다.
옛 해병북파특수공작대 공작관입니다.
진주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