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웅래 의원님, 돈 좀 빌려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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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비바람 작성일22-11-18 19:49 조회6,16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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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웅래 의원님, 돈 좀 빌려주십시오.
노웅래 의원님, 감사합니다. 의원님의 자택에서 압수수색 중에 현찰 다발 수억 원이 발견되었다는 보도를 보고, 문득 돌아가신 어머님 생각에 눈을 붉혔습니다. 제가 어릴 적 어머님께서도 의원님처럼 돈을 어디에 맡겨 놓지 않고 집에 숨겨 두시는 걸 목도한 적이 있습니다. 의원님께서도 제 어머님을 닮아서 아날로그 된장 냄새가 풀풀 풍기는 것 같습니다.
제가 코흘리개 적, 우리 동네는 시골 촌구석이라 아직 전기도 들어오지 않았기에 은행이 있을 리 만무했습니다. 더욱이 여기는 삼무의 고장 제주도, 대문이 없고 도둑이 없는 동네라 현관, 방문, 심지어 고팡에까지 자물쇠나 시건 장치가 달린 곳은 전혀 없던 시절이었습니다. 어머니는 빚을 갚은 일이 있어 옆집에서 돈을 빌려왔습니다. 빚을 내어 빚을 갚는 60년대의 시골구석이었습니다.
뒷날 빚쟁이가 돈을 받으러 오자, 어머니는 집 뒤편에서 돈을 꺼내왔습니다. 뒤편에는 통시가 있었고 통시 옆에는 먹구슬나무가 있었고, 그 나무 밑둥치에는 잡다한 쓰레기와 낡은 비료 푸대들이 머리통만한 돌에 눌려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돌을 들어내고 쓰레기를 헤집더니 흙 묻은 낡은 비닐 뭉치를 꺼냈습니다. 쓰레기 같은 비닐 뭉치 속에서 현찰 한 다발이 나왔습니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할 그곳이 어머니의 금고였고 어머니의 은행이었습니다.
이게 얼마만입니꽈. 그 옛날 김대중의 차남 김홍업의 아파트 베란다에서 수표 다발 10억이 쏟아졌다는 소식 이래, 그동안 집구석에서 돈이 쏟아졌다는 소식을 들은 일이 없어서 이제는 ‘현찰족'들이 멸종해버린 줄 알았는데, 이제는 컴퓨터로 모바일로 은행 갈 일조차도 없는 줄 알았는데, 이런 시대에도 집구석에 현찰을 쌓아두고 계시다니, 어머님께서도 하늘 위에서 굽어보시며 기뻐하실 것입니다.
각설하고 편지를 드린 것은 다름이 아니오라 의원님 집구석에 처치 못할 돈이 있는 꽤나 있는 모양이던데 그런 돈을 조금 빌려주십사 부탁을 드릴려고 펜을 들었습니다. 저희 단체가 비영리 단체라 이자는 드리지 못하옵고 생각이 날 때 원금은 꼭 갚아 드릴 것이오니, 3억 원 중에 3천만 원, 그 처치 곤란한 돈의 십 분의 일만이라도 빌려주십시오.
저희는 우파단체라 가난합니다. 좌파단체에는 후원금이 넘쳐나고 마사지도 다니고 해외여행도 다닌다던데, 저희는 연말이 다가오면 논객님들께 양말 한 짝이라도 선물하고 싶지만 언감생심, 연초에 서버 비용 납부할 걱정부터 앞서는 세상이라. 나라야 망하건 말건 차라리 민주당에서 빨갱이질이나 하며 현찰 모금이나 할 걸 생각도 해봅니다.
뉴스를 보고 존경심이 들었습니다. 발전소 납품 사업에 2천만 원, 실수요검증 절차 지연 해결에 1천만 원, 폐선부지 임대 해결에 1천만 원. 남들은 대장동이니 화천대유니 하면서 한 건에 수백억 수천억 오락가락하는데, 소박하시고 검소하신 우리 의원님은 한 건당 껌값만 받으시고 불쌍하고 힘없는 약자들을 도와주시니. 힘 내십시오 의원님, 티끌 모아 태산 아니겠습니까.
저희에게 돈을 맡겨주시면 이런 이득이 있습니다.
첫째로, 돈에 좀이 쓸지 않습니다. 집구석에 모아두면 돈이 눅눅해지고 심지어 곰팡이가 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걱정은 이제 끝, 저희가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저희가 돌려 드릴 때는 면도날처럼 날카롭고 고무마처럼 빠딱빠딱하고 잉크 냄새 상큼한 신권으로 돌려 드리겠습니다.
둘째로, 구설수가 나지 않습니다. 저희에게 맡겨주신다면 압수수색에 걸릴 일이 없고, 몰수 당할 일이 없습니다. 3억이면 짜장면이 5만 그릇이고, 5만 표는 의원님 득표수의 두 배입니다. 그동안 한푼 두푼 개처럼 벌어 정승같이 모아놓은, 세탁기에 넣었는지 베란다에 쌓았는지, 십년 공들인 현찰의 탑이 그냥 하룻밤 사이에 도로 나무아비타불입니다.
셋째로, 돈을 떼어먹힐 일이 없습니다. 저희는 진실과 팩트를 하느님처럼 모시는 우파 논객단체라 모가지를 떼어주는 것은 쉬어도 남의 돈을 떼먹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일찍이 슨상님께서 설파했던 것처럼, 다만 영리 업체가 아니기에 돈을 떼먹는 것이 아니라 단지 약속을 못 지키는 것 뿐입니다.
넷째로, 집안에 변고가 생길 일이 없습니다. 집구석에 현찰이 있다는 소문이 나면 강도가 들 수 있고, 강도가 들면 우발적으로 상해나 살인 사건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장차 의원님께서는 김홍업을 뛰어넘어 큰일을 하셔야 하는데, 그깟 3억 때문에 장차 3백억 매출을 놓쳐버린다면 월매나 원통하겠습니까.
다섯째로, 자나 깨나 의원님을 기억하겠습니다. 행여 우리 논객들이 모여 의원님이 맡겨주신 현찰로 짜장면이라도 먹게 되는 날이 있다면, 의원님께서 그 민주당의 뜨겁고 쟁쟁한 멤버들의 수금 경쟁 속에서, 의원님의 땀과 노력과 열정과 집념과 모험과 눈물과 콧물과 집착과 불굴의 투지로 그 돈이 수금이 되었음을 기억하고 찬양하며 탕수육을 추가하도록 하겠습니다.
노웅래 의원님, 여기 계좌 번호를 첨부합니다.
농협 301-0124-2525-71 자유논객연합
의원님 가시는 길에 항상 현찰이 꽃처럼 비처럼 쏟아지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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