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인물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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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22-09-02 19:23 조회7,13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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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인물에 대한 단상
이 책을 마무리하면서 저자에게는 비 온 뒤 피어나는 안개처럼 만감이 피어난다. 아마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의 마음도 저자와 같을 것이다. 그런데 그 뿌연 안개 속에서 유난히 형상을 갖춘 한 개의 영상이 떠오른다. 전두환-노태우 사이에 형성된 우정의 영상이다. 우정은 가장 아름다운 덕목에 속한다.
전두환과 노태우는 사관학교 1학년 때부터 1988년 2월 대통령 자리를 인계인수할 때까지 무려 37년을 단짝으로 지냈다. 만일 노태우가 전두환을 배신하지 않고 우정을 인생 최상의 덕목으로 삼았다면 전두환과 노태우는 한 세트가 되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림을 남겼을 것이다. 전두환의 지혜와 인맥을 노태우의 그것들과 합쳤더라면 대한민국은 지금보다 더 아름답고 멋있는 나라가 돼 있을 것이고, 그 두 사람은 세계사의 전설로 부각돼 있을 것이다.
이들 간의 깨어진 우정 때문에 대한민국 정치사에는 구정물만 고였다. 그리고 구정물에서만 서식하는 추물들이 국정을 농단해 왔다. 노태우의 배신은 비단 전두환 한 존재에 대한 배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배신한 반역이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전두환은 우리의 가까운 장래에, 다시는 나타날 수 없는 희귀한 인재이기 때문이다.
전두환은 1931년 1월 경남 합천에서 태어나 2021년 11월 23일, 서거하였고, 유골은 갈 곳을 찾지 못해 10개월 넘도록 연희동 사저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노태우는 1932년 12월 경북 달성군에서 태어나 75세가 되던 2007년 6월 이후 14년 동안 식물상태로 있다가 2021.10.26. 사망했다.
재임 기간 중 5.18을 민주화운동으로 정의하고 희생자들에게 보상을 하기 위한 ‘광주보상법’을 제정하는 등 5.18세력에 공을 세우고 5.18의 적 전두환을 탄압한 데 대한 보상으로 문재인 정권에 의해 국장 예우를 받고, 파주시 탄현면 ‘동화경모공원’에 묻혔다. 실향민이 망향의 한을 달래기 위해 1995년 조성한 묘역 및 납골당 시설이다.
문재인은 노태우가 남북기본합의서를 이끌어내고, 북방정책을 주도한 점을 높이 평가해 국가장을 결정했다고는 하지만, 그가 묻힌 곳은 현충원이 아니라 ‘망향의 한’을 달랜다는 실향민 묘지다. 어르고 뺨친다는 말이 실감나는 치욕의 제물이 된 것이다.
2022.9.2.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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