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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핵실험하면 그게 기적일 것

뉴스를 보면 거의 모든 전문가들이 이번에 북한이 핵실험을 반드시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고 한다. 그 이유를 들어보니 과거의 전례가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핵실험은 과거의 전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첫째 과거의 핵실험 2회는 북한이 사실상의 핵클럽국가로 들어서기 한참 전 즉 고지의 5부 능선 이하에 있었던 초보단계였다. 그러나 이번의 핵실험은 고지의 정상에서 이루어지는 결정적인 실험이다. 따라서 과거의 핵실험에는 미국이 죽기살기식의 고강도 억제수단을 동원할 처지가 아니었고, 고강도 처방을 정당화할 수 있는 국제사회의 여론을 얻을 수도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매우 다르다. 미국의 다급한 입장을 알기 때문에 과거에 북한을 옹호했던 러시아와 중국이 일선에 나서서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이 무서워하는 것은 미국이 북한에 물리력을 투사하는 것이다. 이렇게 한다 해도 세계 여론은 미국편이다. 이러한 환경 하에서 미국이 북한에 물리력을 투사한다면 러시아와 중국은 미국과 한편이 된 세계여론을 등질 수 있는 입장이 못 되고, 그래서 입장이 보통 어려워지는 게 아니다.

더구나 이번에 북이 핵실험을 하면 마지막 협상카드를 다 소진한 것이 되어 북한이 얻을 게 전혀 없다. 얻을 것이라고는 북한이 망할 수 있을 정도로 가해지는 압박과 봉쇄뿐이다. 러시아와 중국을 등지는 것도 자살행위다. 이후 봉쇄되는 환경 하에서 생활고에 허덕일 북한 주민들의 폭발력도 보통 일이 아니다. 이런 폭발력을 이용할 수 있는 능력과 중국-러시아의 지원을 얻어낼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한 장성택 세력도 언제 칼을 뺄지 모를 일이다.

김정은이 아무리 바보이고 무모하다 해도 이런 잠재적 폭탄들을 가득 안고 핵실험을 강행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미친 짓이다. 그래서 김정은이 핵실험을 강행한다는 것은 기적이라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2013.2.11.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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