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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양심'을 믿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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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2-07-26 10:17 조회17,76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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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양심'을 믿어 달라?


헌법 제103조는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규정했다. 그래서 판사들은 늘 양심을 말한다. 내면에 있는 양심을 꿰뚫어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그래서 외관(by appearance)이 중요한 것이다. 법관이 법적 다툼의 어느 한 당사자와 만나면서도 양심을 믿으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법관의 양심은 최소한 객관적으로 양심 있게 보여야 한다(conscience by appearance).

수많은 저축은행들의 비리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 이 시점에서 금융감독원장(권혁세)은 언제든지 조사를 받아야 할지 모를 잠재적 피의자 신분이다. 그런데 검찰의 ‘저축은행비리합동수사단장’이 금융감독원장을 비공개로 만나 저녁 식사를 했다고 한다. 보도에 의하면 권혁세 감독원장은 7월 5일 신응호 저축은행 검사담당 부원장보, 문성인 법률자문관(검사)과 함께 최운식 합동수사단장 등을 만나 서울 서초동의 한 음식점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이 자리는 최 단장의 고교 선배인 신 부원장보가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과 검찰은 '업무협조 차원'이라고 만남의 성격을 설명한다.

권 원장은 "합수단에 금감원 직원 10여명이 파견돼 일하고 있기 때문에 그 직원들을 검찰에서 잘 봐달라는 취지에서 인사차 만난 것이고, 비리 수사와 관련돼 부탁을 한 것은 전혀 없다"고 변명한다고 한다. 권 원장은 "만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오해를 살까 봐 비밀에 부쳤던 것"이라고 변명한다. 만나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다 알면서 몰래 숨겨가면서 만났다는 말인 것이다.

“우리 금융감독원에서 검찰에 파견 나가 있는 직원들을 잘 배려해 달라”고 저축은행비리합동수사단장을 만나 밥을 샀다? 이걸 변명이라고 하는지 그들의 양심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국민들은 특히 저축은행 비리로 인해 신경들이 날카로워 있다. 대통령과 검찰은 이 두 사람에 대한 인사조치를 하던가 아니면 이 두 사람이 스스로 거취에 대한 단안을 내려야 할 것이다.


2012.7.26.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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