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내집 가질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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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0-08-28 09:44 조회24,99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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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의 부자나라 미국, 통상의 서민가정은 맞벌이로 생활을 꾸린다. 수많은 기업이 새로 생기고 망함에 따라 미국인들은 직장을 자주 옮긴다. 직장을 옮기면 먼 지역으로 이사를 간다. 이사를 가면 아파트가 필요하다. 어느 지역에나 아파트 단지들이 많다. 수십 수백 채의 가구가 들어 있는 '아파트 단지' 전체를 한 사람이 보유하고 있다. 그런 사람을 임대주(Landlord)라 한다. 각자 자기 수준에 맞는 아파트를 골라 월세를 내고 산다. 이게 미국의 서민 생활이다.
우리 사회에는 분양되지 않은 아파트들이 매우 많다. 서민들에는 이들 비어 있는 아파트를 살 수 있는 돈이 없다. 은행에서 돈을 빌려준다 해도 이를 갚을 능력이 없다. 이런 서민들은 전세나 월세를 살아야 한다. 전세나 월세 용 주택들이 시장에 많이 쏟아지면 전월세 가격이 하락한다. 전월세를 하락시켜 주려면 미 분양된 아파트들이 전월세 시장에 나와야 한다. 이렇게 하려면 부자가 미 분양된 아파트들을 사서 전월세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의 세법이 이를 막고 있다.
정부가 ‘찔끔’ 식의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 모양이다. 부동산 구입용 대출액을 제한하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조금 완화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 중과세 감면을 2년 더 찔끔 연장하는 모양이다. 다주택 소유자라면 이 기회에 집을 팔고 싶어 하겠지만 이런 집을 살 수 있는 사람 역시 서민이 아니라 부자다. 부자는 생각할 것이다. “지금 집을 여러 채 사놓았다가 2년이 지나면, 또 정책이 바뀌고, 그러면 불이익을 당하는 것 아닌가? 에이, 아파트에는 손 안 대는 게 좋아”
이런 상황 하에서 대출금 한도를 늘려준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별로 없을 것이다, 공연히 계산 잘 못하는 사람들에게 돈만 떼일 수 있다. 미국에서처럼 다 가구 임대업을 공식화하기 전에는 부자가 아파트를 사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부동산 거래가 거의 끊겨버렸다. 은행 빚을 얻어 새 집을 덜컹 사놓고 이사를 하려 하지만, 헌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없다. 새 집을 팔려 해도 사는 사람이 없다. 이런 집들은 파산을 맞게 된다.
이런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매우 많은 모양이다. 정부가 내놓을 처방을 가지고는 이런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는다. 지금 시장에는 전월세 물량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래서 전월세 가격이 상승한다. 서민에게 집을 갖게 하겠다는 생각 때문에 서민은 점점 올라가는 전월세를 감당하느라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서민에게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시켜 주겠다는 생각은 잠꼬대 그 자체다, 서민들에게는 전월세 가격을 내려주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혜택일 것이다.
2010.8.28.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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