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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의 늙은 참전용사 (비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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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비바람 작성일10-06-24 23:44 조회25,7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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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흑인의 다리는 말라 있었고 붕대를 풀어낸 그의 발은 쥐가 뜯어먹다 남긴 것처럼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 화면으로 보여지는 집안은 남루했다, 그의 옆에서 눈물 짓는 아내와 슬픈 표정의 어린 아들이 한없이 가여워 보였다, 6.25 60주년을 맞이하여 케이블 방송에서 에티오피아의 6.25 참전용사를 취재하던 장면 중의 하나였다,


에티오피아는 6.25 파병국가 16개국 중의 하나였다, 지금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가난한 나라지만 당시는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군대를 파견할 정도로 에티오피아는 부국이었다, 에티오피아 군대는 6.25에서 253번의 전투를 거치면서 단 한번도 패배하지 않고, 단 한명의 포로도 발생하지 않은 전설적인 기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기록은 에티오피아의 역사를 살펴보면 수긍이 가게 된다, 에티오피아 군대는 황실근위대 소속이었다, 에티오피아의 최정예 부대였던 것이다, 맨발의 마라톤 선수 아디스 아베베도 황실근위대 소속이었다, 셀라시에 황제는 파병부대에 '강뉴부대'라는 이름을 친히 하사하고 공산주의자들을 무찌르라는 어명을 내리며 이런 연설을 했다,


"우리 에티오피아가 항상 추구하고 있는 세계평화를 위한 집단안보라는 이 신성한 세계정책을 실현하고 보호하기 위하여 그대들은 오늘 장도에 오르는 것이다. 가서 침략군을 격파하고 한반도에 평화와 질서를 확립하고 돌아오라."


에티오피아는 역사적 자긍심이 강한 나라다, 우리나라처럼 그들은 그들만의 문자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에티오피아는 2차대전 당시 이탈리아에 잠시 점령되었던 것을 제외하면 삼천 년의 역사동안 남의 통치를 받은 적이 없다, 에티오피아는 다른 아프리카 나라들과는 차원이 다르걸 느낄 수 있는 점이다,


셀라시에 황제가 물러나게 되는 70년대까지 이 황실은 삼천 년 동안 왕조의 교체없이 에티오피아를 통치했다, 에티오피아의 역대 황제들은 대관식 때 이런 선언을 한다, "나는 다윗과 솔로몬, 메넬리크의 아들이로다" 메넬리크는 솔로몬과 시바여왕의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고, 시바여왕은 성서에 간단하게  언급되는, 전설과 역사가 뒤섞여진 신비의 여왕이다,


고대 이스라엘의 황금기였던 솔로몬 시대에 '솔로몬의 영화'를 구경하고자 사해만방에서 사절단이 예루살렘을 방문했다, 시바여왕도 그중의 하나였다, 솔로몬은 아름다운 여왕에 반해 계략을 세우고 결국 여왕과의 동침에 성공한다, 귀국한 여왕은 아들 메넬리크를 낳았고, 아들은 성장하여 솔로몬을 찾아가 기름부음과 법궤를 받고 에티오피아의 초대 황제가 된다,


이런 연유로 하늘의 뜻이 예루살렘에서 당시의 수도였던 악숨으로 옮겨왔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에티오피아는 종교적 자긍심도 강한 나라였다, 문자를 가진 문화적 자부심과 최고 엘리트인 황실근위대라는 자부심, 그리고 세계평화를 구현한다는 사명감과 황제의 특명을 수행한다는 의무감이 에티오피아 병사들을 6.25에서 253전 무패라는 전설적 신화의 주인공이 되게하는 원동력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에티오피아에도 비극은 찾아왔다, 셀라시에 황제가 쿠데타로 물러나게 되었다, 현명하고 정의감에 불타던 황제가 다스리던 나라가 하루아침에 빨갱이들에게 넘어간 것이다, 70년대부터 90년대 초까지 에티오피아를 통치하던  공산정권은 나라를 도탄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고 6.25 참전용사들의 삶에도 많은 굴곡을 지게했다,


에티오피아의 공산정권은 자기들과 같은 공산주의자들과 싸웠다는 이유로 6.25 참전용사들에게 보복을 가했다, 참전용사들에게 돌아가던 모든 혜택을 박탈하고 후손들에게도 핍박을 가했다, 케이블 방송에 나오던 에티오피아의 늙은 흑인병사의 가난은 이런 연유에서 나온 것이었다, 그들에게 6.25 참전은 명예가 아니라 굴레가 되어 있었다,


60년 사이에 양국의 상황은 역전되었다, 에티오피아는 50년대의 한국보다 못한 상황이 되었고, 한국은 50년대의 에티오피아를 넘어, 전쟁이 진행 중인 김정일 집단에도 핵을 선사해 줄 정도로 돈을 주체 못하는 나라가 되었다, 늦은 감은 있지만 한국에서는 에티오피아에게 물심양면의 지원이 간다고 하니 반가운 노릇이 아닐 수 없다,


60여년 전의 에티오피아 황제는 한반도에 평화와 질서를 확립하라는 위대한 명령을 내렸고, 그의 병사들은 한 치도 어김없이 황제의 명령을 완수했다, 이제는 우리가 그 은혜를 갚을 차례다, 우리에게 평화를 질서를 선사하기 위한 위대한 임무를 수행했던 친구들에게 이제 우리가 평화와 질서와 번영을 선물할 차례이다,


바라노니, 빨갱이들과 싸운 훈장이 영원히 자랑스러운 에티오피아가 되기를, 대한민국에서도 빨갱이들과 싸운 훈장이 영원한 명예가 되고 자긍심이  되기를, 다시는 에티오피아에 빨갱이 정권이 들어서는 일이 없기를, 대한민국에도 빨갱이들과 싸운 전력을 불명예로 만들었던 김대중 노무현 같은 정권이 다시는 들어서는 일이 없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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