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배알도 없는 줄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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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0-06-10 23:29 조회22,84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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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는 배알도 없는 줄 아는가?
천안함에 대한 러시아 조사단이 한국에 와서 조사결과를 분석한 후 “러시아 전문가들이 천안함 침몰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확실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결론을 내려 우리를 황당하게 만들었다. 미국, 영국, 호주, 캐나다, 스웨덴 등의 전문가 22명이 참가하여 오랜 기간에 걸쳐 분석한 결과 북한 잠수정의 소행이라고 내린 결론을 놓고 러시아가 인정하지 못한다고 했다면 이는 우리 한국만에 대한 모독이 아니라 미국 등에 대한 모독이기도 한 것이다. 확실한 것은 러시아가 한국 편이 아니고 한국을 거칠게 대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러시아의 기술협조로 추진하고 있는 나로호 발사가 두 번씩이나 실패하여 천문학적인 예산을 날렸고 국위를 추락시켰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안타깝다는 말을 하기는 했지만 일부러 한국에 고통을 주려고 저지른 기술적인 사보타지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러시아는 한국에 대해 이를 간다
필자는 러시아의 최고위층과 잘 소통하고 교제하는 훌륭한 어른과 자주 만나 산보를 한다. 그 어른의 말씀으로는 러시아가 한국에 대해 엄청난 반감을 가지고 있고, 괘씸하게 생각하여 사실상 외교관계 단절 직전의 상태로까지 악화돼 있다고 한다.
그 원인 중의 하나는 김대중과 노무현 시절에 한러관계를 최악으로 악화시킨 것이라 한다. 한러관계를 악화시켜야 북한 안보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의 안보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는 오른 손에는 미국을 잡고, 왼 손에는 러시아를 잡아야 한다. 그런데 김대중과 노무현이 이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특히 노무현 정권 때 러시아와의 관계가 최악으로 악화되었다 한다. 한국에 대한 보복 분위기는 ‘한국인 테러’차원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 정부 차원에서도 있다고 한다. 건수만 생기면 ‘외교관계 단절’로 이어질 험악한 분위기라 한다. 러시아를 화나게 한 것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동안의 ‘나쁜 관계’를 ‘험악한 관계’로 악화시킨 것은 한국의 국가기관이 러시아를 가짜 학위를 남발하는 국가로 공공연히 폄훼한 사실이라고 한다.
외운 법 말고는 다른 걸 잘 모르는 판검사들이 나라 망쳤다!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는 2006년 3월 가짜 러시아 음대 학위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돈을 주고 러시아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교수·강사·교향악단 단원 등 100여 명을 적발했다는 것이었다. 당시 검찰은 알선자를 구속하고 학위를 받은 교수 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16명은 벌금 700만~10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약식기소된 사람들 중 14명은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며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검찰은 주한 러시아대사관 정무참사관을 ‘알선책’으로 분류하고 극동국립예술아카데미 총장을 지명수배 요청했다. 이에 러시아 정부가 극도로 분노했다고 한다. 필자가 보기에도 이는 외교를 모르는 나라에서나 있을 수 있는 코미디였다.
법관들의 저지레
1.2심 재판부는 “러시아 극동국립예술아카데미의 학위가 세계 유명 음악대학의 학위에 비해 허술한 점이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러시아 당국이 학위를 공인한데다 해당 대학 총장이 직접 학위를 수여했다는 점에서 학위 자체를 허위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학위 취득자들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미국 줄리어드 음대의 박사 과정과 러시아 학위를 비교해 보라”며 상고를 했다.
결국 대법원은 2009년 11월 1,2심 판결을 모두 뒤집고 검찰의 손을 들어 주었다. 대법원은 "3∼4년 대학원 과정을 밟고 모스크바 최고인원평가위 최종심사를 통과해야 예술박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러시아에서 극동아카데미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2년 과정을 마치면 총장이 서명한 증명서를 수여하고 있다"며 " 정상적인 박사학위라 볼 수 없다"고 밝혔다한다. 필자는 검찰과 대법원의 판결에 대해 두 가지 측면에서 비판하고자 한다.
첫째, 국가외교가 얼마나 중요하다는 사실을 전혀 도외시했다. ‘극동아카데미’의 박사학위 인정방식은 국제적인 수준에 미달하기는 하겠지만 엄연히 러시아 정부가 인정한 합법적인 것이다. 러시아 정부가 인정한 학위를 한국정부와 대법원이 ‘가짜’라고 한 것은 러시아를 국가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 된다. 그래서 러시아 정부는 한국을 벼르고 있다고 한다.
둘째 극동아카데미의 학위 부여 방식이 ‘함량 미달’이면 ‘아카데미 동네’에서 여론화를 통해 인정을 해주지 않으면 된다. 극동아카데미가 준 학위는 ‘함량미달’일 수는 있겠지만 ‘가짜’는 아니다. 함량미달과 가짜는 차원이 다르지 않은가? 이는 학원가에서 절차탁마 될 일이지 국가기관인 검찰과 법원이 나설 일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검찰과 법원은 당해 사건이 법의 판단 대상인지 공론의 시장에서 다뤄져야 할 문제인지에 대한 ‘분류판단’부터 정확히 해야 할 것이다.
러시아 학위와 한국 학위, 도토리 키재기
똥 묻은 개가 게 묻은 개 나무란다! 함량을 따지자면 미국이 주는 학위들에도 천차만별의 차이가 있고, 유럽에서는 더 많은 차별들이 존재한다.‘극동아카데미’가 줄리아드와 동등하지 않다 하여 가짜라 하는 것은 학문하는 사람들의 눈에 일대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검찰과 법원의 판단대로라면 한국의 대학들이 주는 박사학위는 거의 모두가 ‘가짜’라 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유수 대학들이 주는 박사학위 과정과 한국 대학들의 박사학위 과정을 비교해보면 필자가 판단하더라도 천지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받은 의사 면허, 한국에서 받은 간호사 면허는 미국에서 인정받지 못한다. 한국의 의사와 한국의 간호원이 미국 의사, 미국 간호원을 하려면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이것이 현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미국이 한국의 의사면허와 한국의 간호사 면허를 가짜라고는 하지 않는다.
옛날 공군사관학교 졸업생이 한국의 KAIST에서 산업공학 석사를 따가지고 공군사관학교 수학과 과장을 했다. 그리고 박사학위를 따고 싶어 미해군대학원 응용수학과(O.R) 석사과정으로 입학했다. 필자가 그 학교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밟고 있을 때였다. 그 공군 장교는 학교에 오자마자 “나는 한국 KAIST에서 이러이러한 과목을 공부해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러니 곧바로 박사학위를 공부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매우 강하게 대쉬했다.
학교당국은 “좋다 그러면 6개월 동안의 시간을 줄 테니 6개월 과정에서 당신이 과연 박사과정을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보여 달라” 이렇게 제의했다. 공군 장교는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일종의 신사협정(Gentleman's Agreement)이었다. 6개월이 지났다. 공사에서 1등을 했다는 그 공군장교는 6개월 동안 참으로 열심히 했다. 하지만 4점 만점에 겨우 3.1점을 맞았다. 3.0 이하이면 퇴교였다. 결국 그는 2년 내내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간신히 또 하나의 석사학위를 따가지고 졸업했다.
1977년, 한국의 최고라는 KAIST 수학 석사가 미국에 가니 최고가 아니었다는 뜻이다. 학위라는 것이 이렇게 천차만별인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이 한국의 학위증을 가짜라 하던가? 미국이 한국의 학위과정을 함량미달이라고 하던가? 단지 미국 학교에서 능력을 증명해보라고만 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 역시 러시아 멀리 해
검찰과 대법원은 해서는 안 될 일을 저질렀다. 대법원 판결은 2009년에 났다. 이명박 대통령은 대법원에 의견을 전달했어야 했다. 이는 사법적 판결의 대상이 아니라 외교적 문제라는 것을 상기시키고 대한민국 안보에 치명적인 저지레를 치지 말아달라고 대법원에 요청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이렇게 하지 않았다. 대법원이 판결을 내린 후에도 그는 그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 사면권을 가진 대통령은 즉시 이들을 사면하고 러시아 정부에 심심한 사과를 표했어야 했다. 잘못을 저질렀으면 80대 노인도 어린 아이에게 잘못했다 사과를 해야 한다. 이것이 신사다. 러시아는 한국정부로부터 사과를 받을 권리가 있다, 사과를 해야 할 러시아에게 사과를 하지 않는 것은 러시아라는 상대를 우습게 본 것이라는 불만을 사기에 충분했다.
러시아를 쉽게 보지 말아야 한다. 러시아는 중소형 스마트 원자로의 기술을 가진 세계 최고의 국가다. 우리의 살 길도 거기에 있다, 이에 더해 러시아는 북한을 통제-견제할 수 있는 군사적 입지를 가지고 있다. 우리의 안보와 우리의 달러 박스가 러시아에 참으로 많다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특사를 보내 학위 사건에 대한 사과를 먼저 해야 할 것이다, 외교는 계산이기도 하지만 계산하기 이전에 마음을 사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한국정부가 특별한 특사를 러시아에 보내 이에 대해 반드시 사과하기를 바란다, 지난 번 이재오라는 가벼운 사람이 덜렁덜렁 러시아에 갔다가 러시아 실력자 푸틴은커녕 하부 관리조차 만나지 못하고 그냥 돌아왔다. 이는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엄청난 수모였다, 이재오는 이재오 자격으로 간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갔다가 이런 봉변을 당한 것이다.
무얼 모르는 장사꾼들이 대통령을 하고 부통령을 하지만 이들은 러시아라는 국제무대에서 사람대접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010.6.10. 지만원
http://www.systemclu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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