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정서와 반대로 가는 존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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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0-04-22 17:36 조회23,42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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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정서와 반대로 가는 존재들
지금 이 시점에서 대부분의 국민은 국방백서에 주적개념을 명확히 하고, 한미연합사 해체를 원상복구 하고, 제주해협을 봉쇄하고, 개성공단을 폐쇄하는 것 등이 가슴속에 뭉쳐진 응어리를 조금이라도 풀어주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희망을 반영이나 하듯 4월 21일, 문화일보가 나섰다. 군이 곧 주적개념을 국방백서에 부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한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반기며 이 하나의 지푸라기에 희망을 걸었다.
그런데 국방부는 즉각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이제까지는 국방부의 생각이 모자라 검토하지 못했다 해도, 주적개념의 부활이 국민이 간절히 바라는 소망임을 인지한 시점에서라면 군은 ‘곧 검토할 것이다’이런 반응을 내놓았어야 했고, 또 지금부터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줬어야 했다. 군에서 적개심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다. 거기에 더해 센스조차 없다. 도대체 ‘적개심 없는 군대’가 무슨 군대인가? 무엇 때문에 세금내서 이런 무생물 같은 군을 기르는 것인가? 참으로 속이 타는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그 다음 날인 4월 22일, 동아일보가 또 희망적인 보도를 냈다. "한국과 미국 정부는 2012년 4월 17일로 합의된 전작권 전환 시점을 연기하기로 사실상 원칙적인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도에 국민들은 또 실낱같은 희망을 걸었다. 그런데 불과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이 희망마저 짓밟아 버렸다. "한·미 양국은 전작권 문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논의하거나 합의한 바 없다"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정부가 국민이 거는 희망이 나타날 때마다 매몰차게도 모조리 싹을 뽑아버리는 것이다.
이에 더해 4월 22일, 김문수가 평화방송에 나타나 까맣게 타고 있는 우리의 속을 한바탕 또 뒤집어 놓았다.
"개성공단은 내가 판단할 때는, 나도 여러 번 방문도 했지만, 개성공단은 남북 간의 서로 윈윈(win-win) 상생하는 좋은 협력방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것이 꼭 북한에만 득이 된다. 이렇게 보기는 어렵지 않느냐. 우리 경제 발전을 위해서도 개성공단은 매우 소중하기 때문에 그것을 우리가 서둘러서 폐쇄를 한다, 이런 것들은 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판단에 이념적 색깔이 깔린 것인지 아니면 생각이 부족한 것인지 둘 중의 하나로 보인다. 개성공단은 김대중과 임동원이‘상부상조’라는 명분을 걸고 조성했다. 남한과 북한이 서로 화해와 평화의 마음을 가지고 개성공단을 운영할 때에는 김문수의 말대로 서로에게 다 좋은 ‘윈윈게임’이다.
그러나 남한과 북한이 서로의 목을 조여야 하는 지금부터는 우리가 많은 세금을 새로 내서라도 북한이 망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개성공단으로부터 별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총체적으로는 적자 운영을 하고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에는 약간의 이익이 있겠지만 국민 세금이 많이 드는 것이다. 설사 얼마간의 이익이 된다 해도 그 이익을 포기해서 김정일의 목줄을 조일 수 있다면 우리는 능동적으로 지금 당장 그 목줄을 죄어야 할 것이다.
김문수는 코드인생이다. 한번 장입된 코드는 바꾸기가 매우 어려운 그런 인생인 것이다. 평화방송에서의 발언을 보니 그의 코드에는‘북한과의 상생’개념만 들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상생을 추구할 때가 아니라 상살을 추구해야 할 때다. 적대관계를 유지해야 할 상황이 왔으면 상대방에게 상처를 많이 내는 전략으로 전환을 해야 하는 것이다. 개성공단을 닫으면 우리는 아주 조금 잃고, 북한은 아주 많이 잃는다. 이것을 왜 마다 하는가? 김문수는 지금 북한을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4.22일자 보도를 보면 황장엽은 천안함에 대한 조사에 중국을 참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조사에 참여하면 중국이 북한을 드러내놓고 지원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라 했다. 그러나 중국에는 조사결과를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중국과 경제교류는 하고 있지만 안보상으로 중국은 어디까지나 적대국이다. 북한의 후원자이며 북한과 군사동맹을 맺은 나라인 것이다. 이런 나라를 조사단에 참여시키라는 것은 미국과 한국이 공유한 정보를 모두 중국에 공개하라는 매우 위험한 망발이다.
김문수처럼, 황장엽처럼, 위장막 뒤에 숨겨진 실체는 이렇게 조그만 틈사이로만 조금씩 엿보이는 것이다.
2010.4.22.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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