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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과 전남대 학생회장 박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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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0-04-04 22:21 조회28,4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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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석영과 전남대 학생회장 박관현

황석영이 김일성의 부름을 받고 1989년 3월 20일 평양으로 들어갔다. 그는 김일성의 지시를 받고 북한의 5.18영화 ‘님을 휘한 교향시’의 시나리오를 제작했다. 물론 이 영화의 배경음악은 윤이상이 작곡했고, 배경음악의 주제족은 광주 5.18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이었다.

북의 영화 ‘님을 위한 교향시’의 주인공은 전남대 학생회장 박관현(당시 27세)이다. 박관현은 5.18 사태 내내 도망을 가 있었고, 그로 인해 그들 세계에서 비겁자로 낙인찍혔다. 박관현은 5월 14일부터 16일까지 열렸던 전남도청 앞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수배된 뒤 1982년 4월에 투옥되어 단식투쟁을 벌이다 10월 12일에 숨졌다. 그는 비겁자로 손가락질 받고 눈총을 받는 것이 너무 괴로웠다. 그가 단식을 한 것도 이런 압박감을 견디지 못해서였을 것이다.

이런 박관현이 ‘님을 위한 교향시’의 주인공이 됐다. 그 주인공은 물론 황석영이 지정했을 것이다. 영화 ‘님을 위한 교향시’에서는 바로 이런 비겁자가 영웅으로 그려져 있다. 비겁자를 영웅으로 미화하다니! 

전남대의 전임 학생회장 윤선배가 다른 학생을 통해 박현중(박관현)의 애인 헤라에게 “광주를 떠나지 말라”는 말을 전달했는데 헤라가 현중의 안위를 생각하여 어느 섬으로 가자고 유인하여 섬에 가서 즐기는 동안 광주시위가 지나가버린 것이다. 현중은 광주에 돌아와 친구로부터 이 사실을 전해 듣는다. 그는 헤라가 자기를 속인 것에 분노해 절교를 선언하고 만나주지 않지만 헤라는 끝까지 현중을 사랑하며 그의 옆을 맴돈다.

박관현은 옥중에서 공수부대 중대장으로 병사들에게 환각제를 먹이고 광주시민들을 살육한 호백 소령이 바로 광주교도소장이라는 것을 밝혀내고 재판정에서 이를 폭로한다. 교도소장의 보복이 시작된다. 그는 교도관들로 이루어진 팀에 의해 강제로 독약을 먹는다. 우유에 독약을 타서 입을 벌려 투입한 것이다. 그리고 죽는 순간까지도 그의 옆에 찾아온 헤라를 용서하지 않는다. 이것이 영화 속에 묘사된 박관현이다.

반면 한국에서 2007년에 상영된 5.18영화 ‘화려한 휴가’는 26세에 불과했던 골재채취화물자 운전수에 불과한 박남선을 주인공으로 했다. 한국의 5.18영화는 그가 바로 시민군 대장이며 공수부대 대령 출신인 것으로 묘사했다. 이름도 없었고 5.18때 업적(?)도 없는 그를 주인공으로 한 것은 참으로 미스터리다. 좌익세계에서 5.18의 영웅은 윤상원(본명 윤개원)으로 자리매김 되어 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일명 ‘산자여 따르라’는 윤상원을 따르라는 것이며, '임'은 바로 윤상원이다. 

북한 영화를 만든 황석영과 남한 영화를 만든 나현(당시 38)은 어째서 광주의 영웅 윤상원을 주인공에서 제외시켰을까? 이 역시 미스터리다.

그런데 황석영이 박관현을 왜 좋아했는지에 대한 단서는 있다. 황석영 저 ‘광주 5월 민중 항쟁의 기록’ 21쪽에는 이런 표현이 있다.

“박관현의 민주화에 대한 신념과 민중의 생존권 싸움에 동참하려는 의지는 확고했다. 그가 나중에 옥내 일반 죄수들의 처우 문제를 가지고 투쟁하다가 굶어죽은 것은, 이러한 신념과 광주의 영령들에 대한 애틋한 회한 때문이었다, 박관현의 대중연설은 특히 도청 앞에서의 시위 집회 때에 시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놓았다.”

2010.4.4.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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