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그러진 ‘고건의 대북 짝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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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0-03-09 17:49 조회23,20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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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그러진‘고건의 대북 짝사랑’
북에 나무 심게 해줄테니 쌀 내놔라
2009년 12월 23일, 고건이 위원장이 되어 사회통합위원회가 출범했다. 사회통합위는 출범한지 한 달이 채 안 되는 2010년 1월 18일 첫 회의에서 가장 먼저 '북한 산림녹화 사업'을 내놓았다. 보수와 진보가 함께하는 사업으로 10대 과제를 내놓았는데 그 중 가장 앞서 있는 사업이 바로 북한의 민둥산을 푸르게 가꾸어주자는 사업이라 한다. 보도에 의하면 고건은“북한에 국민 한 사람이 한 그루의 나무를 심는 과정에서 이념대립이 해소되고 사회통합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2월 18일의 보도에 의하면 이에 북한의 통일전선부 2인자인 원동연 부부장이 화답하여 고건과의 접촉을 타진했다고 한다. “2월6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고 위원장과 만나 북한 산림녹화 등을 협의하고 싶다”는 의사를 요로를 통해 우리 당국에 전해왔다고 한다. 그 후의 보도는 실로 기가 막힌 것이었다. “나무 심게 해 줄 테니 식량을 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지금까지 아무런 기별이 없다.
북한 사랑하는 고건, 북한 지식 너무 없어
필자는 10여 년 전에 일본 사람이 북한에 대해 쓴 “어둠의 공화국”과 “동토의 공화국”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가로등의 불빛이 저절로 밝았다 흐렸다 하는 것은 피복이 상한 전선을 질 낮은 테이프로 감아 젖은 흙속에 묻었기 때문이라는 내용도 있었고, 민둥산에 만들어놓은 계단 모양의 다락 밭은 김일성의 위대한 작품이라는 내용도 있었다. 평야가 없는 북한에 농토를 많이 마련하기 위해서는 나무를 베고 다락 밭을 계단처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김일성의 위대한 창안이라는 것이다. 바가 오면 산에서 토사가 흘러내려 하상을 높이고 강바닥이 높아짐에 따라 강물이 넘쳐 멀쩡한 논들을 침수시키고 항구의 밑바닥을 높여놓았다고 한다.
어느 탈북기자에 의하면 사회통합위원회가 정한 10대 사업 중 가장 큰 사업이었던 '북한 산림녹화 사업'은 북한이 어떤 존재인지조차 모르고 꿈속에서 정한 사업이었다. 국가의 대 사업을 결정하면서 탈북자들로부터 자문 한 마디 구하지 않은 것이다. 탈북 기자가 쓴 칼럼 내용은 대강 이러했다.
사회통합위는 탈북자의 아래 글 읽어야
북한은 해마다 3월 2일을 식수절(식목일)로 정하고 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나무심기에 동원하고 있다. 각 지역 산림보호원들은 민둥산들을 각 기관·기업·학교 등 단위별로 배정해 나무를 심게 한다. 개인마다 묘목 수십 그루씩을 등에 메고 개인들이 개간한 뙈기밭과 민둥산에 나무를 심는다. 나무를 심다 보면 아줌마들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자신들이 애써 개간한 땅에 나무를 심는 것이 괴로운 것이다. 다음 해에 또 나무심기에 나서면 이전 해에 심어진 나무들은 온데간데없고 그 자리에 또 다시 다시 나무를 심는다. 매해 그런 식으로 나무심기가 반복된다.
지금 북한의 산들이 모두 벌거숭이가 된 것은 식량난과 에너지난 때문이다. 땔감을 나무에 의존하는 비율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데다 연료난으로 대다수의 트럭이 목탄차로 개조되면서 나무들이 무차별적으로 베어져 목탄(木炭)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미 1980년대 중반부터 목탄차들이 다니기 시작했다. 지금은 전투용 트럭을 제외한 일반 군용 트럭도 목탄에 의지하고 있다. 목탄차 한대를 굴리려면 해마다 산 하나는 벌거숭이가 된다.
정부가 산림녹화를 우선 교류협력 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은 취지는 좋다. 하지만 이는 국민 세금만 낭비하고 북한 주민들의 민심만 악화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북한의 민둥산들은 북한 당국이 녹화사업을 할 능력이 없어서 방치된 것만이 아니라 주민들이 얼어 죽지 않으려고 나무를 때고, 굶어 죽지 않으려고 산에 뙈기밭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먹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산에 만들어진 뙈기밭에 나무를 심어놓고 당국의 감시·감독이 강화된다면 인민들의 분노는 커지게 된다.
2010.3.9.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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