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상황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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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10-03-12 12:17 조회25,94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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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전쟁'을 먼저 선포한 사람은 이명박이다. 두 사람이 피나게 싸우는 동안 두 사람의 지지율은 하락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승자와 패자가 분명하게 판가름 나게 될 것이고, 그 때의 지지율은 '승자의 지지율'과 '패자의 지지율'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이명박이 세종시 전쟁을 먼저 시작한 것은 여론에 대한 그의 판단 때문이었을 것이다.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하면 큰일 난다는 원로들의 반대 정서에서 자신감을 얻은 나머지 여론을 역전시킴으로써 추동력을 얻고자 했겠지만 여론은 그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고, 앞으로도 여론은 두 갈래로 팽팽하게 맞서 평행선을 그을 것 같다.
한나라당은 2월 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사상 유례가 없는 긴 기간에 걸쳐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양대 진영 사이의 감정의 골만 더욱 키웠다. 궁여지책으로 6인으로 구성된 중진협의체(친이2, 친박2, 중립2)를 만들었지만 문제의 성격상 타협이 이루어진 가망은 없어 보인다. 지금으로서는 박근혜의 승리로 굳어지고 있는 것 같다. 현존하는 권력이 미래의 잠재권력에 패한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국민투표라는 최후의 방법이 거론되기는 했지만 이 역시 벽에 부딪쳐 있다. 여론이 대립된다고 국민투표에 붙인다면 4대강사업도 국민투표감이 아니겠는가? 헌법재판소는 세종시가 수도분할이 아니라는 결정을 내렸다. 수도 분할이 아닌 문제를 놓고 새삼 국민투표를 한다는 것이 법적으로 타당한가에 대한 논란도 있다. 하지만 이보다 더한 문제는 국민투표가 사회를 완전히 두 쪽으로 갈라놓는다는 것이다. 국가와 사회가 입는 피해가 엄청날 것이고 그 충격파는 전쟁의 당사들 모두에게 돌아갈 것이다. 더 이상의 방법이 없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세종시 수정안은 돈좌(군사용어: 공격의 기세가 꺾여 주저앉음)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명박이 이기지 못한다는 것은 패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패색이 짙어지면 조기 레임덕이 올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들이다.
원칙대로 한다면 세종시 원안 관철이 안 되면 세종시 작업은 계속돼야 한다. 그러나 4대강에 엄청난 예산이 필요한 지금 세종시에 쏟아 부울 자금을 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한 패자의 오기나 자존심도 작용할 것이다. 결국 임기 내에 세종시 작업은 중단될 것 같다. 그리고 차기 대선 때 국민의 심판을 다시 받게 될 것이다.
이명박이 세종시 수정안을 이슈로 꺼내 든 것은 잘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를 관철시키려는 전략과 방법이 잘 못되었다. 그가 추진해온 과정에 나타난 현상들을 보면 그 추진동기 마저 순수해보이지 않았다. 박근혜 죽이기로 비쳐졌던 이 싸움은 결국 박근혜 살리기로 종결되는 것 같다.
세종시 건설로 인해 국가적 손실과 고통이 뒤따른다 해도 이는 한국의 무책임하고 질 낮은 정치 모리배들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그리고 질 낮은 정치 모리배들에게 표를 준 국민수준의 산물인 것이다.
2010.3.12.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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