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가 일본을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 > 최근글

본문 바로가기

System Club 시스템클럽

최근글 목록

한국경제가 일본을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

페이지 정보

작성자 지만원 작성일09-11-29 22:10 조회23,798회 댓글0건
  • 트위터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본문

한국의 많은 경제학자들은 몇 개의 거시경제 수치만을 가지고 한국경제가 곧 일본경제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일본이 오늘날의 경제를 어떻게 일으켜 세웠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일본을 쉽게 따라잡을 수 없는 이유를 몇 가지만 알아보자.

첫째, 일본인들은 역사로부터 배우고 자타의 잘못으로부터 배울 줄 알지만, 한국인들은 5천년 역사만 자랑했지 어제의 문제들로부터 배울 줄 모른다. 일본인들은 묻혀있는 문제를 발굴해 내려고 노력하지만, 한국인들은 스스로 솟아난 문제들까지도 은닉하려 한다. 일본인들에게 어제의 문제는 곧 오늘의 지혜요 교훈이지만, 한국인들에게 어제의 문제는 곧 처벌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둘째, 일본인들은 세계에서 설계에 가장 많은 돈과 시간을 투자하는 민족이지만, 한국인들은 설계에 돈을 쓰지 않는다. 한국에서는 설계에 투신하면 밥을 먹지 못하기 때문에 머리 좋은 학생들이 법대를 지망한다. 설계는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낳는다. 그래서 설계에 돈을 쓰지 않는 민족에겐 희망이 없다.

셋째, 일본은 1946년도부터 미국이 낳은 세계적인 품질관리 거장들의 지휘를 받아가면서 과학적 품질관리에 노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일본은 지금세계 제1의 품질 1등국이 돼 있다. 한국인들은 그런 노력들을 생략하고 있다.

넷째, 기술에는 '문서에 담긴 기술(paper technology)'과 '생산기술(production technology)'이 있다. 미국인들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여 문서에 담아 놓으면 일본인들은 그것을 가장 먼저 생산 기술로 전환하여 돈을 번다. 이는 엄청난 기술 소화력이다. 그러나 한국은 오마에 겐이치가 지적했던 대로 일본 부품을 들여다 조립만 하는 통과경제(transit economy) 수준에 머물러 있다. 독자적인 생산 기술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남이 만든 제품을 원숭이식으로 만들어낸다. 핵심 기술이 담긴 부품과 소재는 대부분 수입한다.

다섯째, 일본의 기업들은 개선을 목표로 한다. 이윤은 개선의 결과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기업들은 이윤을 극대화시키려 한다. 그래서 일본 기업은 과학화를 통해 이윤을 얻지만 한국기업들은 속임수와 정경유착 등의 파행경영을 통해 단기 이윤을 얻고 있다.

여섯째, 일본 기업은 모든 의사결정을 수리공학팀의 분석에 의존하지만, 한국에서는 기업주의 후각에 의존하고 있다.

일곱째, 일본 기업들은 치열한 국내 경쟁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배양하지만, 한국기업들은 정치적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몸집을 키우기에 집착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공정한 경쟁시스템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지 않다.

여덟째, 일본에는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훌륭한 경영인들이 많다. 그러나 한국에서 가장 큰 몸체를 가지고 있는 기업인들은 사회로부터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기업인들을 위한 배움의 모델이 없는 것이다.

아홉째, 일본 기업인들은 경영을 통해 훌륭한 경영 후계자들을 길러내지만, 한국 기업인들은 후배들을 몸종으로 부리며 퇴화시키고 있다.

열째, 일본은 누가 뭐래도 세계 제1의 품질국가요 신용국가다. 미국도, 영국도 일본의 품질관리 노력을 배우고 있다. 그들은 지난 50여 년간의 끈질긴 노력과 창의력으로 일본 고유의 품질 이론과 시스템을 창초해 냈지만 한국인들은 이 모든 과정을 생략하고 있다.

우리 경제가 일본을 쉽게 따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일본과 한국과의 이러한 차이점들이 구체적으로 얼마나 극복하기 어려운 것인지를 음미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우리 경제 정책에는 수학적 깊이와 논리가 없다. 경제 정책을 주도하는 핵심 관리들은 어린 나이에 공무원 사회에 들어와 일생을 묻은 사람들이다. 시스템적으로 보면 한국 공무원 조직은 사람의 능력을 진화시키기는 게 아니라 퇴화시키는 조직이다. 그래서 공직의 연륜이 높으면 높을 수록 고정관념의 벽도 높아진다. 이론적 체계 없이 경험만 많이 쌓으면 그 경험은 매우 위험한 고정관념으로 타락하기 쉽다. 그래서 소니사의 모리타 아키오 회장은 절대로 경험 있다는 사람을 뽑아 쓰지 않았다.

한국 경제를 시스템적으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수학적 사고방식이 필요하다. 첫째, 한국경제의 위기는 국제경쟁력 위기다. 둘째, 국제경쟁력을 길러줄 수 있는 유일무이한 토양은 선진국형의 시장경제 시스템이다. 아담스미스의 가격이론이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기초 시스템이 설치돼 있는 시장경제 시스템을 말하는 것이다. 셋째, 시장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리더십이 필요하다. 바로 이러한 식의 과학적 접근방법이 없는 것이 바로 우리가 일본을 따라 잡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2009.11.29. 지만원
http://www.systemclub.co.kr/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최근글 목록

Total 14,128건 467 페이지
최근글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48 한국의 光榮 위해, 白虎의 해야 솟아라!(법철스님) 지만원 2009-12-31 19943 94
147 월간시국진단 표지말로 본 2009년 지만원 2009-12-31 21648 66
146 한해를 보내면서... (낭만검필) 낭만검필 2009-12-31 28749 68
145 우리를 숙연하게 만드는 위대한 교인 로버트 박 지만원 2009-12-30 23480 173
144 5.18, 그것은 북한이 개입한 무서운 사건이었다(증언) 지만원 2009-12-30 23033 147
143 분당의 모 초등학교 남자 교장의 노인 학대 지만원 2009-12-30 27044 140
142 로버트박 입북전 영상, 탈북자가 인도 거부 지만원 2009-12-29 28619 72
141 공수부대 출신들에 명예감은 살아 있는가? 지만원 2009-12-29 23957 141
140 이건희 회장 경우로부터 얻는 교훈 지만원 2009-12-29 24420 118
139 한미연합사 해체에 앞장서는 국방장관 파면하라(비전원) 비전원 2009-12-28 19357 75
138 한국형 원자력 발전소 수출을 환영하며 지만원 2009-12-28 27193 132
137 한미연합사 해체는 한국戰 재발의 초대장(김성만) 지만원 2009-12-28 20518 88
136 김일성 재간둥이 황석영 통합위가 웬 말(소나무) 소나무 2009-12-28 20312 89
135 천대받는 학벌 지만원 2009-12-26 24475 179
134 대한민국 부정하는 5.18노래 ♬ “임을 위한 행진곡” 지만원 2009-12-26 30390 138
133 5.18진실규명이 평화회담 막는 지름길이다(새벽달) 댓글(3) 새벽달 2009-12-25 19624 76
132 일본 “거짓 교과서” 滅亡의 티켓 (소나무) 댓글(1) 소나무 2009-12-25 23512 59
131 사회통합이 아니라 개헌 겨냥?(소나무) 소나무 2009-12-25 20272 111
130 사회통합위원회는 친북좌익위원회 지만원 2009-12-24 24202 111
129 충격적인 한겨레신문 광고 지만원 2009-12-23 29750 178
128 2010시국진단 1월호의 표지말 지만원 2009-12-22 26862 144
127 모자라는 사람들이 판치는 이명박 정부 지만원 2009-12-22 27158 144
126 엿가래로 뭉친 한명숙-정세균-강동석-곽영욱 스캔들 지만원 2009-12-22 27771 138
125 협박받으려고 타미플루 줬나? 지만원 2009-12-22 27465 128
124 지내놓고 보니! 지만원 2009-12-22 23601 149
123 강남의 한 부자 목사(김성광)로부터 받았던 협박 지만원 2009-12-21 29460 172
122 조갑제 대기자는 “5. 18”과 “12. 12” 관련 지만원 박사… 댓글(1) 비전원 2009-12-21 22233 134
121 살다 살다 별 꼬라지들을 다 보고 산다 (초록) 댓글(5) 초록 2009-12-19 23062 173
120 교육감 투표 무시한 경기도민의 인과응보 지만원 2009-12-19 28496 116
119 부자동네 강남교회엔 어떤 신도들이 다닐까? 지만원 2009-12-19 24062 158
게시물 검색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 대표자 : 지만원 | Tel : 02-595-2563 | Fax : 02-595-2594
E-mail : j-m-y8282@hanmail.net / jmw327@gmail.com
Copyright ©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All rights reserved.  [ 관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