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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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지만원 작성일22-11-07 22:34 조회3,48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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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과 나
나는 이 사회에서 5.18과 동일시돼 왔다. 이 나라에 확산돼 있는 5.18의 대명사는 5월 단체라기보다는 지만원일 것이다. 5월 단체들은 5.18을 우려먹고 살지만 지만원은 5월 단체들로부터 탄압받고 수억대의 금전을 착취당하면서 거의 예외 없이 모든 언론들에 의해 5.18 망언자로 매도돼 왔기 때문이다.
5.18은 해방 이후의 현대사 중 그 규모와 의미가 가장 큰 역사이기도 하지만 더욱 강조돼야 할 포인트는 역사의 당사자들이 다 살아있는 당대사(Contemporary History)라는 사실이다. 당대사를 쓴다는 것은 불리하게 기록되는 한쪽 당사자들로부터 탄압은 물론 생명의 위협까지 받아야 하는 무모한 시도다. 하지만 나는 이 사실을 알면서도 암반과도 같은 점령군을 향해 계란의 역할을 자임해 오면서 가족들까지도 가시밭길을 걷게 했다. 5.18의 사기극을 바로 잡는 것이 그만큼 국가 안보에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1990년대에 저작과 방송과 칼럼 기고를 통해 ‘장안의 지가’를 높이고 신선한 충격을 주는 혜성과 같은 존재라는 평을 받았다. 그 결과 1995년 한때 김대중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아, 그가 주최하는 국제세미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발표도 하면서 그로부터 “지 교수가 최고”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 때에는 강만길, 한완상, 리영희, 김상현, 이종찬, 박지원, 권노갑, 한화갑 등 이른바 붉은 거물들이 나를 극진히 대접했다. 대통령이 된 김대중은 여러 수석들과 김상현 당시 의원을 내게 보내 원하는 보직을 말하라 했다. 전북대의 강준만 교수는 [인물과 사상] 제11호에서 나를 극찬했다.
하지만 나는 1999년 초부터 김대중과 임동원이 벌이는 종북 행위에 분노하여 돌변했다. 살아 있는 권력인 김대중과 임동원을 향해 빨갱이라 한 것이다. 이로 인해 나의 사회적 신분은 “대한민국 최고의 교수”에서 “극우 또라이”로 추락했다. 임동원이 직접 나서서 국정원 조직을 이용하여 2년 동안이나 도청하고 뒤를 밟게 하여 나의 밥줄을 모두 끊어 놓았다. 5.18종교의 교주 김대중에 잘 보이면 ‘영웅’, 못 보이면 ‘탄압의 희생양’으로 전락한다는 사실이 실증된 것이다. 이 한 사례가 대한민국의 현실을 웅변해 주고 있지 아니한가.
나는 감수성이 가장 예민했던 사관생도 시절에 위인전과 고전소설을 꽤 읽었다. 무엇이 이로우냐에 따라 행동하지 않고 무엇이 정의냐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는 인생철학이 가슴에 저절로 각인됐다. 인생은 돈으로 치장해야 할 존재가 아니라 멋으로 치장해야 아름답다는 철학도 터득했다. 세상을 겉으로만 보는 사람들은 짐승과 다를 바 없는 ‘광주족’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하는 나를 향해 ‘저 사람 배울 만큼 배우고 나이도 들만큼 들었는데 왜 저런 수모를 자처하면서 사는가? 저 사람은 품위를 지킬 줄 모르는 일종의 또라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하지만 내가 멋쟁이가 아니었다면 그리고 정신적 학문적 내공을 쌓지 않았다면 이 험난한 가시밭길을 헤쳐 나갈 용기를 갖지 못했을 것이다. 국가가 어려운 처지를 당했을 때, 앞장서서 집단폭력을 당하는 나보다 뒤에서 난 체하는 사람, 무임승차하는 사람이 더 아름다운 것인지 묻고자 한다.
나는 육사를 나왔고, 베트남 게릴라전쟁에 44개월 참전했다. 한국사회에는 대중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 정상급 귀족학교인 미 해군대학원에서 수학공식 2개와 수학정리 6개를 발명한 전설의 인물이다. 지금도 그 학교에서는 내가 전설로 회자된다. 하버드, 스탠포드의 2.5배나 되는 비싼 학비는 국가만이 대줄 수 있는 큰돈이었다. 나는 국가로부터 실로 엄청난 대접을 받았다. 국가에 충성해야 한다는 것은 기본이 아닐 수 없다. 반면 그러한 독특한 대접을 받았고, 독특한 학문적 금자탑을 수학세계에 세웠기에 내 영혼은 도도했다.
독특한 이력, 독특한 학력에 올려쌓은 내공이 없었다면 나는 감히 좌익세력이 철옹성처럼 호위하고 있는 거대한 판도라 상자를 감히 열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것이다. 도도한 내공이 맹수들의 집단폭행을 불러왔고, 감옥살이와 집단적 마녀사냥을 불러온 것이다. 지금도 유튜브에는 저자가 광주의 사나운 남녀 수십 명으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하는 처참한 모습의 동영상이 떠돌고 있다.
나는 북괴가 저지른 5.18을 사기 쳐서 국민 세금으로 호의호식하고, 유공자증으로 출세하고, 거드름피우면서 국가 위에 군림하는 붉은 집단, 이 나라를 북에 바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요마악귀들을 멸살해야만 선량한 국민이 구원될 수 있다고 호소해왔다. 이런 나를 비웃는 국민이 많으면 나라는 죽을 것이고 수긍하고 동조하는 국민이 많으면 이 나라는 구원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2003년부터 5.18을 연구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21년 동안 총 14권의 5.18역사책을 저술했다. 그 9권의 책들은 모두 5.18의 진실을 밝혀낸 책들이었다. 한국사회의 열악한 독서 문화권에서 책을 가지고 새로운 국민정서를 형성한다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생각은 들지만 그래도 책을 내는 것이 내가 이 사회에 바칠 수 있는 유일한 능력이기에 행여 나타날지 모를 '모세의 기적'을 간절히 바라고자 한다.
2022.11.7.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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