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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원 메시지(250)] 의료 대란에 대한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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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06-20 11:57 조회6,23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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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원 메시지 250

 

의료 대란에 대한 소감

 

다급한 환자에게 의사 이상의 절대신은 없습니다. 의사선생님들에는 남다른 거룩한 사명감이 있습니다.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환자에게는 어미 새와 같은 나이팅게일이고 슈바이처입니다. 저는 육사를 나왔지만 미 해군이 미군과 연합군 육해공군 장교들을 위해 설립한 미 해군대학원에서 수학하였습니다. 논문을 끝내고 3개월의 여유기간이 있어서 청력을 상실한 초등학생 아들의 청력을 회복시켜 주기 위해 오클랜드 미 해군병원에 데리고 갔습니다.

 

첫 번째 의사가 큰 보드판에 귀의 구조를 그려가지고 와서 수술이 이렇게 간단하고 위험성이 적은 것이니 안심하라고 했습니다. 고막 속에 물이 고여서 청력을 방해하는 것이라 섬세한 파이프를 박아 물을 밖으로 흐르게 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2-3일 지켜보더니 이번에는 두 사람의 의사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면서 찾아왔습니다. 머리를 조아리면서 자기 실력이 부족했으니 자기보다 더 능력있는 선배의사에게 한번 더 기회를 달라 간청했습니다. 자기 실력이 부족했다는 것을 고백하는 의사가 다 있는가 싶어, 미국 의사 사회 전체에 대한 문화적 신뢰가 생겼습니다. 두 번째 수술 역시 실패했습니다. 첫 번째 집도의와 두 번째 집도의가 함께 밝은 표정을 짓고 찾아왔습니다. “행운이다, 동부에서 최고의 명성을 가진 귀 의사가 새로 부임했으니 그 의사는 확실하게 아이를 고칠 수 있다.”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수술 날짜가 3개월 이후로 잡혔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 안에 귀국해야 했습니다. 난색을 표하자 첫 번째 집도의가 제 어깨에 손을 얹고 말했습니다. “아이를 제게 맡기고 귀국하십시오. 제게는 또래의 아이가 다섯 명이나 있습니다. 수영장도 있습니다. 치료해서 공항으로 보낼 테니 김포공항에서 데려 가십시오.” 이 말을 들은 최고 의사는 수술 날짜를 다음 날로 조종했다. 리드랙션 애틱‘ 이것이 아들의 병명이었다. "고막 부위에 세포가루가 자꾸 생겨납니다. 이것이 쌓이면 안면신경을 압박하여 얼굴 전체가 망가집니다. 이 아이를 꼭 내가 수술해야 합니다." 연거푸 수술을 하자 아들이 겁을 먹었습니다. 의사는 저에게 머리에서 발끝까지 수술실 복장을 입게 한 후 아이의 손을 잡고 수술실까지 동행하게 했습니다. 고깔콘을 코에 대더니 아이가 금방 마취가 되었습니다. 의사는 제게 가지 말고 수술실 유리문 밖에 의자를 놓고 앉아 수술 광경을 지켜보라 했습니다. 같은 팀 여의사가 중간중간 제게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그려주며 제 맘도 안심시켰습니다. 마침내 아들은 완치되었습니다.

 

병원에 1주일 동안 있으면서 의사와 간호사들의 일상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의사도 간호사도 다 뛰어다녔습니다. 의사는 틈틈이 세미나실로 달려가 새로운 연구 내용을 학습하느라 테이프에 접속하였습니다. 쉬는 모습, 걸어다니는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식사 시간에 햄버거를 반쯤 베어 먹다가 콜을 받으니까 모두 버리고 뛰어나갔습니다. 시간은 곧 생명이었습니다. 여기에서 저는 느꼈습니다. 의사라는 직업이 얼마나 거룩한 직종인지를!

 

대통령을 원망합니다.

 

아무리 대통령이라 해도, 그는 의사라는 거룩한 존재에 경의부터 가져야 했습니다. 그런데 그에게는 소통이 없고, 밀어붙이는 권력만 있습니다. 연구소들이 얼마나 많습니까? 대통령이라면 의료 발전의 청사진을 연구시켰어야 했습니다. 그러면 연구소는 현재의 모습을 진단하고, 바람직한 청사진을 그리고, 현재에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단계적으로 무엇무엇을 해야한다는 로드맵을 그릴 것입니다. 그 로드맵 중의 하나가 의료 학생증원이고, 증원에 필요한 교수진 확보, 학습 시설 확충 등 교육 분야의 로드맵이고, 이와 함께 수가 개선 방향, 의료연구 과학자 확보 방안 등 마스터 플랜이 제시됐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이런 비젼 제시 없이 앞도 없고 뒤도 없이 의료인들을 매우 놀라게 했습니다. 논리도 없습니다. 밀어붙이는 방식이 지극히 전근대적이고 전체주의 식입니다. 이는 민주주의에 훈련된 국가 경영방법이 전혀 아닙니다. 1980년대에 레이건 대통령은 반대파를 설득하기 위해 개별 접촉하여 정책을 소통시켰습니다. 저 같은 사람도 반발심이 가는 밀어붙이기식 통치 스타일에 대해 당사자들인 의료인들의 불만과 분노가 왜 없겠습니까?

 

의료인은 자기 희생의 표상입니다.

 

대통령에 화가 난다고 해서 의사만이 유일한 희망인 불쌍한 환자들을 외면하는 것은 본말의 전도현상입니다. 대통령에 대한 경고 메시지는 충분히 전달되었다고 봅니다. 영어에 enough is enough! 라는 말이 있습니다. 권력은 한시적이지만 성스러운 의료 정신은 영원합니다. 어서 환자들에게 따뜻한 어미 새의 모습, 절대신의 모습으로 돌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솔로몬의 판결을 상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환자를 지키는 사람이 이기는 사람이고, 거룩한 존재인 것입니다. 생사의 갈림길에 있는 불쌍한 환자들이 간절히 기다립니다. Please!

 

 

2024. 6. 지만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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