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만원 메시지 449] 회원님들께 인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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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4-11-27 21:07 조회5,58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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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원 메시지 449]
회원님들께 인사 드립니다.
나는 왜 가석방 권리를 박탈당했을까?
2023년 가을, 의료실에서 김만배 씨를 만났습니다. “선생님은 1년이면 나가실 겁니다. 나가시면 자신을 위해 사십시오. 나가시면 전화 주세요. 제 번호는 010-ooo~입니다. ”구치소 중견 간부들은 신념을 감옥에 넣는 게 이해가 안 간다며 다들 잘 대해주었습니다. 형기 50%를 지나면서 매월 가석방 명단에 넣어주었지만 법무부 차관을 심사위원장으로 하는 위원회는 번번이 기각하였습니다. 너무 안타까워선지 서울지구 교정청이 나섰습니다. 지난 9월 초 중견간부가 일부러 찾아와 2시간 면담을 한 후, 자기 생각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9월 말에 출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1주일 후 와이프에 전화해서는 소신 활동을 하는 것이 좀 염려스럽다는 말을 했고, 9월말 석방은 결국 가족들에게 준 엄청난 희망고문이 되었습니다.
11월 초에 또 서울지구 교정청에서 유공자증 두 개를 복사해 가면서 안타까워하였습니다. 자기가 설득할 수 있는 논리가 있으면 좋겠다 하였습니다. 제가 논리를 제공하였습니다. “내가 지금 나가면 가족은 나를 시골 농가에 데리고 가서 요양시킬 것이고, 지인들과 많은 시간도 보내야 하니 글을 쓸 시간이 없다. 그런데 나를 여기에 가두니 윤석열에 대한 증오심이 생기더라. 논리와 팩트로 썼지만 그 쓰는 소재가 여기 있으니 더 잘 보이더라.” 교정 간부는 “감 잡았다”며 기운을 내 돌아갔습니다. 11월 석방이 된다 해도 겨우 1.5개월 미리 나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윤석열은 그 1개월여(1월 15일 만기)의 혜택도 냉정하게 잘라버렸습니다. 이로써 윤석열과 그 수하들은 저를 노골적으로 적대시하고, 그 적대감으로 공무를 양아치식으로 처리한 것이 증명되었습니다. 윤석열의 인격과 스케일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례가 이번의 쫌생이 사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공정하지도 않고, 공무에 사적 감정을 대입하고, 여론을 무시하는 벽창호라는 인식을 다시 한번 확인하셨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마저 이런 좁쌀 인격과 동등해질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윤석열에 적대감을 갖지 않기로 했습니다.
윤석열에 적대감 갖지 않을 것
저는 운명론을 믿는 사람입니다. 제가 살아온 과정을 보면 인생은 운명이라는 생각을 갖게 합니다. 하늘은 제게 10회 이상의 기적을 내려주셨습니다. 그런데 그 기적 모두는 저를 학습의 공간으로 밀어넣기 위해 베푸신 기적들이었습니다. F-16 제작사가 제게 엄청난 사업권을 주겠다 했어도 하늘은 제 마음을 움직여 사양케 하셨고, 장관을 하라, 전국구를 해라, 선물이 주어졌어도 하늘은 이를 사양하도록 제 마음을 움직이셨습니다. 그리고 혼자 생각해도 뿌듯할 만큼 사회에 자랑스러운 기여를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하늘이 저를 옥에 있게 한 것에 대해서도 분명 하늘의 뜻이 계시다고 생각합니다.
옥에 있기 때문에 다섯 권의 책을 썼습니다. 밖에 있었으면 이 엄청난 집중력을 동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옥중 다큐소설 전두환]은 제가 생각해도 신적인 에너지로 참 잘 썼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이야말로 현대사의 핵인 1980년 전후사의 바이블, 그것도 유일한 바이블이라고 자부합니다. [일본의 의미]는 200여 쪽으로 분량이 가볍지만, 참으로 상큼한 걸작이라고 자부합니다. [다큐소설 여로]는 제가 살아온 다양한 세계, 공간을 서사적으로 묘사한 산뜻한 드라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두 권의 또 다른 책을 마무리해놓고, 나가는 대로 출판을 하려 합니다. 한 권은 [5.18연구의 종지부]이고 다른 한 권은 [나를 위한 위로곡]입니다. 하루종일 대화 없는 이 공간에서 ‘나를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라는 생각에 제가 저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쓴 일종의 마음의 회상록 같은 책입니다. ‘너 자신을 알라.’ 이 말을 모르는 사람 없습니다. 하지만 나 자신을 알아내기 위해 일생을 더듬어가면서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주어지지 않습니다. 하늘은 바로 이런 시간을 저에게 주셨습니다. 이 책은 또 [여로]와는 차원이 달라, 내가 누구인지를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를 내가 내게 알려주는 2인칭식 대화체로 엮은 색다른 책입니다. 제가 ‘저’라는 인생을 다시 발견하였기에, 이 책은 저를 가장 사랑하는 자식들에게 상속물처럼 물려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저의 모습을 그린 그림책이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것이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를 옥에 가두신 분은 하늘
제 운명이 이러하기에 꼭 윤석열과 그 추종자들이 아니라 해도 누군가는 똑같은 악역을 담당할 수밖에 없기에 구태여 그들을 원망하거나 증오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인과응보라는 철칙이 있습니다. 저에게 해코지를 한 사람들도, 그들의 운명이 그렇게 짜여져 있기에, 그런 악행들을 저질렀을 것이고, 그에 따라 그들에게 예정돼있는 하늘의 연자매에 반드시 갈리게 돼 있을 것입니다. 이치가 이러한데 구태여 제가 제 마음을 다쳐가면서 남들을 증오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윤석열의 행위나 정책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오로지 공익을 위한 것이고, 계몽을 위한 것임을 감안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아직 아픈 데가 없습니다. 틈틈이 근육운동도 저축하듯이 해두었습니다. 수많은 천사 회원님들로부터 사랑도 듬뿍 받고 있습니다. 모두가 감사한 일입니다. 마지막 남은 50일, 건강하게 잘 버티겠습니다. 내년 1월 15일 뵙겠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2024.11.24. 지만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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