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은 군살부터 제거하라(19) > 국정논단

본문 바로가기

System Club 시스템클럽

국정논단 목록

통일 | 군은 군살부터 제거하라(19)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11-19 14:35 조회12,684회 댓글0건

본문

군은 군살부터 제거하라(19)



민물조개가 햇볕을 쬐기 위해 물에서 나와 입을 벌리고 있었다. 도요새가 날아서 기다란 부리로 조갯살을 찍었다. 화가 난 조개가 입을 다물어 도요새의 주둥이를 물고 놓아 주지 않았다. 도요새가 조개를 위협했다. ‘햇볕이 내리쬐면 너는 내 밥이 된다’. 이에 대해 조개가 도요새를 위협했다. ‘물이 차면 너는 익사한다’. 이들이 이렇게 싸우는 동안 어부가 그곳을 지났다. 결국 조개와 도요새가 다같이 어부에게 잡히고 말았다. 어부지리에 대한 우화다. 이와 똑같은 현상이 군에서 발생하고 있다. 육해공3군이 서로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는 통에 북한만 이익을 보고 있는 것이다.

대전에 계룡대가 있다. 육해공군 본부를 수용하고 있는 시설이다. 우리보다 부자인 미국의 경우 계룡대만한 시설 정도면 중령급 장교가 관리한다. 그러나 계룡대라는 한 지붕 아래서는 육해공 세 사람의 준장급 장교들이 각기 살림을 꾸려 가고 있다. 세 개의 관리 부대는 장군 직위에 손색없게 매우 크다. 인력도 많고 자체 시설도 방대하다. 계급도 인플레돼 있다. 계룡대보다 시설이 훨씬 복잡하고 큰 육군 사관학교도 대령이 관리한다.

이와 똑같은 방법으로 차려진 ‘따로밥상’은 각 군에 너무나 많다. 각 군에서 제각기 따로 가지고 있는 학교, 군수, 통신 부대들은 모두 한 상으로 차려져야 할 것들이다. 이들을 모두 정리하면 최소한 10만 병력과 아울러 1조원의 예산이 절약될 수 있다. 이렇게 절약된 10만의 A급 인력이 산업에 투입되면 연간 3조4천의 또 다른 부가가치가 생산될 수 있다.

계룡대의 따로밥상을 통합하려면 당장 두 명의 준장 자리와 수십 명의 영관 장교가 없어진다. 3군이 제각기 자군의 이익을 위해 국회나 언론을 통해 로비전을 펼 것이다. 장관이 조직 관리관에게 통합안을 위임한다면 그는 각 군으로부터 시달림만 받다 지쳐 버릴 것이다. 하물며 전 군에 퍼져있는 엄청난 규모의 따로밥상들을 통합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는 없다.

사단에서 합참에 이르기까지의 지휘단계도 너무나 많다. 이는 부대 활동의 자율성을 억압하고, 전투 순발력을 가로막는다. 그 많은 사령부에 인력이 너무 많이 보직돼 있다. 이들은 자기들의 존재 가치를 높이려고 많은 일을 만들어 낸다. 그들은 윗사람에게 생색을 내지만 일단 결재를 맡은 다음이면 그 일은 모두 예하 부대에 떨어진다.

따라서 예하 부대에 떨어지는 업무는 하루가 30시간이라도 다해 내지 못한다. 지시된 기간 내에 결과는 보고해야 하고, 지시된 일들을 모두 다 수행할 수는 없기 때문에 결국 ‘가라정리’가 성행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보고된 가라 자료들을 가지고 사령부 참모들은 밤을 새워 가며 통계를 내고 분석을 한다.

이러한 요소들을 모두 시정한다면 군은 최소한 20만은 줄일 수 있다. 군인 대통령들은 군을 축소하라는 명령을 여러번 내렸다. 그 때마다 군은 오히려 인력이 더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혹을 떼려던 대통령은 늘 혹을 붙였다. 군을 속속들이 알지 못했던 과거 정치장교 출신 대통령들은 늘 군의 그럴듯한 위협에 약했다.

옛날엔 준장 한 사람이 지휘해도 한가했던 자리에 지금은 두 사람의 소장들이 사장/부사장 식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늘어난 장군 수는 최소한 50명은 된다. 야전에 가면 장교들이 소나기식 업무를 수행하느라 밤을 지샌다. 너무 바빠 1년 내내 책 한 권을 읽을 시간이 없다. 그들이 수행하고 있는 업무를 ‘가치분석’기법에 의해 분석해 보면 90퍼센트는 불필요한 일을 지시받아 하고 있을 것이다.

똘똘한 젊은이들을 뽑아다 이런 식으로 몰아치다 보면 그들의 두뇌는 형편없이 퇴화된다. 장교들의 경직성은 바로 이렇게 해서 생겨난 것이다. 이를 시정하려면 사령부 인력은 지금의 10퍼센트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 이렇게 방만하게 구성된 참모부들이 툭하면 생겨났다. 새로운 기능이 필요할 때마다 군은 참모부를 만들었다. 옆에 있는 작전 참모부도 2성 장군이요, 자기도 2성 장군인데 ‘내 참모부가 왜 적어야 하느냐’는 생각에서 인력은 구색 갖추기로 늘어났다.

중간 사령부가 많다는 것은 신호등이 많다는 것이다. 이는 전쟁을 패배로 이끄는 지름길이다. 방해되는 중간 사령부를 없애고 지역별 육해공 합동 상황실을 운영하면 엄청난 인력이 절감되는 반면 전투력은 수십 배로 향상된다. 여기에 전방의 작전 개념을 개선하면 또 다른 20만 정도의 인력이 절약될 수 있다. 지금의 방대해진 군은 필요에 의해 설계된 것이 아니라 각 군간의 밥그릇 싸움의 결과에 불과하다. 전투력에 방해가 되는 인력과 기구가 너무 많다. 이를 청산하지 않는다면 북한이 어부지리를 보게 될 것이다.

공군 병력의 10퍼센트에 해당하는 관제 인력은 지금 당장에라도 줄일 수 있다. 공군은 그들이 자랑하는 레이더 자동화가 건재하기 때문에 각 레이더 기지에 평균 300명씩 있는 인력을 모두 철수시킬 수 있다. 해군에 병력이 모자란다는 말은 거짓이었다. 그들은 2년제 단기 하사를 7년제 장기 하사로 바꾸고 싶어 쇼를 했다. 수많은 레이더 감시병은 훈련과 숙달을 위해 1년 이상을 투자해야 임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현대식 레이더 전시기를 가지고는 단 10분간의 설명으로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대안은 연구해 보지도 않고 해군은 언론을 통해 엄살부터 부렸다.

육군도 싸우는 방법을 개선하면 앉아서도 20만 정도는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군은 40만 병력과 보다 적은 예산을 가지고도 지금보다 수십 배 강안 군사력을 가질 수 있다는데 대해 신념을 가져야 할 것이다. 소총 시대에는 대군이 곧 강군이었지만 지금의 대군은 오직 약군일 뿐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개인정보취급방침 서비스이용약관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 대표자 : 지만원 | Tel : 02-595-2563 | Fax : 02-595-2594
E-mail : j-m-y8282@hanmail.net / jmw327@gmail.com
Copyright © 지만원의 시스템클럽. All rights reserved.  [ 관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