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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경영 | 행정부 축소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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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11-19 14:11 조회12,2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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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부 축소정책


6.1 행정부 조직의 문제점

100만의 공무원은 50% 이하로 축소될 수 있다. 행정부 조직의 실태는 아래와 같이 정리될 수 있다.

1) 우리나라 정부부처는 200만 기업을 ‘땅 빼앗기’식으로 나눠 갖는 토호들이다. 자기 부처가 관장하는 기업 수가 많아야 이권이 많이 생긴다.

2) 부처 내의 조직들은 기능단위로 쪼개진 ‘조각조직’이다. 회계과가 회계인들만 모여 있는 곳이듯, 같은 기능을 수행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한국의 ‘과’ 단위다. 그리고 과와 과 사이에는 만리장성이 있다. 구매과장이 최신 대형 촬영장비를 구매했는데도, 시설과장은 매머드형 장비가 설치될 공간을 마련하지 않았고, 운영과장은 필름예산을 편성하지 않았고, 인사과장은 교육받은 촬영기사를 다른 곳으로 발령낸다. 이러한 현상은 모든 부처에 공통적으로 나타나 있다. 이런 문제는 부처급에 가해지는 ‘10% 일률삭감’과 같은 가위질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3) 행정부는 국가를 경영하기 위한 조직이 아니라 인허가권을 가지고 도장 값을 받으며 일하고 싶어하는 국민의 열정과 창의력을 방해하고 있다.

4) 하나의 사업에 대해 너무 많은 장관이 칼자루를 나눠 쥐고 있다. 수질문제는 5개 부처 장관이, 관광 사업은 14개 부처 장관이, 사고예방은 28개 부처 장관이 각기 유사조직을 거느린 채 권한을 행사한다. 그래서 빨리 되는 일이 없다. 이 문제는 ‘자르고 붙이기’식의 조직개편 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같은 일에 대해 2명 이상에게 공동 책임이 있다는 것은 아무에게도 책임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그래서 책임은 지지 않고 도장 값만 받는다.

전국에는 약 20,000개 정도의 주유소가 있다. 이들이 보유한 유류탱크는 7만여 개나 된다. 탱크용기가 부식되고 있다. 환경학자들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누출되는 유류량은 저장량의 약 20%에 해당한다. 이는 엄청난 지하수 오염을 유발하고 지하수 오염은 심각한 암을 유발한다. 그러나 환경을 보호해야 할 환경부는 민간학자들의 발표에 대해 ‘누출량은 1%이내’라며 쐐기를 박는다. 환경학자들은 학교나 연구소에 소속되어 있어 정부 압력에 매우 취약하다.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정부기구가 국민을 위하는 학자들의 활동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유류저장 탱크는 왜 부식하는가? 유류저장 탱크의 사양(Specification)은 ‘안전’ 분야를 관장하는 내무부가 소방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소방서에서 무슨 기술이 있어 탱크의 기술 스펙을 연구할 수 있다는 말인가? 해낼 수 없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각 부처는 이렇듯 이권부터 확보했다. 결국 그들이 만든 규정은 부식을 조장하는 것이 되어 버렸다.

내무부 규정에 의해 부식이 조장되고, 부식 때문에 유류의 20%이상이 유실되어도 환경부는 내무부와의 마찰을 원치 않는다. 약점 없는 부처가 없기 때문에 피차간의 마찰은 모두에게 손해인 것이다. 연간 100만 드럼이 누출된다고 발표되면 국민 여론은 환경부의 게으름을 질타할 것이다. 그래서 환경부는 문제를 덮어버린 채 1% 미만이 새나가고 있을 뿐이라고 발표한다. 칼자루를 나눠가진 사람들끼리 할 수 있는 일은 2가지뿐이다. 하나는 도장 값을 골고루 나눠 갖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문제가 있을 때 서로 은닉해주는 일이다.

이런 것을 알지 못하는 옛날 이회창 총리는 식수문제를 해결해 주겠다고 호언했고, 옛날의 고건 총리는 규제혁파에 대해 대국민 약속이행을 장담했다. 하지만 모두가 허언일 수밖에 없었다.

5) 한 대의 PC가 해낼 수 있는 일에 수백 명의 공무원이 투입되어 있다. 그래서 문제는 풀리지 않고 공무원 수만 늘어났다. 환경 감시는 한 대의 PC가 해낼 수 있는 일이지 수백, 수천 명의 공무원이 해낼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에는 무인시스템이 해야 할 일을 모두 공무원으로 틀어막고 있는 곳이 너무 많다.

6) 업무량에 비해 공무원 수가 너무 많다. 잡지사 같으면 한 사람의 기자가 수행할 수 있는 일을 서기관과 사무관급 8명이 수행하고 있다. 보고서의 한자 포함 정도를 놓고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7) 국책사업 의사결정을 위한 분석이 과 단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과 단위’ 조직은 수만 개에 이른다. 과장들이 하는 일은 ‘의사결정, 규정관리, 인허가 행정’이다. 그런데 이 3가지 중 전자의 2가지는 과장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정책이 부실하고 국책사업이 부실한 것이다. 인허가 행정 때문에 규제는 늘어만 가고, 그에 비례하여 부정도 늘어만 간다.

국가단위 의사결정에는 고도의 ‘시스템분석 능력’을 요한다. 이러한 인재는 국내에 100명이 안될 만큼 희귀하다. 선진국에서는 슈퍼 분석가들이 해야 할 의사결정을 장관이나 과장과 같은 분석의 비전문가들이 수행하고 있으니 정부에 생산성이 있을 리 없다.

의사결정은 청와대 와이즈맨(wiseᐨman) 클럽에, 규정관리는 국무총리실 규정관리국에 맡기고, 인허가 행정은 현장 위주의 사업관리(Project Management)로 전환되어야 한다. 장관은 대통령이 내려준 청사진을 집행하는 현장 리더가 돼야 한다. 이는 현장 창의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해야 장관들이 이권사업으로부터 격리될 수 있다.

슈퍼 분석가들이 팀을 이루어 결정해야 할 ‘국가의 운명’을 한 사람의 재경원 장관에게 일임했기에 지난 IMF 때처럼 국가가 일순간에 추락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38개 정부부처(18부, 16청, 4처)마다 제각기 밀실행정으로 사업을 결정하기 때문에 투명성도 없고 통제도 불가능하다.

8) 청와대는 ‘머리’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현재 청와대에는 행정서기에 불과한 600여명의 공무원들이 ‘내시’(內侍) 역할만 하고 있다. 장관의 보고내용을 미리 받아 대통령에게 속삭여주는 역할이다. 600명이라는 숫자를 줄여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줄인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청와대가 명실 공히 두뇌역할을 수행하려면 슈퍼급 분석가들로 채워진 와이즈맨 클럽을 두어야 한다. 모든 국책사업에 대한 의사결정은 여기에서 투명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수십 명의 과장급들이 1년이 걸려도 할 수 없는 일을 이들은 순식간에 해낼 수 있다.

9) 한국의 규정은 ‘관리’되고 있는 게 아니라 ‘방목’되고 있다. 현실성 없는 규정들이 중구난방 식으로 양산됐고, ‘계장’들이 저마다 규정을 꿰차고서 ‘규정장사’를 하고 있다. 이를 시정하기 위한 유일한 길은 ‘규정통합’(RI: Regulation Integrator) 개념의 도입이다.

10) 정부부처에 경영진단 업무와 제도개선 업무를 전담하는 조직이 없다.

11) 현장위주로 근무하지 않고 책상에서 문서행정 위주로 근무한다.

12)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다. 다수의 공무원이 제각기 도장을 찍어주기 때문이다. 두 사람 이상에게 공동책임이 있다는 것은 아무에게도 책임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13) 업무수행 기간이 너무 길어 사업과 민원처리가 지연되고 국민적 손실도 크다.

14) 감사원이 행정의 효율성을 가로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조직의 리엔지니어링 작업과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은 감사원 개혁 작업이다. 공무원들은 1년 내내 감사에 지적 받지 않기 위해 일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감사는 공무원의 근무행태를 좌우하는 것이다. 공무원의 근무자세에 문제가 있다면 그 중 80%는 감사원 탓이다.

6.2 정부조직 개조 방안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고 현장위주의 능동적이고도 능률적인 행정을 펴려면 ‘의사결정의 집권화, 집행의 분권화’(centralized decision makingᐨdecentralized management)라는 원칙이 준수되어야 한다. 의사결정 권한은 대통령에게, 현장경영의 융통성은 장관과 그 이하에 주어져야 한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치들이 필요하다.

1) 600명에 이르는 청와대 비서실을 50% 이하로 축소하고, 수십 명의 와이즈맨 클럽(wiseᐨmen club)을 두는 방안이 매우 바람직하다. 이들로 하여금 연구소들을 동원하고 실무진들과의 토의과정을 통해 공개적인 방법으로 국책사업에 대한 분석과 의사결정을 하도록 하는 것이 이상적인 대안이다.

2) 국무총리 밑에 ‘규정관리국’을 두고, 모든 부처가 양산한 규정을 일괄 관리해야 한다. 규정관리국 안에는 각 부처별 규정 관리관들이 포진할 것이다. 연구소들을 활용하여 불필요하고 비현실적이며 상호 어긋나는 규정을 일사 분란하게 정리하도록 한다. 이러한 방법만이 ‘규제혁파’와 ‘행정현대화’라는 길을 닦을 수 있다.

3) 의사결정과 규정관리 기능을 상위에 맡긴 장관은 서비스 및 사업단위의 팀을 구성하여 현장경영만 하게 한다. 같은 일을 가장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현장 단위에서의 창의력이 동원되어야 한다. 이러한 창의력이 청와대에서 나오기를 기대 하기는 어렵다. 이제부터는 국민이 사업자가 아니라 공무원 팀이 사업자다. 따라서 공무원들 스스로가 불합리한 규정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그때마다 이들은 ‘규정관리국’에 규정의 부당함을 건의하게 될 것이다.

현장위주의 행정을 펴기 위해서는 지금의 다단계 지휘계선을 간소화시켜야 한다. 계장ᐨ과장ᐨ국장ᐨ차관보ᐨ장관이라는 기나긴 계선을 ‘팀장ᐨ장관’으로 단순화시키는 것이 옳다. 사업관리 팀장들이 사업을 수행하려면 여러 부처에서 양산한 수많은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 규정의 망국성을 가장 먼저 개탄할 사람들은 바로 그들이 될 것이다.

장관은 규정의 개정, 폐기, 신설을 규정관리국에 건의만 할 뿐이다. 각 사업관리 팀장은 자기에게 필요한 규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성할 것이다. 규정에 대한 권위 있는 해석은 규정관리국이 내릴 것이다. 이는 규정의 일관성을 확보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혁파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안이다.

4) 장관이 합리적인 현장행정을 펴고, 사업집행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들이 활용할 수 있는 경영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여기에 예산관리 시스템, 회계 시스템, 경영진단 시스템의 도입이 강력히 제기되는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 없이는 천문학적 낭비를 절대로 예방할 수 없다. 미국은 이를 위해 세계적인 석학들을 등용했다.

청와대의 시스템 분석 팀과 국무총리실의 규정관리국은 숨가쁘게 과제를 양산하여 연구소에 위탁할 것이다. 그러면 연구소의 활동이 활발해질 것이다. 앉아서 도장 값 받는 인허가 행정이 발로 뛰는 ‘경영행정’으로 바뀔 것이다. 시스템 시각과 과학기법의 응용만이 ‘50% 이하로의 축소’와 ‘행정 현대화’를 실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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