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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 | 일본 분임토의(QCC)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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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11-19 15:04 조회13,94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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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한국인에게 그들이 하는 일에 개선할 내용이 있느냐고 물으면 꼭 집어서 대답하지 못한다. 설사 문제가 있다 해도 그것은 자기 혼자의 힘으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고 말한다. 이들이 보기에 대부분의 문제는 남의 책임이다. 얼른 보아 이런 사람은 의식개혁의 대상이라고 생각할 것이지만, 이는 과학적 창의력을 시스템적으로 유도하지 못한 한국사회 전체의 문제이다. 꼼꼼히 물어 보면 그들의 문제의식은 막연하고 책임감으로 뒷받침되지 못한 것들이 태반이다. 문제를 형성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토요다 자동차는 4만 명의 근로자를 가지고 있으며, 매년 260만 건의 창안 안건이 제안되고 있다. 이 중 96%가 반영된다. 마쓰시타와 후지전기 역시 근로자마다 평균 한 달에 10건의 창안 안건을 제안하고 있다. 이 중 50% 이상이 반영된다. 1950년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 데 도요타는 포드사에 비해 열 배나 많은 인력을 사용했다. 그러나 1975년을 기점으로 도요다의 생산성은 포드를 앞섰다. 도요타는 같은 일을 더 적은 수의 인력으로 해내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때문에 근로자들이 해고된 적은 없다. 절약된 생산직 근로자들은 마케팅에 동원된다. 지금의 경쟁은 시장에서 발휘되는 창의력과 마케팅 능력이 좌우하기 때문이다. 한국 회사에서도 많은 근로자들이 업무를 개선시키지만, 그 대가로 그들이 받은 것은 해고된 많은 동료들뿐이다.


일본의 ‘하와이언스파’는 도쿄 근방에 있는 유명한 건강 레저 타운이며 데밍상 수상 업체다. 이 회사는 원래 석탄을 캐는 탄광 회사였다. 탄광업이 사양길에 들어서자 이 회사는 해체될 운명에 놓였다. 그러나 이 회사의 주인은 근로자들에 호소했다. “우리는 가족처럼 살아온 사람들이다. 이대로 헤어질 수는 없다.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조를 짜서 장차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토의해서 아이디어를 내자” 그 결과 오늘날 레저산업의 왕자 하와이언스파를 생각해 냈다. 손이 거친 광부들은 뒤에서 일했고, 그들의 가족들이 전면에 나섰다. 이들 가족들은 웨이터와 웨이트리스로 일하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쌓았다. 이에 비하면 토요다가 생산직 근로자를 마케팅으로 전환하는 일쯤은 아무것도 아인 것이었다.


코제 화장품사는 공장을 모든 방문객에게 공개했다. 생산직 근로자들이 선발돼서 이들의 안내역을 맡고 있다. 이러한 기회를 통해서 그들은 회사에 대한 긍지를 갖게 되고 시야를 더욱 넓히게 됐다. 이러한 능력은 두 가지에서 나온다. 하나는 인간 능력의 계발에 힘써 온 일본의 기업문화에서 나오며, 다른 하나는 분임조 토의(Quality Control Circle)에서 나온다. 미국의 QC는 소품종 대량 생산 체제에서 탄생됐기 때문에 인간 능력의 계발이나 장인 정신 계발에 소홀했으나, 일본의 QC는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에서 싹텄기 때문에 인간 능력 계발에 초점을 두었다. 따라서 미국인 근로자보다는 일본인 근로자가 능력이 훨씬 뛰어나고 다양하다. 이러한 인간적 자산을 가지고 일본은 전통적 의미로 전문화된 미국에 비해 급변하는 시장에서 언제나 한 발 앞서 적응할 수 있었다.


미국을 위시해서 세계의 거의 모든 나라는 분임조 성과에 대해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그들은 QCC를 분임 단위의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모임 정도로만 생각해 왔기 때문이었다. 그들의 인내심이 말 많아 보이는 QCC 활동을 충분히 수용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일본 QCC의 개념은 이와는 사뭇 달랐다.


첫째, QCC는 분임조 자신들의 문제만 푸는 것이 아니라 토의 중 생산되는 모든 아이디어를 수렴해서 회사 발전에 기여하도록 하고 있다.


둘째, QCC 활동을 통해 타인을 존중하는 매너를 훈련시키고 행복한 근무 관계를 발전시킨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공해가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큰 공해는 인간 공해이다. 같은 작업팀 내에 골치 아픈 인간관계가 존재한다면 생산성은 향상될 수 없다. 이들의 마음속에서 개선이라는 지고의 가치관이 사라진다면 이들 간에는 잡다한 문제와 불협화음이 생길 게 뻔하다.


셋째, 이들은 QCC를 통해서 자기의 능력과 기여도가 얼마나 되는지 터득하게 된다. 여기에서 생기는 자신감은 금전적인 보상으로는 도저히 달성할 수 없을 만큼 큰 동기를 유발시키게 된다. 자기를 알아주는 사람 그리고 의사소통이 잘되는 동료들과 함께 일한다는 것은 몇 푼의 돈으로는 보상될 수 없는 행복인 것이다.


일본의 QCC는 1962년에 가오루 이시까와 박사가 창안한 것으로 맨 처음에는 1962년 니폰 무선전보회사에, 그리고 그 다음에는 1965년 토요다에 적용됐다. 불과 몇 명 단위로 운용되는 QCC는 조 단위마다 고유이름이 붙어 있다. 코제 회사의 미다마서클이나 미츠비시의 RJK 서클 등은 일본에서도 유명한 서클이다. 이들 서클은 해마다 가오루 이시가와 상을 타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예를 들어 1990년 12월 6일에는 2,590번째 QCC 대회가 열렸다. 1990년 한 해 동안만 해도 183개의 QCC 대회가 열렸다. 전국적으로 14만 2,408의 QCC 대표자가 참석했고, 3,941개의 문제 해결 사례가 발표됐다. 일본인들이 서구나 한국에 비해 문제가 많아서가 아니다. 그들의 훈련된 눈에는 언제나 비전과 문제가 많이 드러나 보였기 때문이다.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지 못한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 사과는 연구에 몰두에 있던 뉴턴의 눈에만 특별한 의미를 주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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