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 | 현재의 이윤과 미래의 이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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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11-19 17:08 조회13,13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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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는 국방비를 어떻게 나눌 것인가에 대해 지금도 고민을 한다. “제한된 국방비를 가지고 '현재의 무기'를 사야 하느냐 또는 '미래의 무기를 만들기 위한 생산시설'을 사야 하느냐”(Weapons now or weapons future). 필자는 이런 고민이 모든 기업과 모든 인생에게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 계산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계산의 단위를 돈으로 삼으면 추하게 보이고, 그 외의 가치로 삼으면 아름다워 보인다. 계산을 짧게 하면 추해보이고 계산을 멀리 하면 안목 있어 보인다.
기업 역시 당장의 이익이냐, 미래의 이익이냐(profit now or profit future)에 대해 자원배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한국사회에서 오너들에 의해 발탁된 경영인들은 미래이익은 접어두고 단기이익을 많이 내야 오너들로부터 점수를 받는다고 생각한다. 미래 이익에 대해 오너를 설득하려면 설명이 복잡하고 자칫 탁상 이론가로 보이기 십상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래이익이라는 것은 누구의 눈에나 쉽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능력, 분석능력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미래이윤을 찾아낼 수 없다. 따라서 가장 확실하게 점수를 따려면 연간 이윤을 접시에 수북하게 담아 오너에게 보여주어야 하는 것 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최고경영자가 이윤극대화에 최고의 가치를 부여하기 때문에 모든 간부들이 이윤 극대화를 통해 점수를 얻으려 한다. 장기이윤이 아니라 단기이윤인 것이다. 단기에 이윤을 내기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편법이다. 그래서 간부들은 땅 투기 등의 재테크, 정경유착, 독점가격, 중소업체의 영역침해, 탈세 등 온갖 편법들에 대한 유혹을 받는다. 기업에 보약이 될 수 있는 교육비를 생략하고, 오․폐수를 방류하고, A/S를 외면하고, 클레임에 대해 억지를 쓰면서 기업의 이미지를 손상시킨다. 기업 이미지가 손상되면 미래이익이 생기지 않는다. 근로자도 이윤추구의 도구로 보이고, 고객도 이윤추구의 수단으로 보이게 된다. 이렇게 되면 근로자들이 경영진에 적대적으로 변할 것이고, 고객은 차츰 등을 돌리게 되는 것이다.
2000년 8월22일 저녁시간, 조선호텔 그랜드볼륨에서 한.일 벤처 파트너십 포럼이 열렸다. 30세 전후의 젊은 사장들이 성황을 이뤘다. 한국사장, 일본사장이 번갈아 가며 단상에 올라 10분간씩 자기소개를 했다. 일본 벤처와 한국 벤처 사이에 현격한 선이 그어졌다. 한국사장들은 하나같이 회사의 규모와 기술을 자랑했고, 일본사장들은 수줍어하는 몸짓으로 정신적 경험을 간증했다. 알고 보니 그 자리에 나온 일본벤처들은 한국벤처와는 상대가 안될 만큼 부자들이었다. 일본인들은 한 결 같이 정신적 귀족이기를 추구했다는 말을 했고, 한국인들은 물질적 부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자랑했다. 한국인들의 벤처 정신은 두말할 나위 없이 골드러시였다. 금광을 발견하여 벼락부자가 되겠다는 꿈이었던 것이다. 우리 한국사회 전체가 벤처를 그렇게 정의했다.
일본 벤처의 정신은 골드러시가 아니라 "자아실현"이었다. 정신적 귀족으로서의 프라이드를 위해 가치 있는 일에 몰두하며 자기 식대로 행복을 추구한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돈과 화려함이 행복의 주요 수단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들 했다. 돈을 따라다니는 졸부가 되고 싶지 않다고도 했다. 새로운 것, 사회에 유익한 것을 추구하면서 열심히 살다보니 자기도 모르게 부자가 됐다는 것이다. 빌게이츠가 했던 말을 이들도 반복하고 있었다.
GE의 잭.웰치 회장이 CEO들에 항상 강조하는 말이 있었다. “매출액, 이윤 등 그런 숫자에 치중하는 리더는 GE를 떠나라. 가치를 창조하는 리더가 되라. 새로운 지식, 새로운 방법에 목말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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