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경영 | 일본경쟁력의 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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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11-19 17:16 조회13,25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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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기업의 경쟁력 기반은 맥아더가 닦아주었다. 태평양전쟁 전 일본재벌들은 그들의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유능한 청년들을 발탁해 군부로 보냈다. 군부는 재벌들이 보낸 유능한 젊은 장교들로 채워졌고, 이런 장교들이 재벌들의 이익을 대변했다. 맥아더의 첫 번째 관심사는 일본 군국주의의 싹을 도려내는 것이었고, 군벌을 없애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재벌을 해체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일본 재벌들을 철저히 해체했고, 그들의 하인들에게 엄청난 인권을 부여했다. 노동법을 만들어 노조를 결성케 했고, 고용주 마음대로 종업원을 해고시키지 못하도록 했다. 근로자들을 이용하여 재벌을 견제하려는 전략이었던 것이다.
맥아더는 재벌들의 재산에 엄청난 세금을 부과했고 상속세율을 85%로 올렸다. 수백 명의 하인을 거느리던 재벌들이 단 한 명의 하인도 둘 수 없게 되었으며 상속받은 재산을 가지고는 호화주택을 유지할 수 없게 됐다. 누구나 뛰어야만 먹고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국세청으로 하여금 최고 수입자들의 명단을 신문에 공고토록 해서 주위 사람들로부터 견제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동네의 부잣집 대문에는 그 집안이 낸 세금 액수가 큰 글씨로 쓰여 있었다. 그 세금 액수를 읽은 마을 사람들은 “저 집은 이러이러한 집인데 어째서 세금이 이렇게 적으냐” 맥아더 사령부에 항의했다. 국민의 힘을 이용하여 탈세를 관리한 기막힌 행정이었다. 최고 경영자의 봉급은 신입사원 봉급의 8배 이상 높지 않도록 했으며 이러한 전통은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이로 인해 일본국은 부자가 되고, 일본 국민은 가난하게 살아야 하는 분배의 틀이 고착됐다. 우리나라에 비하면 사회주의 국가인 것이다.
이로 인해 근로자와 경영자간에는 신분상의 갭이 사라지게 됐다. 미국과 한국의 대기업들은 많은 보너스를 간부들에게 내리지만 일본에서는 회사가 아무리 많은 이익을 내도 간부들에게 보너스를 내리지 않았다. 주식의 배당금에는 엄청난 세금을 물렸고, 오른 주식을 팔아서 얻는 돈에는 상대적으로 낮은 세금을 부과했기기 때문에 일본의 주주들은 배당금을 찾아가기보다는 재투자해서 주식 값이 오르기를 바랐다. 이러한 개혁은 엄청난 평등주의(Egalitarianism)요 사회주의였다. 맥아더라는 공정하고 유능한 호민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지 일본인의 힘으로는 도저히 이룰 수 없는 개혁이었다. 그래서 오늘도 대다수 일본인들은 맥아더를 신(God)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사원들의 급여는 연공서열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일의 종류에 따라 정해졌다. 어렵고 힘든 일을 하는 사람은 더 높은 보수를 받는다. 많이 버는 사람과 적게 버는 사람 간에는 생활수준의 차이는 있어도 축적된 부의 차이는 별로 없다. 따라서 이들의 가치관은 얼마의 부를 축적하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주위로부터 어떻게 인식되어 지느냐에 조율되어 있다. 행복의 조건은 돈이 아니라 주위로부터 인정받는 것이었다. 일본사람들은 퇴근을 일찍 하면 주위에 “저 사람 별 몰일 없는 사람이군” 하는 인식을 줄까 두려워하여 일부러 술집을 전전하다가 늦게 귀가한다고도 한다.
일본은 철광석의 99.6%를 오세아니아, 인도양 그리고 라틴아메리카에 의존하고 있다. 원유의 99.8%, 천연가스의 79.2%,석탄의 92.7%, 망간의 99.0% 그리고 크롬의 93.5%를 페르시아만, 오세아니아, 인도양, 서남아프리카, 동남아, 중국 그리고 라틴 아메리카 등 먼 곳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자원의 보고이며 과학기술의 요람이자 현대 경영학이 싹튼 곳이다. 모든 요소에서 일본과는 비교될 수 없을 만큼 앞서 있는 미국경제가 1980년대로부터 20여 년간 일본 앞에서 수모를 당했던 이유는 한 가지, 일본의 경영능력이 미국보다 앞서 있기 때문이었다.
미국은 변호사들의 천국이다. 미국에는 50만 명이 넘는 변호사가 있으며 매년 4만 명 정도의 변호사가 양성되고 있다. 이들은 그들의 역할을 부각시키기 위해 일부러 사건을 만들어 일을 지연시키고 있다. 사건이 해결되면 보험금이나 판결금액의 65%를 챙긴다. 이로 인해 많은 지식인들은 미국이 변호사들 때문에 망해가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반면 일본은 과학 기술자들의 천국이 됐다. 인구는 미국 인구의 반이지만 일본에는 겨우 2만 명도 채 안 되는 변호사들이 있을 뿐이다. 해마다 300명 정도의 고시합격자들이 나오지만 이들은 판사, 검사 그리고 변호사로 갈라지고 있다. 따라서 일본에서는 법에 의존하거나 변호사를 활용하기보다는 당사자 간의 타협에 의해 분쟁이 해결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이 변호사를 대량으로 양성해 내고 있을 때 일본은 엔지니어를 양성했다. 기술을 소화해서 상품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들인 것이다. 일본은 미국보다 2배 이상의 많은 엔지니어를 가지고 있으며 전자공학 분야만 해도 매년 2만 4천명의 엔지니어가 배출된다.
그 결과 1985년 미국의 3대 DRAM 제조사인 모토롤라, 인텔 그리고 몰스텍이 일본의 집중공격으로 생산라인을 폐쇄했다. 1970년대에 1K DRAM 제조에서 미국 업체 수는 14개였던 반면 일본 업체 수는 8개사에 불과했다. 그러나 1985년 256K DRAM에서부터 미국은, 간신히 명맥을 유지해 오던 3대 제조업체마저 잃고 말았다. 반면 일본에는 13개회사가 건재하고 있다. 이것도 모자라 일본은 교육구조를 혁신하고 있다. 인문계를 대폭 줄이고 자연과학에 치중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WTO 시대를 맞아 더욱 강화되고 있다. 미국도 캐나다도 자연과학 교육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실험 기기 하나 없는 우리 대학, 그나마 무시당하고 있는 자연계 대학들, 졸업해도 일자리가 없어 머리 좋은 학생들이 법대를 가장 선호하는 우리 현실이 참으로 답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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