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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 과외 수업과 대학졸업생의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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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11-18 18:03 조회13,69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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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 수업과 대학졸업생의 질

가정 주부들에게 물어봤다. "과외수업을 없앨 수 없나요?". "한국에선 안돼요"
"왜 안되지요?". "대학교엘 못 보내잖아요". "대학교 나오면 실력이 얼마나 더 늘어나는데요?". "그래도 한국에선 대학이라도 나와야 뭘 하든 하지요".

학교 선생님에게 물어봐도, 대학교 상급생들에게 물어봐도 대답은 한결같았다. 만일 똑같은 질문을 교육부 장관이나 간부들에게 묻는다면 아마도 그들 역시 똑같은 대답을 할 것 같다. "해결책이 없다"고 생각하는 데 바로 한국교육의 비극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조금만 복잡해도 생각하기를 싫어한다. 그러나 세상을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은 "문제 있는 곳엔 반드시 해결책이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대통령이 교육부 장관을 임명할 때는 막연히 추천을 받아 임명하지 말고, 대통령이 풀고 싶은 문제를 그 사람이 풀 수 있는지를 확인해보고 장관을 시켜야 한다.

미국에는 입시지옥이 없다. 한국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학과공부에 투입한 시간은 미국 학생들에 비해 아마도 10배는 될 것 같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미국이 길러낸 대학 졸업생은 한국이 길러낸 대학졸업생보다 훨씬 더 우수하다.

미국 학생들은 대학교에서 머리를 싸매고 공부하고, 한국 학생들은 일단 대학교에 들어가기만 하면 공부를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입시 지옥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단지 대학에 들어갈 사람은 많고 정원은 제한돼 있기 때문에 사람을 고르는 수단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대학은 무엇인가? "내가 고등학교 때까지는 남보다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는 사실을 입증시키기 위한 하나의 증명서일 뿐이다. 한 마디로 "고등학교 졸업성적표"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누구를 입학시킬 것인가"에 대한 대학 교육 정책을 "누구를 졸업시킬 것인가"로 바꾸지 않는 한, 한국은 경쟁국들에 비해 질 낮은 대학 졸업생들만 양산하게 될 것이다.

높이 뛰기를 가지고 생각해 보자. 지금은 2m 높이를 뛰어넘는 학생들만 대학교에 들어가고 있다고 하자. 입시지옥을 없애고, 동시에 대학 졸업생의 질을 향상시키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우리도 미국처럼 1m 만 뛰어도 대학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입학정원제"를 폐지하고, "졸업정원제"를 도입해야 한다. 과거 한 때 우리는 졸업정원제를 실시해 본 적이 있다. 그러나 그때는 좁쌀영감 식으로 졸업정원의 120%를 뽑았었다. 그렇게 하지 말고, 200%-300%를 뽑을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야 대학교에서 머리가 터지도록 공부를 한다. 교수가 모자라고 교실이 모자란다고 하지만, 이는 대학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어차피 그리고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다. 미국에서도 2부제, 3부제로 교실과 교수를 훌 가동하고 있다.

20%만 내보내면 이들은 안나가려고 버틴다. 그러나 100%-200%를 내보내면 이들은 대세로 알고 순순히 나간다. 대학교 공부를 과외나 가정교사에 의존할 수는 없다. 이런 학생들은 직장에서도 가정교사가 필요할 지 모른다. 따라서 대학교 공부에 자신이 없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고등학교만 졸업하고 스스로 다른 길을 택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학위 인프레를 없애고, 젊은 이들에게 행복을 찾아주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일 것이다.

나는 육군 사관학교를 나왔다. 내가 미국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공부할 때 느꼈던 첫 소감은 사관학교에서는 "놀고먹었다"는 것이었다. 4개 과목에 대해 주당 4시간씩의 수업을 받는데도 새벽 2시까지, 누구에게도 시간을 빼앗기지 않고 공부를 해야 했다.34세의 한참 나이에도 아침 7시에 일어나려면 "아구 아구"소리가 절로 나왔다.

경영을 수학적으로 접근하는 소위 시스템 공학으로 방향을 바꿔서 같은 학교의 박사과정에 들어갔다. 그때 바라보니 석사과정은 노는 과정 같았다. 공부할 자신이 없는 사람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

나와 같이 박사과정을 밟던 많은 동료들은 자격시험에서 떨어지고, 논문에서 떨어졌다. 이들 미국인 가족들은 졸업식 날 나를 끌어안고 울어댔다. 이렇듯 그 난이도가 이미 잘 알려져 있으면 사람들은 일찌감치 자기 분수를 찾아 인생을 낭비하지 않고 그에 맞는 행복을 찾아 인생의 진로를 정한다.

우리는 과외에 의존해서 공부한 학생이 인생에서 홀로 설 수 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중고등학교 6년간, 내가 학교에 다닌 기간은 겨우 3년이었다. 그때는 서울 변두리에 가난했던 학생들, 시골에서 올라와 고학을 하는 학생들, 공부할 기회를 놓진 학생들, 공무를 못하는 학생들이 다닐 수 있던 3류 중고등학교들이 꽤 있었다.

나는 돈이 있으면 학교에 나가고, 돈이 떨어지면 안 나가는 식으로 학교를 다녔다. 선생님들은 내가 나쁜 길로 빠지지 않고 다시 학교를 찾아준 것으로도 반가워 하셨다. 나는 헌책들을 많이 사 가지고 혼자서 독학을 많이 했다. 이리 저리 궁리하면서 혼자 터득했다. 한 개의 문제를 놓고 이틀 밤을 꼬박 새운 적도 있었다.

요새처럼 경제적으로 입시 공부를 해야 하는 학생들이라면 한 개의 문제에 그토록 오래 머물지 않는다. 사고력을 기르는 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 합격만 하면 그만이라는 식으로 공부를 하면 이 나라의 창의력은 어찌 되겠는가?

중고등학교 때 혼자 공부하는 능력을 길렀기 때문에 나는 37세부터 39세까지의 나이에 미국에서 가장 어렵다는 고 강도 응용수학을 공부하면서도 그 학교에서 전설적인 학생으로 구전돼 올만큼 많은 것을 남길 수 있었고, 사물을 보는 독창적인 시각을 기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논문에서 3개의 정리를 만들어 냈고, 하나의 수학 공식과 하나의 알고리즘을 만들어 냈다. 수학 세계에서 사람들은 내가 만든 정리와 공식 그리고 알고리즘 앞에 jee 라는 나의 성을 붙여주고 있다.

어려서부터 남에 의존하여 입시에만 합격하려는 사람들에게 과연 독창적이 창의력이 길러질 수 있겠는가? 시대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창의력을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라도 과외는 없어져야 한다. 과외를 없애려면 마음을 다잡아먹고 다음과 같은 일을 해야만 한다.

(1) 대학교육을 정상화시켜야만 한다. (2) 졸업정원을 확정하고 입학은 1m 높이만 뛰어 넘을 수 있는 학생들에게 무제한 허용해야 한다. (3) 교육 관련 업체들로 하여금 가장 훌륭한 교사들을 발굴하여 강습내용을 비디오나 CD에 담아 판매하도록 하거나 통신 교육을 하도록 한다 (4) 대학 교재를 영어 원서로 정한다. (5) 독서와 취미생활을 장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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