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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 국방 경영관리 개선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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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11-18 19:53 조회13,5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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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 경영관리 개선 방안

1. 비전투부대의 통합

70만중 35만은 비전투 요원이다. 이들은 하나의 "국방부대"로 통합돼야 한다. 불필요하고 비경제적인 부대도 많다. 중구난방으로 흩어져 있는 후방부대들은 단 세 개의 사령부로 통페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방교리훈련 사령부", "국방자원관리 사령부", "국방전자통신 사령부"다.

"국방교리훈련 사령부" 밑으로는 각군에 산재한 모든 교육기관들이 통페합된다. "국방자원관리 사령부" 밑으로는 개발, 조달, 품질검사, 군수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모든 유사 조직들이 통페합된다.

통신이 일원화되면 전투력은 백배 증대된다. 이를 "통신의 곱하기 효과"라 부른다. 과학전의 꽃인 전자전 능력도 통신 분야다. 이 중요한 분야가 나눠져 있기 때문에 영세화되고 있다.

군 조직에 대한 조감도는 다음과 같다. 국방장관 밑에 통합군사령부, 정보통신사령부, 자원관리사령부, 기무사, 검열감사단을 둔다. 통합군 사령관 밑에는 각군총장, 4개 야전통합군사령부, 전략군사령부를 두고, 각 군 총장은 인사, 교리 개발, 학교 운영을 관장한다.

2. 병과개념의 군수를 전문개념의 군수로

전국에 널려져 있는 방대한 군수부대들은 병과별 조직에서 전문분야별 조직으로 재편해야 한다. 전문 분야란 보급, 정비, 수송의 세 분야다.

예를 들어 보자. 보급에서의 핵심은 재고 통제다. 재고통제의 핵심은 품목마다 "언제" 주문할 것이며, "몇개를" 주문할 것인가를 찾아내는 능력이다. 여기에 필요한 것은 고등수학이지 부속품이 어떻게 생겼는지에 대한 병과 지식이 아니다.

군수를 병과라는 원주민 지식에 맡겨왔기 때문에 부정이 만연됐다. 하나의 공장장 밑에 총포, 탄약, 수송, 통신 등 다양한 정비공장을 운영할 수있다. 이를 병과별 공장으로 나눠주면 운영비가 다중으로 중복된다.

3. 국방관리 현대화 작업

한국에서 눈먼 돈은 국방비에 치중돼 있다. 군에 국방관리제도를 개선하는 임무를 가진 조직 자체가 없다. 과학적인 의사결정 시스템도 없다. 전략, 전술, 교리를 연구하는 분석가들도 없다. 두뇌 시스템이 없는 것이다.

국방관리를 현대화하기 위한 미국의 역사는 이 분야의 심각성을 대변할 수 있을 것이다. 1950년부터 11년 간은 "맥네일"이라는 경영학자의 헌신적인 노력에 의해 국방관리 기초 인프라가 설치됐다.

단위 부대에 자원 관리 참모를 설치했고, 부대 상호 간의 자원의 흐름을 거래 관계로 규정했고, 모든 거래에서 발생주의 회계 원칙을 채택했고, 지휘관의 경영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투자비와 운영비의 정의와 한계를 명확히 구분했다.

이 몇 가지의 기본 인프라마저 한국군에는 없다. 1960년에 케네디는 군수 중령 출신인 맥나마라를 장관으로 기용했다. 맥나마라는 랜드 연구소의 "힛치" 박사를 국방성 관리차관보로 초치했다. 1961년부터 6년 간은 바로 세계적인 선풍을 몰아왔던 PPBS(Planning-Programming-Budgeting System)시대였다.

장관실에는 대규모의 시스템분석가들이 포진했다. 이들은 육해공군이 제각기 투자하려는 모든 사업의 통합을 기하고, 계획 따로, 예산 따로의 조각 시스템을 통합했다. 한국군에서도 이 제도에 대한 형식적인 모방을 시도하여 최근까지 유지돼왔지만 그나마 사관학교 출신들이 장관으로 기용되면서부터 무시됐다.

1966년부터 13년 간은 하버드 최고의 경영학자인 "안토니"박사를 기용했다. 그는 모든 단위 부대 장병들에게 비용 의식을 고취시켜 군에 참여 관리 시대를 열었다. 비용 절감은 자원을 배급하는 방법에 의해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소비 부대에서의 창의력과 동기유발에 의해 이뤄지는 것임을 설교했다.

그가 완성한 정교한 회계 시스템은 미행정부 전체에 파급됐고, 그가 작성한 백악관 각서는 "전 정부 부처에 기업형 재무관리제도를 적용하겠다"는 내용으로 오늘날까지 명문으로 평가받고 있다.

1978년부터 3년 간은 카터 대통령이 직접 고안한 영기점 예산제도를 전 정부 부처에 확산시켰다. 1980년부터 9년 간은 미해군대학원 학장이었던 "보스팅" 박사를 초치하여 군이 추진하는 모든 사업과 운영 방법에 "가치공학"기법을 도입했다.

사실 레이건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많은 예산을 절감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이 "1달러 소비에 대한 1달러 이상의 가치 창조"라는 이상을 내걸고 이러한 노력을 기울일 때 우리는 그에 대한 소식조차 모르고 있었다.

자기에 대한 수술은 자기가 못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자기 수술을 자기에게" 맡겨왔다. 그래서 한국의 제도는 아전인수식의 개악을 거듭했다. 국방 예산은 정부 예산의 22%를 차지한다. 절약된 10%의 국방 예산은 1조5천억원이다.

간단한 제도의 개선만으로도 국방비는 2-3조 단위로 절약된다. 대통령실에 사계 전문가를 초청하여 새로운 국방관리 현대화 시스템을 설계토록 한다면, 국방비는 물론 80조에 달하는 정부 예산에 걸쳐 연간 10조 이상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4. 자원관리사령부 설치

한국군의 물자자원 관리기구들은 체계없이 난립해있다. 제각가 자기 기구가 최고라며 권한을 다툰다. 획득개발국, 군수국, 60여 개의 율곡부서, 사업관리단, 국방과학연구소, 국방품질관리소, 조달본부, 육해공군이 제각기 관리하는 수십 개의 군수부대, 정비부대, 창고들이 제각기 왕국을 형성하고 있다. 이권의 왕국인 것이다. 군은 지난 개혁을 통해 획득본부를 설치했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수평적 통합에 불과하고 질적인 개선은 없다.

자원관리 사령관은 4성장군으로 하되 부사령관은 반드시 민간 학자로 임명해야 할 것이다. 물자사령부의 주요 조직은 사업관리실, 제도개선실, 소프트웨어개발실, 기술조사실, 규격관리실, 방산정책실, 원가분석실, 계약관리실, 품질관리실, 군수지원실, 소요관리실, 제고관리실, 정비관리실, 수송관리실, 부대기지관리실 등으로 구성하여 소수정예로 전문화하고, 사령부 예하 라인 조직으로는 전력화사업본부, 군수본부, 국방과학연구소를 둔다.

단 국방품질관리소는 국방과학연구소에 흡수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국방과학연구소도 이제까지처럼 업체에 대한 인허가권을 행사하는 명예스럽지 못한 관행을 청산하고 국방 기술을 관리하고, 새롭게 도입되는 신무기를 시험 평가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기술 능력이 전무한 교육사와 합참에게 시험 평가 임무를 맡기는 것은 희대의 넌센스다. 모든 군수 율곡 기구들이 하나의 사령부로 통합만 된다면 군은 연간 적어도 2-3조의 예산을 절약하고 10만에 가까운 인력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다. 물자사령부 참모기능 중 "부대기지관리실"은 매우 흥미로운 진전일 수 있다.


5. 무기체계 의사결정의 투명화

무기체계의 소요로부터 무기체계 선정에 이르기까지의 절차는 38개의 절차를 거치고 있다. 이번 9월에 발표된 국방개혁 연구결가는 이를 24개부단계로 축소시키겠다고 하나지만, 설사 그렇게 된다해도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이 절차에 관련된 간부들은 무기체계에 대한 전문가도 아니며 분석의 전문가도 아니다. 단지 오파상들이 이들 간부들에게 돌아다니며 설명도 해주고 도장값도 준다. 공식적으로는 율곡시업의 주체가 군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오파상들이 돌아다니며 막힌 곳을 뚫어주고 있다.

업체와 유착관계가 형성될 수 밖에 없고 유착관계가 형성되면 세몰이식이나 밀실에서 불투명하게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차기잠수함사업과 백두사업이다. 따라서 무기체계 소요로부터 의사결정에 이르기가지의 38개 과정을 모두 생략하고 하나의 전문부서에서 관련업체들로부터 공개적으로 입장을 청취하고 두-세개 외부 용역기관에 분석을 맏긴 후 공청회 절차를 거쳐 공개적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각군 교육사를 통합하고 여기에 최고급의 소수 분석가들을 보직시켜 여기에서 이 모든 절차를 주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6. 조달관리의 현대화

조달과정의 비리를 시정할 수 있을 정도의 분석가는 한국에 불과 수명에 불과하다. 이러한 국내 전문가들과 해외 연구소를 동원하여 조달 체계에 대한 현실분석과 조달행정의 효율성 및 투명성을 증진시키고 문제점이 스스로 노출될 수 있는 자동 감시 시스템을 설치해야만 한다.

7. 특검단 창설

과거의 특검단은 이양호 전장관이 날치기식으로 해체했다. 전투력점검과 율곡- 군수에 대한 부정을 감시하고 파헤칠 수 있는 유일한 국가기관은 과거의 특검단을 창설하는 것 뿐이다.

감사원이나 국방부 감사관실은 이러한 기능을 수행할 능력이 없다. 단지 새로 창설되는 특검단은 과거 처럼 군인 일색으로 구성하지말고 실무부서에 있는 전문가보다 더 높은 전문수준의 인력으로 충당돼야 할 것이다. 전문성 없이 권력행사만 하면 부패하고 경직돼 버린다.

8. 사단단위 자원관리를 전문화 방법

국방 운영유지비는 전체 국방비의 72%를 차지한다. 그 엄청난 돈은 사단 다위의 소비부대들에 의해 소비된다. 자원을 절약하는 가장 훌륭한 방법은 소비부대에서 창의력을 유발하는 방법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소비부대에게 가장 훌륭한 자원관리제도를 제공해줘야 한다.

그러나 군은 이제까지 보급부대에서의 배급통제 방법을 가지고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사단에서 사용하는 예산 절약권은 사단 단위에 주어져야 한다. 색갈이 칠해진 돈을 주지 말고 한가지 색갈로 주어야 한다.

사용에는 권한을 주되 회계만은 철저히 해야 한다. 이렇게 사실회계를 시키게 되면 한국에도 "가짜자료"가 아닌 진실한 현실자료가 생산될 것이다.

1개 사단은 평균 연간 600억원에 해당하는 자원을 사용한다. 그러나 이 엄청난 자원에 대한 종합 관리 책임은 아무에게도 없다. 사단장은 군수 물자에 대해 관리 책임이 없다고 말한다. 청구해서 주면 쓰고 안 주면 그냥 지낼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한다.

사단장은, 전방을 지키는 작전 임무와 교육 임무만 해도 벅찬데, 어떻게 기업체 사장처럼 그 많은 자원에 대해 책임을 지라는 말이냐고 항변해왔다. 그렇다고 군수 부대가 사단 자원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도 아니다. 결국 사단에서 사용하는 600억 예산은 주인 없이 사용되고 있다.

각 군 참모총장은 각 군 자원에 대한 관리 책임을 지고 있다. 그러나 총장에게는 각 사단들이 나눠 쓰는 예산을 합리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아무런 시스템이 없다. 더구나 참모총장들은 군령 분야에 일생을 묻어온 사람들로서,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자원관리 업무에 대해서는 문외한들이다. 그러한 문외한들에게 그 방대한 자원관리 책임을 지운다는 것은 한국군이 자원 관리에 대해 얼마나 무심한가를 단적으로 나타내는 증거가 된다.

사단 단위의 자원관리는 "기지 관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전문 기지관리단에게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지관리단"은 자원관리사령부 소속으로, 전문 교육을 받고 각 사단으로 파견된다. 그러면 사단장들의 뜻대로 사단장들은 작전과 교육 훈련에만 전념할 수 있게 되고, 사단에서 사용하는 모든 자원 및 시설 관리는 자원 관리 전문단에 의해 전문적이고도 형평성있게 관리될 것이다.

지금까지는 각 군별로 배급 기준이 상이하고, 시설 관리비가 상이하며, 부대별로 배급되는 운영비가 중구난방이었다. 시설 보수비가 각 부대장들에게 현금으로 지급되지만 이 예산의 대부분은 현지 부대장들이 전용해왔다. 시설 보수는 몇 년 간 생략해도 눈에 띄게 표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위탁 관리 방안은 매우 획기적이고 매력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9. 현장 경영진단팀 운용

부대 현장에서의 문제점을 발굴해 내고, 말단 부대들로 하여금 제도개선과 예산절약에 대한 아이디어를 발굴해내려는 의욕을 갖게하고 이들의 노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현장을 돌아 다니는 경영진단팀의 활동이 활성화돼야 한다.

군에는 국내외 대학원에서 석박사 과정을 이수한 장교들이 많이 있지만 이들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 현장 경영진단팀의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장관이 여기에 직접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나 한국군 장군 출신들 중에는 이런 분야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별로 없다. 이제 한국군에도 장군 출신 아닌 현대적 경영전문가를 장관으로 초치하는 시대가 됐다고 본다.


10. 제도발전 부처의 설치

선진군에는 제도 및 각종 현대화 시스템을 개발하는 전문 부서가 있다. 한국군에서 가장 유사한 부서는 기획관리실이다. 그러나 기획관리실은 스스로 칼자루를 쥐고 예산을 자르고 붙히는 역할만 하고 제도발전은 도외시해왔다. 제도 발전은 오히려 기획관리실장의 전횡에 브레이크를 거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피업무가 되어왔다.

선진국에서의 기획관리실장은 스스로 칼질을 하는 곳이 아니라 시스템을 만들고 시스템을 관리하는 곳이다. 다른 부서들을 이용해 의사결정-집행-평가가 이뤄지도록 한다. 또한 한국군의 기획관리실장은 전문성으로 보아 제도발전을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 선진국에서 하고 있는 것 처럼 한국군에도 국내외 최고의 석학을 발굴해 제도발전을 담당케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11. 군수창고 재고조사

군수창고 자산 규모는 PX 자산규모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그러나 PX자산은 매년 1-2회씩 이뤄지는 반면 군수창고는 지난 20여년간 완전히 방치돼 왔다. 재고조사를 매년 1회씩만 해왔더라면 사용하지도 않는 불필요한 물자를 단지 업자와의 유착 목적으로 구입하려는 생각조차 갖지 못했을 것이다.

대대적인 재고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군이나 감사원에 맡기면 또 고양이 생선가게식으로 끝나고 만다. 감사원은 다른 정부기관보다 오히려 더 부패해 있다. 우선은 국민팀을 구성하여 시급히 전국의 창고를 조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국민팀은 이 분야의 전문가와 각군 에비역 간부들 중에서 가장 강직하고 청렴했던 이들로 구성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12. 군의 전문화 방안

군에 전문가들이 없다. 전문화의 첨단을 달리는 자원관리 분야에 근무하던 사람이 갑자기 명령을 받아 작전분야에 근무한다. 군의 보직들은 마치 하숙방과 같이 낯선 비전무가들이 스쳐지나는 자리일 뿐, 전문화라는 자산이 쌓여지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군이 지식산업화되기 위해서는 각 전문 분야에 투신한 장교들은 끝까지 다른 분야로 이전할 수 없어야 한다. 전투 프로가 갑자기 자원 관리의 대이론가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군 조직은 전문가들이 모인 시스템 집단이어야 한다.

군은 외부 두뇌 집단을 양성하여 이들을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국방비의 2%를 풀어 외부 사설 연구소에 정책-시스템-소프트웨어 개발을 의뢰할 것이라고 발표해야 한다. 그러면 외국에 나가 경험을 쌓은 수많은 시스템 전문가들이 외국인들을 대동하고 몰려와 사설 연구소를 차릴 것이다.

현재의 모든 조직들은 비전문화돼 있다. 그러나 전문가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전문가가 앉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자리가 만들어지면 십중 팔구는 비전문가가 전문가 행세를 하면서 차지한다. 어렵게 만들어진 의자가 이렇게 비전문가들로 채워지면 진짜 전문가가 들어설 수 없다. 처음이 이렇게 시작되면 군구조는 개혁하나 마나다.

차제에 국방부 시녀 역할만 해온 국방연구원도 사설화시켜 자유 경쟁에 의해 생존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경우 거의 모든 국방 관계 사설 연구소는 1급비밀 취급인가를 받고 있다. 군 문제는 절대로 군인들만의 손으로 해결될 수 없는 것이다.


13. 사령부의 두뇌화

한국군 사령부는 질적으로 높은 곳이 아니라 옥상옥의 권한 행사 조직에 불과하다. 한국군에는 중복 조직이 많고, 각 조직은 너무 비대하다. 모든 장교들은 한결같이 비전문화돼 있어, A가 할 수 있는 일은 B도 할 수 있고, A가 할 수 없는 일은 B도 할 수 없다. 분야가 같고 능력이 평준화돼있기 때문에 합참에 있는 장교의 질과 말단 부대에 있는 장교 간에 질적 차이가 없다.

이러한 참모부가 층층이 피라미드처럼 많이 있기 때문에 전방에서 내려도 충분한 결론을 가지고, 보이지 않는 먼 곳에 위치하고 있는 수십 개 제대에서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정보가 왜곡되고 의사 결정의 질이 저하되며 결정적인 시기를 놓치게 된다. 상급 부서로 갈수록 현실과 동떨어져 있어 이들은 하급 부서 장교들이 설명해주는 내용을 잘 이해하지못한다. 일일이 설명해주어야 하는 장교는 누구이며 앉아서 설명을 듣고 고개만 끄덕이는 장교는 누구인가. 의미 없는 낭비다.

군의 의사 전달 체계는 피라미드형에서 수평형으로 바뀌어야 한다. 참모부는 최소한의 전문 인력으로 구성되고, 참모부에는 행정이 제거돼야 한다. 참모들은 오직 예하 지휘관들에게 전문적인 자문을 제공하는 일로 끝나야 한다. 각 고급 사령부에는 20명 정도의 시스템 분석 요원들을 확보하여 분야별 경영 진단을 주도케 해야 할 것이다.

국방부와 합참은 지금의 30% 수준으로 축소될 필요가 있다. 군인들 대신 국내외에서 군사 문제를 시스템적으로 접근해온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선발하여 그들에게 자리를 내주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국방연구원에서 잘 훈련된 민간 연구자들은 장교들보다 더욱 질 높고 속도 있는 행정 능력을 가지고 있다.

14. 진중토의 문화 창달

진중토의 문화가 세계적으로 발달돼있는 곳은 아마도 인민군일 것이다. 진중토의 문가가 가장 뒤떨어져 있는 곳은 아마도 한국군일 것이다. 인민군에겐 "신기료장수 셋이면 제갈공명보다 낫다"는 격언이 있지만 한국군에는 "말 많으면 빨갱이"라는 속담이 전해내려오고 있다. 여기에서 유발되는 군사력 격차는 많을 것이다.

전쟁을 늘 상상하고 요령을 터득하는 병사들은 전쟁이 나면 응용능력을 반사적으로 발휘한다. 그러나 전쟁이 터지면 그때 가서 대처하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전쟁상황을 상상하지 않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병사들은 전쟁이 터지면 공포 반응부터 보인다.

진중토의 문화는 민주화 교육에도 매우 좋다. 대부분의 병사들은 군 생활을 인생의 낭비라고 생각한다. 병영 사고가 많아지고, 상관을 존경하지 않으며, 병영 생활에 염증을 느끼는 풍조가 전군에 만연된 것은 병사들이 병영 생활을 통해 배우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위관급 조종사들은 한국군 제1호 대공 무기인 호크 유도탄의 컴퓨터 로직을 속이는 방법을 고안해서 열띤 공방을 하고, 남한 내의 각 전략 목표를 파괴하기 위해 몇 대의 전폭기가 몇 개씩의 폭탄을 싣고 어느 비행로를 따라 접근해서 어느 방향으로 공격해야 목표물을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파괴할 수 있느냐에 대해 연구해가지고 공방을 한다. 그러나 한국군 장교들은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무기의 기술 매뉴얼조차 읽지 않는다.

북한 사단장은 모든 중요 문제를 단독으로 처리하지 않고 진이 빠지도록 토의를 주재한다. 사단장은 절대로 먼저 발언하지 않는다. 사단장이 먼저 말하면 회의가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토의에 관한 한 사단장은 회의 진행자에 불과하다. 그러나 한국군의 회의는 사단장의 독무대다.

각 막사별로 모든 병사들이 참여하는 토의생활을 활성화한다는 것은 부대운영에도 엄청난 효과를 내지만 군이 모든 청년들에게 민주화를 훈련시키는 제2의 교육장 역할을 한다.

토의를 생활화한다면 병사들은 남의 말을 소화하고 자기의 말을 요령있게 전달하는 방법에 대해 훈련받게 될 것이다. 평소에는 지나치던 많은 현상들이 관찰과 분석의 대상이 될 것이다. 착안력과 관찰력이 향상될 것이다.

부대를 내집으로 생각하는 주인 의식과 연대 의식이 싹트게 될 것이다. 이렇게 한다면 장교들은 시간이 갈수록 퇴화돼가는 집단이 아니라 진화해가는 집단이 될 것이다.

15. 장교의 자질 개혁

전쟁의 승패는 장교의 질이 좌우한다. 자고 깨면 전쟁에 이기는 방법에 대해 열을 올려가면서 토의하는 일로 수십년을 보내는 인민군 군관과, 토의를 멀리하고, 명령만 떨어지면 목숨도 기꺼이 바치겠다는 사고방식을 가지고 평시에 전쟁을 멀리해온 한국군 장교 중에 어느 쪽 장교가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어 나가겠는가?

한국군 장교들에게 최고의 가치는 진급이다. 이는 계급 만능주의가 불러온 철학이다. 따라서 많은 장교들은 무엇이 옳고 그르냐에 따라 살아오기보다는 무엇이 자기에게 이로우냐에 따라 행동해왔다. 계급이 낮으면 인격도 무시됐다. 이러한 문화권에서는 전문가가 자랄 수 없다.

계급보다는 전문 능력이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려면 전문 지식이 깃발을 날리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전투를 주특기로 하는 장교들은 군사프로화가 돼야 하고, 자원 관리를 전문으로 하는 장교들은 경영 수학과 시스템에 대한 대이론가가 돼야 할 것이며, 하사관들은 맥가이버가 돼야 할 것이다. 이는 소수정예를 전제하지 않고서는 달성될 수 없다. 무슨 돈으로 다수의 병력을 이렇게 만들 수 있겠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프로그램을 근본부터 바꿔야 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훌륭한 인재를 발굴하여 가장 훌륭한 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뿔뿔이 분산된 모든 교육기관을 하나의 체계로 통합하고, 장교들에게 이론과 응용 능력을 훈련시키기 위해 미군이 가지고 있는 몇개의 시스템 대학원을 모델로 하는 스파르타식 대학원을 설치해야 할 것이다. 지금의 국방대학원 처럼 대학원의 형식만 갖추고 교수진을 적당히 갖춘다면 그런 학교들은 설치하지 않음만 못하다.


16. 간부숫자 축소 및 계급 하향조정

장교와 하사관에 대한 적정 수준이 근본적으로 분석돼야 한다. 시스템만 있으면 간부들의 수를 지금의 50% 이상 중일 수 있다는 것이 본 연구자의 전문가적 직관이다. 고급간부의 수가 너무 많아 사단마다 3명의 부사단장이 있다.

각군본와 국방부 수준에 보직없이 대기하는 고급 장군들도 수십명이다. 각 유형부대마다 샘플을 정해 몇 개만 분석해도 간부 자리가 얼마나 팽창돼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역시 전문가, 분석가, 예비역 출신들로 구성된 특별팀을 만들어 조사돼야 할 것이다.


결 론

국방비와 군사력의 적정 수준은 얼마인가? 현재의 인력은 70만, 예산규모는 15조다. 군은 이 중요한 문제에 대해 외부 용역기관에 과제를 요청한 적이 없다. 그래서 정확한 자료는 없다. 그러나 본연구자의 직관으로는 40만 인력과 10조 이내의 국방비를 가지고도 현전투력의 수배-수백배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이 있다.

70만은 35만의 전투인력과 35만의 비전투 인력으로 나눠져 있다. 비전투부대는 3개군에 의해 3중으로 중복되고 방만하게 분산돼 있다. 이들은 장관 밑으로 일사분란하게 통합돼야 전투지원이 빠르고 정확해질 수 있다. "인력을 줄이면 전투력이 줄어든다"는 막연한 생각은 바로 여기에서 일깨워져야 할 것이다.

군은 보병들이 장악하고 있다. 그들은 아직도 "보병이 왕이다"라는 그릇된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구호는 군은 보병이 장악해야 하고, 그러려면 보병 숫자가 많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이는 가장된 이기주의다. 현대전에서 소총만을 가진 보병은 대량살상전에 오히려 부담만 된다.

걸프전의 특징을 보자. 걸프전은 시스템 전쟁. 원격전쟁, 전자전 전쟁, 비보병전쟁이다. 그러나 군을 장악하고 있는 군은 이러한 과학전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바로 매우 중요한 단서가 있다. "장교들은 전쟁 전문가가 아니라, 특수하게 훈련된 피고용인일 뿐이다"라는 사실이다.

무기는 과학자가 만들었다. 어떤 무기가 필요한지를 생각해내는 사람도 과학자들이다. 전술과 전략을 개발해내는 일도 과학들이 한다. 교리의 개발도 과학자들의 몫이다.

전쟁은 전쟁터에서의 경영이다. 수많은 무기, 수많은 통신, 수많은 군수품이 정확하게 맞물려 돌아가는 시스템이 수행하는 전쟁인 것이다. 이는 육군대학이나 국방대학원에서 가르치는 전술이론으로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이러한 전장경영시스템도 과학자들이 개발해낸다.

군은 과학자들이 만들어낸 무기의 성능을 이해하고 사용법을 배워서 익히고, 과학자들이 만들어낸 시스템 속에서 움직일 뿐이다. 이러한 관찰은 군을 더 이상 장교집단에게 맡길 수 없다는 사실을 가장 생생하게 웅변해주고 있다.

군은 새롭게 설계돼야 한다. 제래식 시스템을 그대로 두고 규모를 줄이자는 것이 아니다. 재래식 군을 과학군으로 차원 높게 재설계해야 한다. 3중으로 중복된 비전투부대를 단일 시스템으로 통합하고, 육군을 지금의 반으로 줄여야 한다. 전방에 배치돼있는 25만 보병은 선방어 개념에 묶여져 있다. 이들은 전쟁 초기에 감행되는 적의 공격준비사격에 대부분 절단난다.

선방어 개념은 홈베이스 방어 개념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러면 15만 정도로 축소될 수 있다. 홈베이스 방어의 15만은 선방어 개념의 25만보다 수배-수백배 강할 것이다.

군에는 획기적인 전기가 필요하다. 지금의 군은 방만한 군구조, 방만한 예산운영, 군인정신의 타락, 게으름, 명예의식의 상실, 부정, 비리 등 총체적으로 문란해져 있다. 싸울 의지도 능력도 없는 군대다. 그러나 한국정부엔 이러한 문제를 식별하는 기관도 없다. 현대화 작업을 주도할 리더십도 없다. 이에 대한 감시와 견제력을 행사하는 기관도 없다.

이러한 문제를 일소하고 한국군을 현대화 시키기 위해서는 역사적인 전기가 필요하다. 마치 미국이 중령 출신 맥나마라를 기용했듯이 한국에도 그러한 획기적인 조치가 하루 빨리 취해져야 할 것이다.

한국군의 현대화는 시스템의 현대화다. 율곡, 조달, 군수 등 전문분야를 이해하지 못하는 보병장군들은 절대로 시스템을 핵심으로 하는 현대전을 이해하지 못한다. 전쟁 은 명령으로 하는 게 아니라 시스템으로 한다. 시스템을 모르는 사람에겐 전쟁 준비능력도 없다.

2001.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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