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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 통일에 대하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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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11-19 14:40 조회14,24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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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에 대하여 (2)


                                                     통일은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사상과 생활양식이 같으면 이민족간에도 사랑을 하지만 그것이 다르면 부자지간에도 살인을 합니다. 남한 사회 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특정지역 사람들을 어울리기 어려운 별종집단이라고 말하며 같이 어울리기를 꺼려합니다. 지역적 별종들, 못말리는 좌익들, 말이 통하지 않는 운동권들이 한 사회에 모여 살면서 갈등하고 반목하며 평화를 잃는 것보다는 이런 사람들과는 멀리 헤어져 살면서 평화를 누리는 쪽을 우리는 원합니다. 북한에서도 함경도와 평안도 사람들이 호남-영남 사이처럼 서로 반목합니다. 지금은 지구촌 시대입니다. 민족이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나쁜 자식, 못난 자식은 남보다 못합니다. 더러는 자식이 원수입니다.

이렇듯 남한 내에서도 보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은 판에, 생각이 다른 이질 집단인 북한 사회와 어울려 산다는 것은 비극에 가까운 일입니다. 이는 마치 도시인과 밀림의 타잔들이 어울려 사는 것과도 같은 것입니다. 국민 에너지를 발전에 사용하는 게 아니라 갈등에 사용하면 국가가 어찌 되겠습니까?  

국가가 잘 살고 못 살고는 각급 지도자들의 경영능력에 달려있습니다. 남한 반쪽만의 사회를 가지고도 경영능력이 모자라 역사는 후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에 북한의 이질집단까지 합치면 한반도는 다시 4분5열 될 것입니다. 경영능력이 발전하고 경제적 문화적 수위가 같아질 때까지 영구분단에 의한 평화공존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국가 규모가 작다고 군사력에 의해 점령되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싱가포르, 스리랑카,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들을 군사력으로 점령할 나라는 없습니다. 기업도 사회도 소단위로 쪼개져야 경쟁력이 생기고 잘 삽니다. 땅이 크고 인구가 많아야 된다는 생각은 시대착오적인 옛날의 생각입니다.  
  

        전쟁을 막는 길은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대고 [영구분단]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필자는 [영구분단] 통일론에 대해 1998년에 아래와 같은 칼럼을 썼습니다.
  
"매우 아이러닉한 것은 영원히 갈라서야 통일이 빨리 온다는 사실이다. 갈라서야 제몫이 보장되고, 제몫이 보장돼야 평화가 오고, 평화가 와야 통일이 온다. 통일은 목표가 아니라 평화라는 나무에 자연스럽게 열리는 열매다. 평화롭게 살다보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세월과 하늘에 의해 저절로 오는 것이다. 카나다와 미국처럼 남북한 주민이 국경선을 사이에 두고 간첩혐의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왕래하면 바로 그것이 통일이 아닌가?

지금이야말로 결단의 시기다. 첫째, 휴전선을 국경선으로 바꾸고, 둘째, UN감시하에 남북한 상호감군을 추진하고, 셋째, 미국, 일본, 한국이 주축이 되어 북한에 미니마샬 플랜을 제공하겠다고 제의해야 한다. 온 세계가 박수를 칠 것이다. 이러한 노선으로 끈질기게 노력하면 그 정치가에겐 존경스러운 노벨평화상도 주어질 것이다. 만일 북한이 이 제의를 거절하면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쌀 한 톨 얻을 수 없을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충분히 칼자루를 잡을 수 있는데 왜 그 칼자루를 북한의 손에 내맡기고 있는지 그 속을 알 수 없다".

지금 바로 위 3개 내용을 포함하는 [영구분단]을 국제사회에 선포하면 전쟁이 예방될 수 있습니다. 어차피 통일을 포기할 수밖에 없을 바에야 전쟁이라도 피해야 할 것 아닙니까? 개방이 김정일에게는 독약이라고는 하지만 당장 몇 달 이내에 무력으로 두드려 맞는 것보다는 [영구분단]쪽이 훨씬 더 안전하고 수명도 연장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남북한이 각기 [상대방에게 발을 뻗고 자게 할 수 있을만큼의 작은 군사력] 즉 10만 군으로 상호감군을 하게 되면 북한의 핵문제는 자동으로 해결됩니다. 핵문제가 군축의 틀 속에서 자동 해결되는 데 미국이 왜 북한을 공격합니까?  더러는 10만  군축이 주변국과 어울릴 수 없다고 말하지만 이는 단견입니다. 상호군축에 대한 논의는 본 홈페이지 [통일]란에서 [군축]을 치시면 나옵니다.  

통일을 외칠수록 통일은 멀리 달아난다는 파라독스를 이해하는 사람, 학자들 중에서도 별로 보지 못했습니다. 한마디로 국민정서에 어긋난다고들 합니다. 북한과 국제사회에 영구분단을 선포하고, 북한이 이를 수용하면 참으로 다행한 일이지만, 이를 거부한다면 북한은 국제사회 전체로부터 몰매를 맞게 될 것입니다. 이를 거부하면 북한의 야욕 즉 '적화통일 의도'를 만천하에 드러내는 것이 됩니다. 적화통일이 임박했다며 아우성 치는 사람들이 통일을 반드시 해야만 한다고 외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통일의 길이 무엇이고 절차가 무엇인가, 즉 통일전략과 비전을 보여달라는 것입니다.

영구분단통일론은 제가 내놓은 통일전략입니다. 이는 본 홈페이지 [통일]난에 있습니다. 책을 모두 옮겨 놓았지요. 통일난의 3페이지부터 "통일의 지름길은 영구분단이다"라는 책이 일련번호로 옮겨져 있습니다. 통일과 영구분단이 서로 반대되는 말인데 어떻게 이런 제목을 달 수 있느냐? 당연히 나오는 질문이지요. 그러나 자세히 읽으면 영구분단을 통해서만 통일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물론 다는 아니겠지요. 여튼 저는 이렇게라도 통일방안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이 책은 당시 한국 언론들과 일본에서 많은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신선한 충격"이라들 했지요. 이걸 공격하려면 그들도 대안을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민족이니까 통일돼야 한다" 이런 단세포식 구호로는 통일을 말할 수준이 못됩니다. 시쳇말로 남을 공격하는 좀비들인 것이지요. 무엇이든 분석과 논리로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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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 리 말(1996년)

통일이 민족적 염원이라는데 반대할 국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아직 방법론이 없다. 정부의 통일 정책에 논리와 기준이 없고, 통일에 대한 생각들이 국민 각자마다 다르다. 욕심만 키웠지 통일을 위해 준비한 것이 없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흡수 통일이라는 아전 인수식 분홍 꿈에 도취돼 있겠지만, 나는 북한의 무력 통일 가능성을 더 염려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한반도에 한 사람의 대통령을 갖는 정치적 통일을 생각하고 있겠지만, 나는 사회적 통일을 생각하고 있다.  군사적 긴장이 사라진 상태에서 남북한 주민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만 있다면 그것이 곧 통일이 아닌가, 많은 이들이 ‘한민족 공동체 통일 방안’에 높은 점수를 주겠지만 나는 거기에 매우 낮은 점수를 주고자 한다. 그것은 1체제 1국가적 흡수 통일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북한이 가장 싫어하는 ‘개방’을 기본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남북한 기본 합의서’를 바이블이라고 생각 하겠지만 나는 그 문서에 가치를 부여하지 않으려 한다. 북한에게는 매력 없는 문서이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은 ‘선 교류 협력, 후 정치 군사’를 남북문제 해결의 순서로 생각하겠지만 나는 이 순서를 거꾸로 바꾸고자 한다. 정치적으로는 서로의 몫이 보장되지 못하고, 군사적으로는 적대 관계에 있는데, 북한이 어찌 남한 주민의 방북을 수용하겠는가, 남한을 방문한 북한 주민 중에 누가 간첩이고 누가 방문객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어떻게 교류와 협력이 이뤄지겠는가.

많은 이들은 교류 협력이 통일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는 분단을 고착화하는 것이 통일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분단을 고착화하지 않으면 교류와 협력이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은 신뢰가 먼저 구축돼야 군축이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군축이 먼저 이뤄져야 신뢰가 구축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군축의 전제 조건은 신뢰구축이 아니라 UN에 의한 현장 검증인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상대방을 일거에 점령할 수 있는 군사력을 대치시켜 놓은 상태에서 누가 누구를 신뢰한단 말인가. 많은 이들이 북한 핵무기를 무서운 무기하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 무기를 종이 호랑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이들은 북한 핵에 대해 미국과 우리가 한배를 탔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미국과 북한이 한 배를 탔다고 생각한다.

많은 이들이 ‘평화 통일’을 외쳐왔다.  그러나 나는 ‘평화 통일’ 이라는 말을 ‘평화’와‘통일’이라는 두개의 낱말로 분리시키고자 한다.  여기에 엄청난 정책적 지혜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평화’를 먼저 추구하면 ‘통일’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가까이 다가오겠지만, ‘통일’을 먼저 추구하면 ‘평화’가 깨질 것이다. 통일에 대한 목소리가 북한에서 높을 때 남한이 얼마나 긴장했던가. 남한에서 높을 때 북한이 얼마나 긴장했겠는가. 통일에 대한 목소리가 높으면 높을수록 긴장만 고조돼 온 것이다.  이것이 바로 ‘통일’이 ‘평화’를 깨고 있는 모습이 아닌가,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는 국경을 사이에 두고 형제처럼 지낸다. 유럽에 국경선은 많지만 그 수많은 국가들은 하나로 통일돼 가고 있다.  만일 이들 사이에 통일 문제가 개입되었더라면 이들도 우리처럼 불꽃 튀는 긴장 속에서 살고 있을 것이다. 만일 남북한 사이에 통일이라는 문제만 개입되지 않는다면 우리에게도 유럽 통일과 같은 통일이 내일이라도 찾아들 것이다. 국경선을 넘어 미국을 방문한 캐나다 국민은 간첩이 아니다. 우리도 지금의 휴전선을 국경선으로 바꿔 보라, 국경선을 넘어 남한을 방문한 북한 주민 역시 간첩이 아닐 것이다. 이렇게 해야만 진정한 의미의 교류가 이뤄질 것이 아닌가,

지금 남북한사이에는 크게 네 가지 문제가 가로놓여 있다. 통일문제, 핵 문제, 군축 문제 그리고 평화 협정 문제 들이다.  이 네 개의 문제들은 따로따로 풀려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사슬로 연결돼 있는 패키지 문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네 개의 문제를 분리해서 접근해 왔다.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를 놓고 문제가 어렵다고 말해 왔다.

한배를 타고 온 정치 전우들의 과거도 용서하지 못하면서 북한이 우리에게 저지른 그 엄청난 과거를 무슨 수 로 용서 할 수 있단 말인가, 용서할 수 없으면서 어떻게 북한을 포용할 것이며, 어떻게 평화통일을 이룩한단 말인가. 토사구팽과 같은 남한의 정치 숙청을 바라보는 북한이 남한의 흡수통일 의도를 얼마나 경계할 것인가.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남한 정치권을 바라보면서 북한이 과연 남한을 신뢰할 수 있을까.

지금 우리는 1953년 휴전 이래 가장 높은 위험수위를 맞고 있다. 과거의 위험은 우리의 취약점이 노정될 때마다 발생하는 이벤트식 위험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위험은 구조적이고 지속적인 것이다. 옛날의 위험이 30 이었다면 지금의 위험은 60 이며 시간이 갈수록 상승될 것이다. 과거에는 북한의 위협을 정권안보 차원에서 남용해 왔다. 그래서 지금은 정말 위험해도 믿으려하지를 않는다. 지금 우리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만 이 위험을 물리칠 수 있다. 그러나 매우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는 오히려 북한의 남침을 유혹하고 있다.      

대통령, 장관, 장군 등 기라성 같은 사회적 신분들이 일거에 바닥으로 전락했다. 이 마당에 우리 사회에서 누가 누구를 존경한단 말인가. 미치광이 히틀러도 자기의 정적인 롬멜이라는 인간은 죽였어도 그가 달고 있던 원수라는 계급의 존엄성은 성대한 국장으로 빛내 주었다. 적을 앞에 두고 계급의 존엄성을 허물면 국가가 망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과거 청산이라 하지만 인격은 우아하게 존중돼야 했다. 군사적으로 냉전이요 정치적으로는 열전을 치르고 있는 적진들 앞에서 우리가 취할 과거청산 방법도 지금과는 달랐어야 했다, 왜 우리 대통령에게는 그런 배려가 없는가.

못난 과거가 없었다면  잘난 오늘도 없는 것이다. 오늘의 잣대로 과거를 재는 것은 모순이다. 과거를 심판하는 것은 더더욱 못난 짓이다. 과거로부터 지혜를 이끌어내는 것이 지혜로운 행동이다. 지금 우리는 교훈을 이끌어 내기 위해 과거를 분석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을 위해 과거를 매질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식의 소모적인 정쟁 행태 때문에 우리는 일본에게 당했던 것이다. 또 다시 일본에 당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아직도 대안이 없지 않은가.      

지도자 없는 국가, 지휘자 없는 군대 그리고 최고 경영자 없는 기업들에게 밀어닥칠 미래의 운명은 얼마나 가혹할 것인가. 전쟁이 나면 누가 누구의 명령에 복종할 것이며, 누가 누구를 위해 목숨을 바친단 말인가. 역사를 바로 세우려면 프랑스의 드골처럼 자신이 역사적인 오벨리스크가 돼야 한다. 과거 건물을 파괴하고 과거 인물과 과거의 군을 매질하는 것이 ‘역사 바로 세우기’가 아닌 것이다.

적진 앞에서 군을 매도하는 것이 얼마나 엄청난 자살 행위인가. 군은 지금 싸울 의지도 능력도 없이 퇴화돼 있다. 군이 도마 위에 올랐던 것만큼 장군들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큰 도둑들로 각인됐다. 청년장교 하사관들은 농촌 총각처럼 장가가지 못하는 신세가 됐다.

병사들은 북한 군 병사들을 싸워야 할 상대가 아니라 감싸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다. 통일이 곧 이뤄질 텐데 무엇 때문에 심한 훈련을 해야 하느냐, 어느 쪽에 의해서건 통일만 되면 됐지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왜 버려야 하느냐는 회의가 확산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전염병을 확산 시키고 있는 사람은 많아도 고칠 사람이 적다. 우리는 지금 군사적으로 위험하고 사회적으로 취약한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우울한 터널에서 빨리 빠져 나와야 한다.

이 책은 이러한 취지에서 씌어진 것이다. 이 책은 통일, 핵무기, 군축, 평화 시스템, 전쟁 수행 능력, 율곡 전력화 사업 등 국가 안보 핵심 문제들에 대한 분석과 비전을 담고, 우리에게 밀어닥친 새로운 안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던져 주기위해 씌어졌다. 이 한 권의 책이 통일
대한 신사고를 자극하고, 통일 방법론에 대한 민족적 컨센서스를 형성하며,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을 영원히 추방하고, 남북한 민족이 질높은 삶을 구가할 수 있는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 데 있어 조금이라도 기여될 수 있다면, 이 사회로부터 가장 많은 혜택을 받으면서도 큰 책임 한번지지 않고 살아가는 어느 한 무명인이 지은 빚을 얼마간은 덜 수 있게 될 것이다.


                                        1996년 1월
                                        저자 지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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