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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 교통 및 환경 난에 왕도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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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11-18 17:57 조회13,02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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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및 환경 난에 왕도는 있다

YS 때만 해도 사회적인 분위기는 생산적이었다. 언론도 무엇을 고쳐보자고 애를 썼다. 하지만 지금은 무엇을 해보자는 분위기가 아니다. 사회전체가 온통 색깔대결, 퍼주기, 해먹기로 얼룩져 있다. 난파 직전의 다투어 챙기는 분위기요 국가 해체 분위기다.

국가의 목표를 제시하고 목표에 이른 전략으로 비전을 제시하고 흐트러진 국민 에너지를 결집시켜 나가도 부족한 판에 대통령이 국부를 몰래 퍼내가고 심지어는 적과 내통하여 나라를 하루 밤 사이에 적국에 바치지나 않나 노심초사하고 있으니 이 무슨 국난이란 말인가.

차분하게 앉아서 무엇을 골돌히 생각하려 해도 뒤숭숭한 마음을 누를 길 없다. 내 마음이 그래서인지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을씨년스럽다.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래도 누군가는 내일을 위해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는 이 있을까 하여 침몰 직전의 타이타닉호 악사들의 연주하는 마음을 헤아리면서 이 글을 쓴다.

교통난 문제는 수없이 다뤄졌지만 대안에는 별로 발전이 없었다. 옛날에 대두됐던 대안이 반복돼 왔다. 휘발유 값을 올리자, 주행세를 부과하자,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자,10부제를 실시하자, 모든 대안들이 거기서 거기였고 실효성에 대한 기대도 미미했다.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케 하려면 대중교통수단이 편리하고 분위기도 좋아야 한다. 그렇지 않는 한 사람들은 더 높은 값을 치르고서라도 자가용에 집착한다. 여기에 휘발유 값을 올리면 어떻게 될까? 교통량은 별로 감소하지 않으면서 물가상승만 유발한다. 휘발류 없이 생산되고 이동되는 상품, 휘발류 없이 생산되는 서비스가 어디 있는가?

옛날에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려고 굳게 마음먹은 적이 있었다. '몇 번-버스'를 타야 할지를 몰라 버스 정류장에 세워진 표말을 들여다 보았다. 표말을 읽는 것으로는 실수하기 십상이었다. 한참을 기다리까 버스가 왔다. 그러나 그 버스는 10미터 후방에서 잠깐 정치한 후 그대로 지나가 버렸다. 뛰어야만 버스를 탈 수 있었지만 신사 체면에 뛸 수가 없었다. 버스를 타고 내리는 순간까지 긴장을 해야 했다.

택시를 타려고 기다렸는데 엉뚱한 사람이 나타나 새치기를 했다. 이렇게 몇 번을 당하고 나니 버스와 택시에 대해 정이 가셔버렸다. '밀려도 자가용이다'라는 결론을 얻었다.

출근시간에 전철을 탔다. 전철 역시 짜증스러웠다. 전철이 역과 역 사이에 몇 번이고 정지를 했다. 과천역에 정차하더니 손님더러 모두 내리라 했다. 시간은 바쁜데 전철표 값을 물러달라 할 시간이 없었다. 전철역에서 쏟아져 나온 손님들이 택시잡기 경쟁에 돌입했다. 대중교통 수단이 '고통수단'에서 '매력수단'으로 변화되지 않는 한 아무리 휘발류 세를 올려도 물가만 올릴 뿐이다.

국민들은 이미 다양한 명목으로 엄청난 교통세를 물고 있다. 그 돈이 대중교통 수단을 매력적으로 발전시키는 데 사용하지 않고 다른 데에 사용되고 있다. 싱가포르만 가봐도 대중교통수단은 매력적이다. 거기만 같으면 구태여 자가용을 가질 이유가 없었다. 수첩 같은 책 하나만 사면 버스 노선이 다 나와 있다.

첫째는 대중교통수단을 매력적인 것으로 혁신시켜야 한다. 지금의 버스로선 시스템은 전근대적이다. 짧은 구간으로 버스를 운행시키고 구간과 구간의 접합 시스템을 유기적으로 전환해야 한다. 2층 버스를 도입하고 서울의 흉물인 육교를 2층 버스가 다닐 수 있도록 개축해 보자. 육교문화도 바꿔 보자. 간판이 매달린 삭막한 육교가 아니라 꽃이 매달린 아치형 육교를 만들어 보자. 육교를 "한번 걸어보고 싶게" 꾸며 보자.

도로의 상당한 폭을 자전거 문화로 바꾸어 보자. 자전거가 불편한 사람에게는 골프장 카트 같은 간단한 전기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도록 '카트 시스템'을 만들어 보자. 넓은 보도에는 스낵과 음료수를 파는 깨끗한 가게들을 허용해 보자. 이는 거리를 살인적으로 달리는 공간이 아니라 낭만의 공간으로 전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교통과 환경문제를 동시에 푸는 방법은 거리의 개념을 바꾸는 방법뿐이다. 흔히 사람들은 개념 자체를 바꾸어 보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개념을 바꾸는 데에는 연습이 필요하다.

도로를 확장하지 않고도 교통의 흐름을 30% 이상 증가시킬 수 있다. 하나는 로타리를 개선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지금의 원시적 신호체계를 과학화하는 것이다. 신호등의 핵심은 두 가지다. '언제 열거인가'와 '얼마 동안 열 것인가'이다.

이에 대한 과학적인 해답을 얻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하나는 사거리 교통량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이고, 다른 하나는 이것을 가지고 수학적인 최적해를 구해서 이를 소프트웨어로 내장시키는 일이다. 센서를 설치하는 일은 쉬운 일이지만, 최적해를 수학적으로 구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최적해를 구하는 데 있어서도 무엇을 최적화 하느냐가 문제가 된다.

하나는 기다리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유통량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중에서 어느 것을 선택하고 어느 것을 배척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수학적 절충안을 발견해내야 하는 것이다.

이 정도의 프로금램쯤은 한국과학원 경영과학과에나 서울대 산업공학과에 과제를 주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그 어느 선진국에서도 수입될 수 없다. 그런데 정부는 지금의 원시적 신호시스템을 일본으로부터 바가지 돈을 주고 사왔다. 소가 웃을 일이다.

강남대로, 대치동에서 리베라 영남대교에 이르는 넓은 대로는 원시적인 신호등 시스템으로 인해 도로를 채운 차량이 군데 군데 뭉쳐 있다. 차량의 도로 점유율이 10%도 안되지만 신호에 막혀 기다리는 시간은 미국의 붐비는 거리만큼 길게 느껴진다. 회계장부에 잡히지는 않지만 여기에서 발생하는 보이지 않는 비용은 가히 천문학 적이다. 정신병은 보이지 않는 병이다. 하지만 가장 무섭지 아니한가?

2001.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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