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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 교육의 질곡을 푸는 해법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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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11-18 18:20 조회12,33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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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질곡을 푸는 해법 하나



                                                         부익부 빈익빈 영구화하는 교육 제도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은 옛말이라고들 한다. 지금은 돈이 있어야 학원과 과외를 보내고, 학원과 과외에 보낼 수 없는 영세한 집안의 아이들은 대학을 갈 수 없어, 영원히 하층인생으로 살아야 한다고 믿고들 있다. 그래서 초등학생들도 과외를 다니고 학원을 다닌다.

학원과 과외에서는 무엇을 가르치는가? 중1생에게 중3생 과목을 가르친다. 과목이 앞장서야 남보다 앞선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이 이 말에 현혹되어 한달에 50만원 이상 씩 출혈을 한다. 그러나 이는 하나의 사기다. 학원과 과외에서 과목을 미리 배운 학생들은 학교가 짐만 된다. 뒤늦게 같은 것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귀찮은 존재로 느껴진다. 그래서 수업시간에는 잠을 자거나 학원숙제를 한다. 그러니 공교육이 살아날 방법이 없는 것이다.  

교육부에서는 평준화를 강요하지만 평준화를 강요하면 할수록 학원과 과외만 점점 더 무성하게 번성하고 학교는 무시된다. 평준화교육을 좋아할 학부모는 거의 없다. 그 평준화교육 때문에 너도 나도 학원과 과외선생을 찾는다. 가난한 학생은 어찌 하란 말인가? 가난한 학생을 구제하는 길은 오직 공교육을 살리는 길 뿐이다.  


                                                             학원-과외 진도, 학교 진도보다 앞서는 게 문제

이를 위한 타개책이 하나 보인다. 당장 학원과 과외를 금지시킬 수는 없다. 학원과 과외를 지금처럼 역기능을 하도록 하지 말고 순기능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무엇이 역기능이었는가? 학원진도를 학교진도보다 앞서가게 허락한 것이 역기능이다. 학원 진도가 앞서가기 때문에 공교육이 무용지물이 되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순기능이 되는가? 학원진도를 학교진도보다 절대로 앞서가지 못하게 금지하는 일이다. 그러면 학원은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학교교육에서 낙오한 학생을 가르치는 학원이 있어야 하고, 학교교육에서 배우는 과목에 대해 '생각하는 방법'을 다양하게 해줄 수 있는 강의와 연습문제를 제공하는 학원이 있어야 한다. 앞서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같은 과목에 대해 생각하는 방법을 다양하게 훈련시켜주는 리더가 필요한 것이다.

이에 대해 3가지 예를 들고자 한다.

관광안내원이 관광객들을 안내하여 외국의 유적지를 보여주었다. 모두가 빨리 빨리 보자고 성화를 대서 아무런 설명 없이 그냥 보여주기만 했다. 설명을 들으면 지혜도 기르고 지식도 쌓겠지만 겉모양만 보면서 지나치니까 모두 시시해 보였다. 관광을 일찍 끝낸 사람들은 아무런 할일 없이 계단이나 나무 밑에 흩어져 멍하니 앉아서 시간을 보냈다. 학원에서 가르치는 방법 역시 이와 비슷한 것이다.

한국에서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졸업한 생도들이 수학성적이 좋아 서울대학 3학년으로 편입하여 수학을 전공한 후에 각 사관학교에 가서 수학과목을 가르쳤다. 내로라하는 이런 수학교관들이 미국에 유학하여 필자가 다니던 미해군대학원 응용수학과 석사과정에 들어왔다. 이 학교는 분기제(3개월)이며 스팔타식 교육이었다. 처음엔 쉽다며 좋아하던 이들이 3개월이 지나면서부터 절절매면서 교수에게 불려가 졸업불가 통지를 여러 번 받은 끝에 결국 졸업에 실패하기도 했다.


                                                                   진도는 독약, 기초탄탄이 보약

이들 중 특이한 경우도 있었다. 모 사관학교에서 수학과장을 하던 장교가 한국과학원에서 응용수학 석사과정을 이수했다. 이 사람은 미국 대학원에서 앞으로 2년간 배울 과목을 보니까 자기가 이미 과학원에서 다 배운 것이기 때문에 시간낭비라며 학교 측에 박사과정에 넣어달라고 졸랐다. 학교측은 당신의 성적을 보아가며 고려해보자며 달랬다. 그런데 그 학생은 4점 만점에 겨우 3점을 맞아 턱걸이로 졸업을 했다.

한국에서는 수학에 난다 긴다 하던 이 사람들이 어째서 이런 수모들을 당했을까? 겉으로만 배우고 손재주만 늘린 것이지, 생각하는 방법을 훈련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모두 오픈-북 시험이었다. 공식을 안다고 해서 문제를 푸는 게 아니라 응용능력으로만 문제를 푸는 것이다.      

반면 필자의 경우는 사관학교 졸업 후 서울대학을 가본 적도 없이 곧장 전방과 월남 그리고 고급사령부 등에 가서 9년간 근무했다. 영어공부 말고는 학문과는 거리가 멀게 생활했다. 그들이 쉽다고 하는 과목들 모두가 내게는 생소했다. 필자는 각 과목에 대해 3-4권의 참고서를 도서관에 가서 빌려왔다. 같은 과목인데도 저자마다 생각하는 방법이 다르고 표현 방법이 달랐다. 바로 여기에서 학문의 묘미를 느꼈다. 공식 하나에 집착하면서 공식 자체를 다른 방법으로 유도해내는 노력도 했다. 들여다 볼수록 수학은 철학이었다. 진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생각하는 방법을 다양하게 훈련하는 것이 중요했다. 바로 여기에서 창의력과 응용능력이 길러지는 것이다.

2년간의 학습에서 나보다 좋은 성적으로 졸업한 미국 학생들이 모두 박사자격시험에 떨어지고 논문에서 탈락했다. 진도를 남보다 앞장섰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같은 과목에 대해 기초를 넓게 쌓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한국의 초-중-고 교육을 살리는 방법은 학원-과외 교육이 진도 위주에서 기초탄탄 방향으로 이전하도록 교육행정의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교육부장관은 학교교사들과 학부모들을 설득해야 할 것이며, 이런 설득은 매우 잘 수용되리라 믿는다.

                 2005. 2. 21    




                                                             부익부 빈익빈 영구화하는 교육 제도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은 옛말이라고들 한다. 지금은 돈이 있어야 학원과 과외를 보내고, 학원과 과외에 보낼 수 없는 영세한 집안의 아이들은 대학을 갈 수 없어, 영원히 하층인생으로 살아야 한다고 믿고들 있다. 그래서 초등학생들도 과외를 다니고 학원을 다닌다.

학원과 과외에서는 무엇을 가르치는가? 중1생에게 중3생 과목을 가르친다. 과목이 앞장서야 남보다 앞선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이 이 말에 현혹되어 한달에 50만원 이상 씩 출혈을 한다. 그러나 이는 하나의 사기다. 학원과 과외에서 과목을 미리 배운 학생들은 학교가 짐만 된다. 뒤늦게 같은 것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귀찮은 존재로 느껴진다. 그래서 수업시간에는 잠을 자거나 학원숙제를 한다. 그러니 공교육이 살아날 방법이 없는 것이다.  

교육부에서는 평준화를 강요하지만 평준화를 강요하면 할수록 학원과 과외만 점점 더 무성하게 번성하고 학교는 무시된다. 평준화교육을 좋아할 학부모는 거의 없다. 그 평준화교육 때문에 너도 나도 학원과 과외선생을 찾는다. 가난한 학생은 어찌 하란 말인가? 가난한 학생을 구제하는 길은 오직 공교육을 살리는 길 뿐이다.  


                                                                   학원-과외 진도, 학교 진도보다 앞서는 게 문제

이를 위한 타개책이 하나 보인다. 당장 학원과 과외를 금지시킬 수는 없다. 학원과 과외를 지금처럼 역기능을 하도록 하지 말고 순기능을 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무엇이 역기능이었는가? 학원진도를 학교진도보다 앞서가게 허락한 것이 역기능이다. 학원 진도가 앞서가기 때문에 공교육이 무용지물이 되었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순기능이 되는가? 학원진도를 학교진도보다 절대로 앞서가지 못하게 금지하는 일이다. 그러면 학원은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학교교육에서 낙오한 학생을 가르치는 학원이 있어야 하고, 학교교육에서 배우는 과목에 대해 '생각하는 방법'을 다양하게 해줄 수 있는 강의와 연습문제를 제공하는 학원이 있어야 한다. 앞서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같은 과목에 대해 생각하는 방법을 다양하게 훈련시켜주는 리더가 필요한 것이다.

이에 대해 3가지 예를 들고자 한다.

관광안내원이 관광객들을 안내하여 외국의 유적지를 보여주었다. 모두가 빨리 빨리 보자고 성화를 대서 아무런 설명 없이 그냥 보여주기만 했다. 설명을 들으면 지혜도 기르고 지식도 쌓겠지만 겉모양만 보면서 지나치니까 모두 시시해 보였다. 관광을 일찍 끝낸 사람들은 아무런 할일 없이 계단이나 나무 밑에 흩어져 멍하니 앉아서 시간을 보냈다. 학원에서 가르치는 방법 역시 이와 비슷한 것이다.

한국에서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졸업한 생도들이 수학성적이 좋아 서울대학 3학년으로 편입하여 수학을 전공한 후에 각 사관학교에 가서 수학과목을 가르쳤다. 내로라하는 이런 수학교관들이 미국에 유학하여 필자가 다니던 미해군대학원 응용수학과 석사과정에 들어왔다. 이 학교는 분기제(3개월)이며 스팔타식 교육이었다. 처음엔 쉽다며 좋아하던 이들이 3개월이 지나면서부터 절절매면서 교수에게 불려가 졸업불가 통지를 여러 번 받은 끝에 결국 졸업에 실패하기도 했다.


                                                                   진도는 독약, 기초탄탄이 보약

이들 중 특이한 경우도 있었다. 모 사관학교에서 수학과장을 하던 장교가 한국과학원에서 응용수학 석사과정을 이수했다. 이 사람은 미국 대학원에서 앞으로 2년간 배울 과목을 보니까 자기가 이미 과학원에서 다 배운 것이기 때문에 시간낭비라며 학교 측에 박사과정에 넣어달라고 졸랐다. 학교측은 당신의 성적을 보아가며 고려해보자며 달랬다. 그런데 그 학생은 4점 만점에 겨우 3점을 맞아 턱걸이로 졸업을 했다.

한국에서는 수학에 난다 긴다 하던 이 사람들이 어째서 이런 수모들을 당했을까? 겉으로만 배우고 손재주만 늘린 것이지, 생각하는 방법을 훈련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모두 오픈-북 시험이었다. 공식을 안다고 해서 문제를 푸는 게 아니라 응용능력으로만 문제를 푸는 것이다.      

반면 필자의 경우는 사관학교 졸업 후 서울대학을 가본 적도 없이 곧장 전방과 월남 그리고 고급사령부 등에 가서 9년간 근무했다. 영어공부 말고는 학문과는 거리가 멀게 생활했다. 그들이 쉽다고 하는 과목들 모두가 내게는 생소했다. 필자는 각 과목에 대해 3-4권의 참고서를 도서관에 가서 빌려왔다. 같은 과목인데도 저자마다 생각하는 방법이 다르고 표현 방법이 달랐다. 바로 여기에서 학문의 묘미를 느꼈다. 공식 하나에 집착하면서 공식 자체를 다른 방법으로 유도해내는 노력도 했다. 들여다 볼수록 수학은 철학이었다. 진도가 중요한 게 아니라 생각하는 방법을 다양하게 훈련하는 것이 중요했다. 바로 여기에서 창의력과 응용능력이 길러지는 것이다.

2년간의 학습에서 나보다 좋은 성적으로 졸업한 미국 학생들이 모두 박사자격시험에 떨어지고 논문에서 탈락했다. 진도를 남보다 앞장섰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같은 과목에 대해 기초를 넓게 쌓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한국의 초-중-고 교육을 살리는 방법은 학원-과외 교육이 진도 위주에서 기초탄탄 방향으로 이전하도록 교육행정의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교육부장관은 학교교사들과 학부모들을 설득해야 할 것이며, 이런 설득은 매우 잘 수용되리라 믿는다.

                 2005.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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