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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11-19 14:07 조회12,65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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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정책


12.1 군 현대화

어느 나라에나 국방비는 제한돼 있다. 제한돼 있는 국방비는 크게 두 분야로 배분된다. 군의 현대화와 운영유지 분야다. 현대화를 위해 많은 돈을 쓰면 선진국으로 전진하게 되고, 운영유지비를 많이 쓰면 상대적 퇴화의 길을 걷게 된다. 운영유지비를 적게 쓰려면 군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 군의 규모를 축소하려면 싸우는 방법을 전면 바꾸어야 한다. 싸우는 방법을 전면적으로 바꾸려면 군사 배치가 달라지고, 대규모의 축성이 필요하며, 신무기의 획득이 필요하다. 이는 군사 작전의 혁명이다. 군사작전의 혁명을 실천하려면 미국 분석팀의 조력이 필요하고, 배치를 전환하는 동안에 노출되는 취약점을 미국이 보완해야 한다. 이러한 작업은 연합사 해체가 완료되는 2012년 4월 17일까지 5년 동안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12.2 군 현대화는 장비만이 아니라 용병의 현대화

군사작전이란 전장의 경영이다. 수많은 화력과 인력과 물자를 전장에서 어떻게 경영하느냐가 곧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것이다. 전쟁은 과학이다. 장비가 첨단 과학 장비라야 하는 것이 아니라 전장의 운용을 과학화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원칙론에서 보면 한국군에는 상당한 문제가 있다. 한국군은 미국 등이 개발한 신형 무기를 사재고 있지만, 전쟁을 운용하는 능력은 케케묵은 재래식이며, FM을 주요 고리로 하고 있다. 따라서 전쟁 운용을 수학자들이 하는 것이 아니라 병과학교와 각군 군사대학 과정에서 누군가가 정리해 놓은 군사상식을 외우는 정도의 비과학적 인력들이 담당하고 있다.

이에 더해 미국 등으로부터 신 장비를 구매할 때에 그 장비에 대한 시험평가 능력도 턱없이 부족하고, 구매 담당관들이 30여 개 과정의 절차를 만들어 놓고 무기상들로부터 도장 값을 받는 등 부정의 소지가 많을 뿐만 아니라 그 절차가 평균 7~8년에 걸쳐 이루어지기 때문에 구식무기를 구매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국군이 엄청난 국방비를 사용하면서도 전력 지수가 별로 많이 상승하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국군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첨단장비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무기감별 인력과 전장운용 능력의 과학화이다.

운용능력이 과학화돼 있지 않은 군에서의 과학 장비는 위력을 발휘할 수 없다. 걸프전 당시 이라크는 620대의 훌륭한 최신예전투기를 갖고 있으면서도 단 한대의 전투기도 날려보지 못한 채 앉아서 당했다. 전쟁을 위해 사두었던 A급전투기 120대를 이란에 피신시켰다가 전후에 돌려받지 못하는 수모까지 겪었다. 이는 미국 전투기가 이라크 전투기보다 훌륭해서가 아니라 미군의 용병능력이 이라크 전투기들의 손발을 묶었기 때문이다. 당시 이라크의 용병술로는 600대가 아니라 6,000대의 전투기를 갖고 있다 해도 의미가 없는 것이었다.

100대의 전투기를 가지고 있는 공군이 전투기 1대를 사는 것은 하나를 더하는 효과밖에 낼 수 없지만, 그 1대의 전투기 값을 「운용방법개선」에 투자한다면 곱하기 효과를 창조할 수 있다.

지금 한국군은 선방어 개념에 고착되어 있다. 이러한 군운용은 6⋅25식 운용방법이다. 현대무기를 소총식으로 운용하고 있는 것이다. 군사분계선(DMZ)에서 100리정도 후방에 위치한 탱크부대가 있다. 그 지휘관이 전쟁이 발발할 경우 할 수 있는 일은 모든 탱크를 부대 밖으로 분산시키는 일이다. 전차부대에 북한군의 집중 포사격이 계획돼 있기 때문이다.

DMZ 10리 후방에는 수십 년간 변동되지 않고 전해 내려온 보병 방어선이 구축돼 있다. 전쟁이 나면 병사들은 철모차림으로 그 개인호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동 간에도 포사격을 받지만 진지 속에 있을 때도 포사격을 받는다. 만일 이 진지에 몇 백 마리의 양을 가두어 놓고 대구경포로 사격한다면 살아남을 양이 많지 않을 것이다. 전쟁초기에 우리 병사들도 이같이 절단난다. 100리 후방에 있는 탱크도 살상지대로부터 벗어나야 하는데, 연약하기 짝이 없는 보병병사들은 적의 목전에 있는 살상지대 속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이는 한국군 작전개념 제1의 넌센스다.

발각되지 않은 땅굴이 20여개나 있다는 사실은 한⋅미간에 합의된 정보다. 한 개 땅굴에서는 한 시간에 중무장된 1개 여단이 쏟아져 나온다. 경보가 발령된 후 우리 병사가 내무반에서 군장을 꾸려가지고 진지에 도달하기까지는 서부전선에서 4시간, 동부전선에서는 8시간정도가 소요된다. 이 시간이면 각 땅굴로부터 1개 군단 이상의 북한군 병력이 쏟아져 나와 아군병사가 들어가야 할 방어선을 먼저 점령해 버린다. 이렇게 되면 서울 이북의 군사력은 대부분 포위되고 만다. 안보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야 한다고 군은 늘 말해 왔다. 그러나 지금의 군은 안보를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에 의존하고 있다.

넌센스 작전개념은 육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공군에는 더 많다. 대관령 정상에 공군 레이더가 있다. 그로부터 11㎞지점인 강릉에 비행단이 있다. 대관령 레이더에 나타난 점들은 모두 오산으로만 날아가고 코밑에 있는 비행단으로는 날아가지 않는다. 비행단장에게 정보가 없는 것이다. 이 오차 많은 자료를 가지고 오산에 있는 작전장교가 강릉 비행단장에게 명령을 하달한다. 중국에서 세 번이나 비행기가 넘어와 한국 상공을 헤매고 다녔어도 단 한 번도 잡아내지 못한 반면, 나타나지도 않은 유령 비행기를 향해 경고를 발령하고 수대의 전투기를 띄웠다. 오산 한군데서 5개 요소로 구성된 요격명령을 600백대의 전투기에 일일이 내린다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오산과 대관령 간에 통신이 두절될 경우 강릉에 있는 비행기 하나하나에 대한 지휘는 대관령에 있는 대위급 레이더 장교가 내린다. 비행단장은 소장이다. 그는 계급만 높았지 전쟁이 나면 대위급 장교의 지시에 따라 비행기를 띄워야 한다. 기술의 구식화에 있어서도 엄청난 문제가 있다. 그러나 기술보다 더욱 큰 문제는 개념의 구식화다. 가장 큰 문제는 깨지지 않는 고정관념과 상실된 비전이다.

해군에도 문제가 있다. 단기속결전에서 해군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개념이 아직도 마련되지 않았다. 이러한 문제들은 각 군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이 해결해야 할 문제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군의 고급장교들은 문제가 없다고만 강변해 왔다. 현대 작전기술에 대한 비전이 없기 때문이다.

12.3 잘못 고착화된 선방어 전략

동부전선에서부터 서부전선에 이르기까지의 최전방 방어선은 주로 보면 소총병이 방어하도록 되어 있다. 보병부대의 기본전투단위는 대대 단위이다. 방어진지는 산의 북쪽 밑단에 북쪽을 응시하도록 구축되어 있고 평상시 내무생활은 여기로부터 몇 ㎞ 후방에 떨어져 있는 산의 남쪽 계곡에 지어진 영구건물에서 하고 있다. 남침경보가 발령되면 이들은 그때부터 짐을 꾸리고 탄약을 들고 산을 넘어 개인호에 들어가야 했다. 여기에 소요되는 시간은 서부전선에서는 4시간 이상, 동부전선에서는 8시간 이상인 것으로 평가돼 왔다.
남방한계선으로부터 제1 주방어선까지는 불과 수 ㎞ 떨어져 있으며 이는 북한의 경 보병이 30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는 거리다. 만일 북한이 남방 한계선 부근에 땅굴의 출구를 마련했다면 우리 병사가 들어갈 진지를 유린하고 그 진지를 향해 행군해 올라오는 우리병사를 산정에서 기다리고 있을 수도 있다.

이들은 또한 우리병사들보다 몇 발 앞서 우리 방어지역에 있는 주요 거점들을 선점해서 북한군의 대규모 기계화 부대의 접근로를 옹호할 수도 있다. 만일 북한이 이제까지 우리에게 알려 진대로 20여 개의 땅굴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의 서울은 매우 빠른 시간 내에 포위될 수 있다. 이렇게 한번 밀린 병사들이 아무리 빨리 행동해서 제2의 방어선으로 후퇴한다 해도 그들의 행군속도는 한 개 축선에 쏠려오는 북한 기계화 부대의 행군속도를 당해낼 수가 없다. 이때의 수많은 우리의 보병은 모두 포위되어 버린다.

땅굴이 없다 해도 사정은 비슷하다. 우리 병사가 내무반에서부터 몇 ㎞ 전방에 떨어져 있는 주방어진지를 점령할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림에 따라 DMZ를 지키고 있는 GOP연대는 북한군의 진격을 십여 시간 지연시켜야만 한다.

미군 야전교범에는 재래식 보병 1개 사단이 담당하는 통상의 방어정면을 10마일로 잡고 있다. 전방사단은 1개 연대를 DMZ에 내보내고 나머지 병력으로 하여금 3~4㎞ 후방에 있는 제1 주방어진지를 방어하도록 하고 있다. DMZ에 나가 24시간 적을 응시하면서 근무하고 있는 1개 연대 3천명은 북한군이 남침할 경우 가장 먼저 북한군과 접전해야 하며 이들은 10마일 정도의 넓은 정면을 방어해야 했다.

동부에서부터 서부에 이르기까지 철조망 뒤로 늘어서 있는 이와 같은 우리의 얇은 방어선 중에서 북한군은 몇 군데만을 선택해서 그들의 병력을 집중할 수 있다. 북한군의 돌파에 의해 설사 A연대가 뚫리고 있다 해도 그 이웃에 있는 B연대는 계속 전방만을 응시해야 한다. 이것이 선방어의 원천적인 약점이다.

북한군 교리에 따르면 북한군이 어느 한 지점을 사단의 돌파지점으로 선정하면 그들은 4~6㎞의 전투정면에 일개 사단병력을 집중 투입하도록 되어 있다. 이는 초전에 우리 DMZ 1개 대대가 적의 사단병력과 싸워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돌파’ 보다 더 무서운 것은 ‘첨입’(쐐기 박기)이라는 공격이다. 이는 바른 나무에 쐐기를 박는다는 전법이다. 북한군 사단의 첨입용 전투 정면은 1~1.5㎞, 군단 첨입 정면은 2~4㎞이다. 우리의 GOP 어느 대대가 북한 군단의 첨입 대상지역으로 선정되면 그 대대는 북한군의 군단과 1대1로 마주쳐야 한다. 이것은 홍수 비에 강아지들이 대책 없이 쓸려가는 격이 될 것이었다.

북한군이 마무리 많은 전차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울퉁불퉁한 좁은 계곡을 따라 남진을 하게 되면 이는 단 몇 대의 전투기들에 의해 무력화될 수 있다. 북한이 가지고 있는 많은 전차를 우리의 전차로 방어한다는 것은 사막지역이 아닌 좁은 산악지형에서는 비효과적이다.

밀집된 전차를 가장 잘 파괴할 수 있는 무기는 전투기, 헬기 그리고 산기슭에서 병사가 쏘는 TOW라는 대전차 유도탄 순서다. 이때에 아군 전차가 적의 전차와 섞어져 있으면 이는 우리의 대전차 무기의 짐이 될 뿐이다. 사실상 북한군의 고밀도 첨입작전은 우리의 공중능력에 의해 가장 잘 분쇄되어질 수 있다. 우군의 전투기들이 북한군을 공격할 때 이들과 가까이 있는 우리 보병들은 오히려 인질과 같이 짐만 될 뿐이다.

사치와 파티문화에 빠져 게을러져 있었던 프랑스군이 마지노선을 믿다가 당시의 조잡한 무기 앞에서도 유린당했다. 하지만 한국군에는 그런 마지노조차 구축돼 있지 않다. 단단한 요새 없이 선방어 전략을 가지고 북한의 가공할만한 대량 살상무기로 장비된 대부대를 막는다는 것은 난센스다. 더구나 여기에 북한군이 가진 포병능력, 산악전에 능한 대규모 경보병, 기계화부대의 집중능력, 땅굴능력, 공수낙하능력들을 대입해 보면 우리의 선방어 개념은 개념적으로 이들에 대한 적수가 될 수 없다.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도 이런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이다.

제1선이 분괴되고 제2선으로 전선이 이동된다는 것은 귀성인파와는 비교될 수 없을 만큼의 자체혼란을 의미하며 이는 다시 양과 질 측면에서 6⋅25전쟁 때와는 비교될 수 없을 만큼의 가공할 피아 화력에 의하여 엄청난 생명이 희생되는 처참한 인간초토화를 의미한다. 아무리 군이 선방어에 공을 들인다 해도 전투능력은 별로 향상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메마른 땅을 일부러 골라 그곳을 열심히 파면서 지하수 나올 때를 기다리는 것이나 조금도 다름이 없는 졸렬한 선택이다.

고지 전사면 동굴 속에 배치된 북한의 장거리 야포와 미사일은 진지를 조금도 이동하지 않고서도 최전방 선방어 진지에 배치된 우리 병사들을 초전에 무력화시킬 수 있었다. 특히 산과 논이 접해 있는 경계선(와지선)은 포탄 명중률이 가장 좋은 지형이며 이를 따라 구축된 방어진지는 고지정상에 같은 강도로 구축된 방어진지에 비하여 병사들의 생존성을 상당히 낮추고 있다.

어느 한 병사가 부상을 입게 되면 4명의 병사가 동원되어야 그를 후방기지로 후송할 수가 있으며 이는 엄청난 전투력 손실을 의미하기 때문에 부상당한 병사는 지혈이 허락하는 동안만 생명을 부지할 수가 있다. 선방어 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지상군에 두었던 예산 비중을 해군과 공군력으로 옮겨 가겠다는 의지는 절대로 실현될 수 없다.

인터넷 홈페이지 www.onekorea.org에 들어가 보면 한호석 미주 통일학 연구소장의 글 ‘세기말의 조ᐨ미 관계, 세기말의 조선반도 통일정세’가 실려 있다. 그는 전선에 배치된 한국군의 일부가 북조선 돌파부대에 의해 파괴될 때 대부분의 병력은 자기 전방만 응시하다가 포위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의 글 일부를 인용해 보자. “북조선의 주체전법은 적 유생역량의 격멸, 남조선 전역의 동시전장화, 남조선 수도권의 조기점령, 남조선 전역의 조기점령으로 요약된다. 이것은 공격전선을 확장하면서 상대의 영역을 점령해나가는 일반적인 전법이 아니라, 상대의 전략거점들을 동시에 집중적으로 기습공격 해 전쟁 지휘력을 마비시키고 전쟁동원체제를 재기불능상태에 몰아넣으며, 미군 주력부대가 한반도에 들어오기 전에 전쟁을 끝낸다는 전법이다.”

이는 우리 정보기관들의 판단과 일치한다. 그러나 매우 안타깝게도 한국군은 지금 155마일 휴전선을 따라 소총병을 깔아놓고 있다. 이런 방법으로는 전선에 25만이 아니라 250만을 ‘보다 촘촘히’ 깔아놓아도 인민군을 막지 못한다. 지금까지는 미군을 믿고 이런 식으로 했지만, 우리 혼자서 국방을 하려면 하루라도 빨리 이 한심한 선방어 개념을 포기해야 한다.

12.4 거점방어: 거점과 거점 사이에 살상지대 만들어야

선방어 개념을 가장 통렬히 비난하는 전략가는 미국의 캔비(Steven L. Canby)다. 4각형의 각 정점에 산이 있다 치자. 이 4개의 산을 우리 병력이 강력한 방어진지를 구축하고, 산 위에 각종 포를 올려놓으면 사방 수십 리가 통제된다. 그러면 이 4각형 안으로 들어오는 적군은 4곳의 정점으로부터 집중 사격을 받고, 이들이 요청한 항공기 전력에 의해 초토화된다. 제1방어선과 서울 바로 북방에 위치한 제3방어선 사이에 수많은 살상지대를 형성함으로써 지금보다 수십ᐨ수백 배 강한 방어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러한 살상지대에는 그 어느 대군도 쉽게 들어서려 하지 못할 것이다. 거점단위로 통제력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은 ‘공지전’(Airland Battle)의 기본개념이다. 한국군은 이러한 ‘거점방어군’과 ‘기동군’으로 구성하여 ‘거점방어군’은 벼루로, 전차 ‘기동군’은 망치로 기능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12.5 후방인력의 통합군화

69만 한국군 중 35만은 후방인력이다. 후방지원 효과를 지금보다 더 높이려면 35만을 15만 정도로 줄여야 한다. 같은 지역에 육ᐨ해ᐨ공군 부대들이 이웃해 있다. 하나의 창고 관리 사령부만 있으면 될 텐데 육ᐨ해ᐨ공군은 3개의 창고관리 사령부를 따로 차려놓고 있다. 육ᐨ해ᐨ공군 군수 부대들은 필요한 숫자의 3배로 중복돼 있다.

대전에 계룡대가 있다. 육ᐨ해ᐨ공군 본부를 수용하고 있는 시설이다. 우리보다 부자인 미국의 경우 계룡대만한 시설 정도면 중령급 장교가 관리한다. 그러나 계룡대라는 한 지붕 아래서는 육ᐨ해ᐨ공 세 사람의 준장들이 자기 총장을 따로 모시느라 각각 살림을 꾸려가고 있다. 이 3개의 관리부대는 장군직위에 손색없게 인력도 많고 자체시설도 방대하다. 계룡대보다 시설이 훨씬 복잡하고 큰 육군사관학교도 대령이 관리한다.

식당도 제각기 운영하고 있다. 3군 장교들이 한 식당에 섞여 식사하게 되면 서로를 이해하고 협력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던 최초의 구상은 완전히 빗나간 채 장교들은 자기네 총장이 운영하는 식당만을 가야 한다. 이것이 「목숨을 초개와 같이」 바치겠다며 군에서 일생을 보내온 최정상 군수뇌들이 살고 있는 옹색한 모습이다.

이와 똑같은 방법으로 차려진 중복된 부대들은 각 군에 너무나 많다. 각 군에서 제각기 따로 가지고 있는 학교, 군수, 통신부대들은 모두 한 상에 차려야 할 것들이다. 이들을 모두 정리하면 최소한 10만 병력과 수조 원의 예산이 절약될 수 있다.

이렇게 중복된 부대들을 육ᐨ해ᐨ공군 구분 없이 통합하면 수많은 장군자리, 영관급 자리, 위관급 자리, 하사관 자리들이 없어진다. 그래서 각군 총장들은 후방부대의 통합군화에 반기를 들고 저항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국민 여론상 용납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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