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의 자율신경시스템은 내장기관 상호간, 보이지 않는 견제와 균형이라는 상호작용에 의해 건강을 지키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일일이 대뇌에서 명령을 내리지 않더라도 자기들끼리 치고받으면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우리는 인체에 내장된 자율제어시스템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우리사회의 공사 조직에도 이와 유사한 시스템 즉 조직에 내장된 자율제어시스템이 필요하다. 이를 경영학 용어로 Internal Control System 이라 부른다. 우리나라 경영학 책들에는 이를 영어글자 그대로 해석해서 ‘내부통제제도’라 호칭하는데 이 한국식 표현은 금방 우리의 상식체계와 매치되지 않는다. ‘제도’라는 말보다는 ‘장치’가 더 어울릴 것이며 ‘내부통제제도’라는 말보다는 ‘자율제어장치’가 더 잘 어울릴 듯싶다.
우리나라에는 박정희-전두환의 리더십과 기업들의 덕분으로 경제적인 자산은 많이 가지고 있지만 부자 나라에 어울리는 인프라가 전혀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무원들이 국가예산을 도둑질해가고 정경유착 사례들이 부지기수이지만 빙산의 일각처럼 그중 극히 일부만 어쩌다 드러나고 있다. 감시 시스템이 있어서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장님 문고리 잡기 식으로 우연히 드러나는 것이다. 이런 것을 근본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문제가 문제로 부각되도록 하는 자동제어 시스템(장치)이 필요한 것이다. 경영학 용어로는 이를 System for Safeguarding Asset이라고 해석한다. 국가재산, 기업재산을 단단히 지킨다는 뜻이다.
수많은 대통령과 수많은 장관들이 거쳐 갔지만 그들은 남의 집에 잠시 머무르면서 봉급타고 상납 받고 정경유착하면서 그 자리들을 이용만 했을 뿐, 조직들에 깔아놓아야 할 기본 인프라를 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래서 대한민국의 모든 공조직에서는 날이 갈수록 커지는 규모에 비례하여 모니터링 시스템이 부재한 가운데 부정과 비리의 규모와 종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이다.
해마다 수많은 부정과 비리들이 심심치 않게 보도되지만 이 나라의 저서들, 기고문들을 살펴보아도 모든 정부기관과 모든 공기업에 이 Internal Control System을 하루빨리 설치해야 한다고 제언하는 사람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이 분야를 중요하다고 표현을 한 사람은 과문한지는 몰라도 아직은 필자 밖에 없어 보인다.
필자는 무관의 리더로서 대한민국에 이 귀중한 인프라를 설계하여 사회에 기증하고 싶다. 국가에서 프로젝트를 형성하여 Internal Control System의 설계를 추진한다면 그것을 지도해주고 싶은 것이다. 더 늙기 전에!
2009.6.19. 지만원 http://systemclu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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