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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 | 리더십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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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09-11-19 14:55 조회12,66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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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대의 리더십은 성악설에 기초했다. 사람은 원래 게으르고 욕심이 많기 때문에 공포와 채찍으로 일을 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X이론으로 불렸다. 한때 과학적 경영의 아버지로 불렸던 테일러식 경영방식은 인간을 기계의 한 요소로 취급하는 것이었다. 작업자는 마치 기계처럼 단순한 손놀림만 반복하면 되었다. 지금도 야채나 생선을 다듬는 근로자들은 한 시간에 몇 개를 다듬어 내느냐에 따라 임금이 결정된다. 작업반장이 일일이 작업자들의 등 뒤에 서서 작업량을 체크하고 있는 것이다.


위협적인 말에 의해 경영되는 조직이 있다. 가장 전형적인 조직은 한국 정부다. 한국 정부는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을 용서하지 않겠다며 공포감을 조성했다. 그러나 이 세상에 누가 복지부동하는지를 찾아낼 사람은 없다. 공무원 기능이 저조해지자 정부는 다시 당근을 주겠다며 달랬다. 그러나 당근을 누구에게 어떻게 주어야 하는지를 정부는 알지 못했다. 결국 대통령은 90만 공무원 집단에 대해 리더십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은 잘못한 사람이 있을 때마다 혼내주라고 했다. 이 모두가 X이론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다.


같은 X이론에서도 미국과 한국이 달랐다. 미국의 X이론 신봉자들은 각 종업원들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훈련시켜 주고 그대로 하지 않는 사람에게 불이익을 주었다. 그러나 한국의 대통령과 정부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고, 결과가 잘못되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다. 채찍에도 문제가 있지만 당근에도 문제가 많다. 리더십은 채찍과 당근으로 행사되는 것이 절대 아니다. 공무원에게 많은 보수를 주고 달래 주면서 무언가 잘해달라고 부탁하면 그들은 아무 일도 해내지 못한다. 목표가 없기 때문이다. 무언가 하는 척 하려니 공연히 규제만 늘고 비리만 증폭되는 것이다.


1950년대의 리더십은 인간의 성선설에 기초해서 발전됐다. 사람이라는 인격체는 자기성취감을 위해 일하며 남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어 하기 때문에 목표를 명확하게 제시해주고 동기를 유발시켜 주면 일일이 감독하지 않더라도 창의력을 발휘하여 열심히 일한다는 것이다. Y이론이었다. 이 이론에 입각해서 목표관리와 참여관리 방법이 탄생됐다. 목표가 애매하면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많은 회사들이 목표를 확실히 정해주지 못하고 있다. 한국 기업에 가장 확실한 목표가 있었다면 그것은 오직 '이윤 극대화' 뿐이었다.


목표관리란 목표에 이르기까지의 벤치마크를 선정해서 브레인스토밍에 의해 방향을 수정해 나가는 방법이다. 마치 크루즈 미사일을 목표로 유도해 나가는 과정과도 같은 것이다. 크루즈 미사일이 목표에 도달하려면 중간에 있는 몇 개의 저명한 지점에 미사일이 도달할 때마다 실제 지형과 탄두에 입력된 지형을 매치시켜 방향을 수정해 날아가야 한다. 목표관리 역시 사업의 진도가 매 벤치마크에 다다를 때마다 목표와 현실을 분석해서 궤도수정을 해나가는 과정인 것이다.


정부의 예산은 '네 돈이냐 내 돈이냐'라는 식으로 관리된다. 주인의식이 없는 것이다. 참여관리(Participative Management)는 특히 이러한 공공기관 경영에 매우 어필됐다. 책임자별로 경영성과를 평가할 수 있게 회계자료가 책임관리자 별로 수집되었다. 1980년대에 미군에서는 와인버거의 100만 달러 클럽이 생겨났다. 누구든 경영방법을 개선해서 100만 달러 이상의 예산을 절감시키면 와인버거의 100만 달러 클럽 회원이 되는 것이었다. 이는 범 군적인 참여관리를 유도했다. 와인버거 클럽 회원이 된다는 것은 금전적인 보상을 받는 것이 아니라 명예로 보상받는 것이었다. 그들은 그것을 더 자랑스러워했다.


1970년대의 리더십 연구는 리더의 '성격'에 맞추어 졌다. 리더의 성격에는 민주형 리더와 권위형 리더가 있다는 것이다. 민주형 리더는 인간관계를 가장 중요시하는 리더이며, 권위형 리더는 업무를 가장 중요시하는 리더라는 것이다. 여기서 권위라는 것은 업무능력에 의해 인정받는 권위를 의미했다. 독재와 공포수단에 의해 강요되는 권위의 뜻이 아니었다. 민주형 리더는 조직의 시스템이 중위권일 때에 가장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그러나 권위형 리더는 조직의 시스템이 최 상위권일 때와 최 하위권일 때에 가장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가치관에 의한 리더십 또는 문화에 의한 리더십 시대이다. 지금의 복잡한 조직에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일일이 해야 할 업무를 분담시키고 그것을 일일이 감시 감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조직원들 스스로가 최고 경영자의 입장에 서서 창의력을 발휘해 주어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만일 최고 경영자의 가치가 훌륭한 품질을 만들어내는 데 있다면, 모든 사원들은 품질을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사장의 입장에서 창의력을 발휘해줄 것이다. 품질향상은 인간 전체의 행복을 위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지고한 가치가 있다. 따라서 누구나 동기만 부여받으면 그가 하는 일에 대해 프라이드를 느낄 수 있다.


최고 경영자의 가치관이 훌륭해야만 많은 사원들이 그의 입장에 서주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의 철학이 훌륭하지 못하면 소수의 간부만이 자기들의 성과를 돋보이게 하려고 회사의 운명을 헐어가게 될 것이다. 훌륭한 경영자의 자질은 인격보다는 능력이다. 군에서의 사례들은 매우 시사적이다. 체력도 단단하고 미남에다 재주도 뛰어나, 주위로부터 부러움을 받는 장교들이 예상과는 달리 리더십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던 반면 비교적 볼품없는 장교가 성공하는 사례들이 많았다. 리더는 서커스에서 밧줄을 타는 재주꾼이거나 태권도에서 엄청난 파괴력을 보여주는 강자이어야 할 필요가 없다. 리더는 자기 자신의 전문적인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아니라 수많은 부하들의 능력을 계발시키고 조합하는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다.


체력도 훌륭하고 외모와 매너가 뛰어난 한 소위 장교가 있었다. 그는 부하들 앞에서 믿음직스런 모습으로 '나를 따르라'고 하며 손수 30명 단위의 소대를 이끌고 산에 오르는 훈련을 했다. 나무숲이 우거져 있어서 조금만 움직여도 소리가 나는 산이 있었다. 그 산을 적에게 들키지 않고 올라가야만 피해 없이 고지를 점령할 수 있었다. 그는 부하들에게 젊음의 혈기를 부추기며 그의 체력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병사들과 함께 몸소 산을 올랐다. 소리 없이 산에 오르는 것과 혈기는 정반대였다. 뜨거운 여름날이라 그의 병사들은 땀에 절고 쐐기에 쏘이면서 여러 번씩 반복해 산을 올랐다.


그러나 몸이 약해 보이는 장교는 병사들을 그늘에 앉혀놓고 소리 내지 않고 산에 오르는 방법에 대해 꾀를 짜기 시작했다. 꾀가 나올 때마다 시범 병이 그것을 시험해 보였다. 병사들은 소리를 내지 않고 산에 오르는 방법을 앉아서 두뇌로 터득했다. 그리고 한사람씩 그 방법들을 터득하도록 연습시켰다. 실수를 저지르는 병사에게는 그의 동료들이 주의도 주고 요령도 가르쳐 주었다.


드디어 심판관이 캄캄한 밤중에 산위에 올라가 소대원 전체를 소리 내지 않고 올라와 보라고 지시했다. 연약해 보이는 장교가 지휘한 소대는 심판관이 전혀 눈치 채지 못하게 산정에 올랐다. 심판관은 그의 귀를 의심까지 했다. 그러나 그 건장한 장교가 이끈 소대는 초장부터 소리가 났다. 아무리 많은 훈련을 쌓았지만 그들은 요령 없는 노동만 반복한 것이었다.


옛날 일본에 두 사람의 무사가 겨루기를 했다. 병졸들을 두 진영으로 편 갈라 무술 게임을 하는 것이었다. A라는 무사는 병졸들에게 긴 창을 지급해서 매일같이 지치도록 맹훈련시켰다. 하지만 B라는 무사는 병사들에게 축구만 시켰다. 결전의 날이 다가오자 B진영 병사들은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자기들보고 긴 창에 찔려 죽으라는 것이 아니냐고 항의했다. 그 때에야 무사 B는 매우 짧은 창을 하나씩 지급해 주었다. 축구를 해서 몸이 날래졌으니 짧은 창으로 이겨보라는 것이었다. 요령은 단 한가지였다. A진영 병졸들이 긴 창을 가지고 일렬로 진격해 올 때에 짧은 창으로 긴 창의 창끝을 옆으로 치라는 것이었다. 긴 창이 옆으로 힘없이 돌아가면 한 손으로는 적의 창대를 잡고 다른 손으로는 적을 찌르라는 것이었다. 물론 결과는 B진영의 완승이었다.


리더십을 막연히 사람을 이끌어 가는 기술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지금의 리더십 상황은 옛날 벌판에서 적진을 향해 진격하게 만드는 식의 단순한 사항이 아니다. 우선 목표가 애매하면 사람을 이끌어봐야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한다. 이끌려가다가 성과가 없으면 그 다음부터는 아무도 그를 따라주지 않는다. 최고경영자 자신의 철학, 인품 그리고 매너는 훌륭한 리더십의 극히 작은 요소에 불과하다.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비전과 통합능력이다. 유능한 지휘관은 작전 계획을 세울 때 부하들의 움직임을 머리에 그린다. 그러나 무능한 지휘관은 작전참모가 가져오는 작전계획을 결재한다. 비전과 통합능력의 차이다. 전쟁의 승패는 이미 작전계획으로 판가름 나있는 것이고, 내일의 전투는 오늘의 작전계획과 병사들의 훈련된 순발력을 실현해 보이는 것에 불과하다.  


전쟁은 불확실성의 연속이며 의외성이 너무 많기 때문에 싸워봐야 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불확실성과 의외성은 커다란 줄거리를 맴도는 아류들에 불과한 것이다. 이러한 지휘관들은 전시에 부하들의 생명을 값없이 절단 낸다. 회사에서도 이렇게 막연한 생각으로 부하들을 다루는 간부들이 많다. 이렇기 때문에 사실상 한국 회사들의 간부직 중 80%가 공백으로 비어 있다 해도 회사의 성장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간부의 역할이 80% 이상이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는 그 반대다. 한국 회사는 기능공이 운영해 왔다. 외국 기술자가 와서 세워준 공장을 기능공들이 인수해서 가동해온 것이다. 따라서 간부들이 없어도 공장은 자동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 한국 회사의 간부들은 생산성을 향상시킨 것이 아니라 많은 경우에 오히려 결재서류에 시비를 걸면서 걸림돌이 돼 왔다. 불확실성 속에도 맥과 룰이 흐르고 있다. 그 맥을 보고 룰을 찾아내는 지휘관만이 비전을 보는 것이다.


더 간단한 경우를 보자. 두 사람의 주부가 파출부를 사용했다. 주부 A는 파출부를 매우 쉽게 그리고 인격적으로 부렸다. 아침에 파출부가 도착하자 '아주머니 이 집을 아주머니 집으로 알고 구석구석 잘 좀 해주세요'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B라는 주부는 전날 밤 늦게까지 파출부가 해야 할 일을 순서대로 기록했다. 착안 사항과 안전수칙을 메모했다가 이튿날 파출부가 나오자 파출부를 안내하면서 착안점과 안전수칙을 세세하게 지시했다.


여기에 여러 명의 파출부를 보태보자. A형의 주부는 '여러분들, 서로 합심하고 협조해서 잘 들 해주세요' 하고 부탁할 것이다. 이런 부탁의 말을 들은 파출부들 사이에는 어려운 일, 쉬운 일 따지면서 갈등할 것이고, 사고도 낼 것이다. A형의 주부는 파출부들에게 짜증을 내고 장차 같은 일이 반복되면 용서하지 않겠다고 위협을 할 것이다. 그러나 그 후에도 파출부들이 하는 일에는 진전이 없을 것이다. 반면 B형의 주부는 여러 명의 파출부를 부리기 위해 더 많은 생각을 할 것이고 더 꼼꼼한 계획을 세울 것이다. B형의 주부에게는 경영의 자질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적 정서로는 A형의 주부를 바람직한 경영 스타일이라고 생각들 할 것이다. 한국의 수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A형의 주부처럼 사람을 부리고 있다. 대통령과 장관들도 A형의 주부처럼 일하고 있으며 계장이상의 회사 간부들도 이렇게 일하고 있다. 부하들에게 내일 일을 시키려면 경영자는 오늘 일해야 한다. 목표를 세우고 각자의 임무를 창출해 내야 한다. 그 임무에 대해 교육과 훈련도 시켜야 한다.


월남에서 1소대장과 2소대장이 있었다. 작전이 있을 때마다 1소대장은 며칠 전부터 병사들을 이끌고 들판에 나가 예상되는 모든 접전 상황을 가상해가면서 병사들의 상상력을 동원시켰다. 그러나 2소대장은 '며칠 후부터 병사들이 고생할 테니' 지금부터 푹 쉬어두라며 맥주도 사주고 오락시간도 마련해 주었다. 작전 결과 1소대장은 언제나 많은 전과를 이룩한 반면 한 명의 병사도 잃지 않았다. 그러나 2소대장은 병사들도 잃었고 전과도 올리지 못했다. 이 사례는 리더십의 전형으로 인용될만한 것이다.


리더가 해야 할 일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의 지휘 하에 있는 인간 에너지를 가지고 무엇을 달성할 것인가를 정해야 하는 것이다. 목표를 정하는 일이다. 목표가 정해진 후 리더가 두 번째로 해야 할 일은 목표를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주는 일이다. 목표에 이르는 통로와 도구를 마련해 주고 장애물을 제거해 주며 소수의 이탈자를 예방하기 위해 견제와 균형을 절차 화하는 일이다. 세 번째로 해야 할 일은 동기를 유발시키기 위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일이다. 이 세 가지 절차는 리더십의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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