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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투 원순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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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유의깃발 작성일11-10-07 16:31 조회1,4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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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읍(邑) 시장면(面) 당선동(洞) 꿈깨리(里)에 위치한 원순골.
입구에 들어서자 반갑지않은 퀴퀴한 냄새가 우선 나를 반긴다.
주위를 둘러보니, 진흙범벅으로 질척거리는 수렁같은 늪을 중심으로 집들이 모여있다.    
지나가는 한 주민에게 이 늪의 이름이 뭔지 물어보니, 희망제작(沼)라 퉁명스레 일러주곤 제 갈길을 재촉한다.
그리고 이 늪의 초입엔 하나의 커다란 재단(齋壇)이 놓여있는데, 푯말에 씌여진 글의 내용은 이렇다.
'용이 되어 승천하지 못한 이무기가 이곳에 있어, 하늘로 올려보내려 사람들이 그리도 애를 썼건만, 노력도 헛되이 결국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철수(撤收)하고 말았기에, 그 이무기의 애달픈 한(恨)을 달래고자 재단을 쌓아 그 넋을 기리니, 이 재단을 아름다운 재단(齋壇)이라 부른다'

 

그나저나 정말 무슨 이무기같은 괴물이라도 나올 것같은 으스스한 분위기의 늪과, 전설에 불과한 이무기의 恨 운운하는 사람들이, 이름은 무슨 희망이니 아름다운이니로 잘도 갖다 붙였다.
이런 꺼림칙한 곳에서 나도 철수하련다.
조금 더 마을 안쪽으로 걸어가니 '원순(門) 네거리'가 보인다.
적지않은 주민들이 모여있고 떠들썩거림에 뭔가싶어 다가가본다.
무슨 웅변대회라도 하나보다.
제 차례를 기다리는 이들이 나란히 줄맞춰 서있고, 단상에선 왠 수염기른 이가 두 팔을 있는 힘껏 들어오리며 목청껏 외친다.
"김일성(城) 만세!

10년 전쟁으로 청와성(靑瓦城)을 비롯한 한양성(漢陽城)과 경기성(京畿城) 그리고 경북성(慶北城) 등 주요 성들이 함락되어, 이제 겨우 하나 남은 유일한 성인 '김일성(城)'을 지켜내기 위해, 하루에 한 번은 이 원순문 네거리에 원순골 주민들이 모여 의무적으로 이리 외친다한다.
그러고보니 단상 옆에서 휘날리는 깃발이 하나있는데, 뭐라 쓰여있노?
'표현의 자유'?
김일성 만세를 외치는게 '진짜 소중한 그들만의 권리'란다.
줄여서 '진중권'이라나 뭐라나..
어쨌든 가장 크게 그리고 열성적으로 김일성 만세를 외치는 자에겐, 저 늪너머 재물이 가득히 묻혀있는 벌판인 재벌에서 억지로 파내온 보화를 나눠주고, 1등상을 받은 이는 감읍의 표시로 특정 노래를 반드시 불러야하는데, 이 노래를 모금 전문가(歌)라 한단다. 

고개 절레이게 하는 기가 찬 장면을 뒤로하고 터벅터벅 걸어가다보니, 마을 주민을 위한 운동장이 눈에 들어온다.
시끄러운 고함소리가 나는 걸 보니 싸움이라도 났나보다.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것이 남들 싸우는 것이라, 무슨 일인가 싶어 고개 슬쩍 디밀어본다.
조잡한 칠판에 고대 연대라 써있는 걸보니, 이 둘이 무슨 체육대회라도 하다 시비가 붙었나 싶어 좀 더 가까이 다가가니, 땅바닥엔 '오오미 슨상님, 시방 고대라 하셨소?'라 쓰여있는 현수막이 널부러져있고, 상대편이 아닌 같은 연대편끼리 삿대질을 해대고 있다.
얼핏 들어보니, "특정지역을 비하하는.." "수준이 이것밖에 안 되.." "같은 학교 학생인 게 부끄.."류가 주종을 이룬다.

그런데 특히나 큰 목소리로 눈을 부라리며 마치 잡아먹을 듯 주먹을 휘둘러대는 무리가 눈에 띈다.
저마다 완장을 차고있는데, 거기엔 '연대'라고 써있고.
"아~ 연대를 대표하고 책임지는 이들이구나~"라 생각한 것도 잠시, 그들이 팔을 들어올리자 완장의
'연대'라는 글자 앞에 두 자가 더 적혀있다. 
'참여'.. 그럼 참여연대?
참여연대도 연대(延大)인겨?
그런겨?

100%에 가까운 안으로 굽는 팔을 가진 이들이, 참여라는 미명하에 참견만을 일삼고 있으니..
그것도 다른 특정지역에 대해서는, 그 누가 아무리 험한 막말과 조롱으로 비하하더라도, 입에 자물통채우고는 눈만 껌뻑대다가도, '특정지역 사투리' 특히나 '슨상님'이란 단어만 나오면, 그들의 눈은 순식간에 흰자위만으로 가득차게 된다.
자격지심으로의 피해의식은 실로 병적이라 하겠다.
앞서 봤던 "김일성(城) 만세!"는 표현의 자유로서 목청껏 부르짖어도 무방하고, '오오미 슨상님'은 글이라도 이리 표현하면 죽일 놈이 되는가?
그들의 절대 모순적 행태에 혀를 차며 동네 골목에 접어든다. 

이제 겨우 예닐곱 살이나 됐을까?
어린 아이 하나가 골목 이곳 저곳 눈을 돌려가며, 바삐 무언가를 녹슨 칼모양의 쇠꼬챙이로 찍어 넝마에 담는다.
못쓰는 종이쪼가리 같은데..
뭘 하느냐고 물어보자, 그 아이는 천진한 눈망울로 폐지(廢紙)를 줍는단다.
폐지?
왜?

 

이곳 원순골에선 계절마다 1년에 네번,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는 멀쩡한 종이를 구기거나 찢어서 길거리에 내버린단다.
그리고는 나이 어린 아이와 학생들을 시켜 이 폐지를 줍게 하고, 이 폐지들을 모아서는 마을 내에 있는 조그만 박물관 창고에 쌓아놓는단다. 
그리고는 이 쌓아놓은 폐지뭉치에 명칭을 붙이는데, 그 이름이 '국보법 폐지(廢紙)'라고한다네.
이처럼 순수한 아이들과 학생들을 시켜서 폐지를 줍게 강요하는 이들의 집단을 전교조(組)라 부르며, 또한 실력도 없이 그저 삐익~ 삑거리는 소음수준의 현악기 연주로 이들 전교조를 응원하는 수장이 있는데, 이름이 곽노현(絃)이라며 묻지도 않는 말까지 들려준다.
지금은 이 곳을 떠나 동가식 서가숙의 무상숙식에 재미붙였다는 말도 들었다며..  

미래가 걱정되는 이 아이에 대한 왠지모를 서글픔을 뒤로하고, 다시 길을 걷는다. 
보란듯 뒷굽 잡아뜯은 구두를 신은 한 주민은, 여름이 지난지도 오랜데 아직도 영선(扇)이란 부채를 장난감마냥 다루며 비릿한 웃음을 흘리고있고, 그 옆엔 학규(葵)라는 이름의 원순골 특산 품종의 해바라기가, 이리저리 시도 때도 없이 꽃대를 돌리고 있다.
또 한 쪽에선 온갖 오물로 그득한 웅덩이에 고인 썩은 물인, 무하마드 깐수(水)를 보호한답시고 난리도 아니고, 구미유학생간첩(妾)이란 첩과 딴살림차리려 얻어놓은 방인 가석방(房)에서 히히덕대는 자도 보이며, 윗쪽 동네의 거듭된 패악질에도 불구하고, 알아서 설설기며 소젖에서 짜낸 유지(乳脂)와, 그들을 향한 변치않는 굳건한 마음을 담은 강화(强花)라는 이름의 꽃을 보내 비위를 맞추자 소리치는 이도 있고, 남성과 여성 그리고 정체성 모호한 중성(?)도 모자라, 공산주의 활동 허용(容)이라는 패악에 찌든 얼굴까지 다양성이란 이름 하에 존중하자 떠들어대는 이들이 모여사는 곳..

우리는 이곳을 원순골이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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