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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6.25전쟁 한국민에게 끼친 상처 사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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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좋은나라 작성일11-10-04 20:26 조회1,55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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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6·25전쟁 한국민에게 끼친 상처 사과해야”

[중앙일보] 입력  2011.10.04 15:40

중국군 기밀 인용 ‘한국전 논문’ … 11년 옥살이 추이 박사

2 일 홍콩 금융가 센트럴을 찾은 홍콩 정치학자 데이비드 추이 박사. 그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비밀자료를 인용해 북한의 6·25 남침을 서술한 혐의로 11년간 옥고를 치르다 지난 6월 석방됐다. 추이 박사는 "사료로 증명이 끝난 북한의 남침에 대해 북침설이 떠도는 것은 어이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조선전쟁(6·25전쟁의 중국식 표현 중 하나)의 원인은 사료를 통해 이미 명명백백해진 일 아닌가요. 한국 사회에서 아직도 북침설이나 자연발생적 내전론(內戰論)이 떠돈다니 말문이 막히는군요.”

 
본지 7월 30일자 1면.
중 국 인민해방군 기밀문서 등을 기초로 중공군의 참전 경위를 비롯한 6·25전쟁사를 중국 입장에서 재조명한 홍콩 정치학자 데이비드 추이(徐澤榮·57) 박사는 “조선전쟁 발발의 1차적, 그리고 가장 큰 책임은 김일성에게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인민해방군의 비밀자료를 인용한 혐의로 11년간 옥고를 치르다 지난 6월 석방됐다. ▶<본지 7월 30일자 1면>

  1999년 그는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조선전쟁(6·25전쟁)에서 중국의 역할’이란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논문에서 6·25전쟁을 김일성이 기획 단계부터 주도하며 마오쩌둥(毛澤東·모택동·1893~1976)의 지원 의사를 이끌어낸 뒤, 소련 지도자 이오시프 스탈린(Iosip Stalin·1878~1953)의 비준을 거쳐 시작한 매우 계획적인 전쟁으로 규정했다. 그가 이 논문을 낸 지 12년이 지났는데도 한국 일부에선 남침을 역사적 진실로 받아들이지 않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추이 박사의 논문은 옹진반도 등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났던 분쟁이 자연스레 남북 내전으로 발전했다는 브루스 커밍스(Bruce Cumings·68) 미국 시카고대 석좌교수의 주장을 정면으로 뒤집었다.

브루스 커밍스
 3일 새벽 영국으로 떠나는 추이 박사를 홍콩 금융가 센트럴에서 본지가 단독 인터뷰했다.

-한국 사회에선 남침유도설이나 자연발생 내전론을 주장하는 사람이 여전히 있다.

  “그럴 수가 있나. 이미 사료를 통해 김일성이 주도한 남침으로 증명이 끝난 일인데…. 브루스 커밍스의 수정주의 사관은 쌍방이 서로 전쟁에 책임이 있다는 말 아닌가. 물론 이승만도 북침통일 주장을 펴긴 했다. 당시 통일 의지는 남북 모두에 있었다. 하지만 이승만은 미국의 반대로 말로만 그치고 말았으나 김일성은 마오쩌둥과 스탈린을 끌어들여 남침을 현실화했다. 이게 어떻게 같은가. 남침유도설은 언어도단이다.”

 -지난해 시진핑(習近平·습근평) 중국 국가부주석이 ‘항미원조전쟁(抗美援朝戰爭·미국에 대항하고 북한을 도운 전쟁이란 중국 당국이 6·25전쟁을 가리키는 용어)은 정의(正義)의 전쟁’이라고 한 발언이 논란이 됐다.

  “중국 입장에서 항미원조 전쟁은 말 그대로 국가안보를 위해 국경에서 만나야 하는 미군을 사전에 차단하고 북한을 지원한 전쟁이라는 의미다. 아편전쟁 이후 외침에 시달려 왔던 중국이 서방의 군대와 싸워 대등하게 전적을 쌓았다는 자신감은 국가 재건에 큰 자산이 됐다. 중국의 국익에는 의의가 큰 전쟁이었다.”

 -중국의 국익을 위한 전쟁 경험이 한·중 관계의 미래에 걸림돌이 되진 않을까.

  “마오의 개인적 사정과 소련으로부터의 원조 등 조선전쟁 참전은 당시 중국 입장에선 불가피했던 측면이 있다. 양국이 역사적인 형제 관계를 회복하려면 한국 국민에게 끼친 상처에 대해 사과하고 보상해야 한다. 그게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그 논문을 쓰게 됐나.

  “이미 1993년 소련 문서 일부가 해제되면서 전쟁의 원인이 드러났다. 내 연구의 초점은 국민당과의 내전으로 피폐해진 신생 중국이 왜 대만 공략을 뒤로 미루고 조선전쟁에 참전하게 됐느냐 하는 것이었다. 김일성은 스탈린이 세운 꼭두각시 아니었나. 친소 정권을 위해 중국이 왜 파병했느냐는 학술적으로 흥미진진한 연구주제였다. 94년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김영삼 대통령에게 전해준 6·25전쟁 관련 문서 사본을 한국의 연구기관·학계 인사들로부터 지원받고 인민해방군 내부 문서를 기초로 논문을 썼다.”

 -50년 당시 중공군 참전의 진짜 이유는.

  “무엇보다 마오쩌둥과 스탈린의 관계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었다. 소련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과 싸우느라 1200만 명을 잃었다. 그러자 스탈린은 당시 전신과 특사 등을 통해 10여 차례 마오쩌둥에게 파병을 요청했다. 하지만 스탈린 정권의 붕괴가 우려될 정도로 절박했던 소련의 사정을 꿰고 있던 마오쩌둥은 이를 묵살했다. 스탈린의 보복은 무시무시했다. 국제공산당기구를 통해 중국을 비난하는 결의를 채택했다. 43년엔 친소 군벌 성스차이(盛世才·성세재·1897~1970)가 지배하던 신장(新疆)에서 마오의 동생 마오쩌민(毛澤民·모택민·1896~1943)이 감방에서 살해당했다. 그리고 미국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동분서주했던 군벌 출신 펑위샹(馮玉祥·풍옥상·1882~1948)이 48년 흑해 해상의 소련 배에서 원인 모를 화재로 숨졌다. 마오는 언제든 자신의 정권을 뒤집어버릴 수 있는 스탈린을 의식할 수밖에 없었다. 마오와 스탈린의 관계는 이를테면 본사 사장과 지역 본부장 같은 관계였다. 인사권자가 밀어붙이는데 어떻게 더 피할 수 있었겠나.”

 -중국 공산당 정치국에선 참전을 반대하지 않았나.

  “미군이 참전할 경우 친소련파가 득세하고 있던 만주 지역으로 소련군이 진주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당시 지도부에 팽배했다. 인민정부 부주석 가오강(高崗·고강·1905~54)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던 만주 지역의 주력군을 6·25전쟁에 보내 소진시키는 효과도 노렸을 것이다. 특히 신중국 재건의 지원을 소련으로부터 받아야 하는 중국으로선 참전을 거부하기가 어려웠던 측면도 있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옥스퍼드대에서 방문학자로 활동하며 조선전쟁 관련 논문을 영문판 책으로 펴낼 예정이다. ”

홍콩=정용환 특파원

옥스퍼드 정치학 박사 … 중앙당에 ‘홍콩 일국양제’ 보고서도

◆데이비드 추이 박사=
홍 콩에 거주하는 중국 출신 정치학자다. 2000년 국가기밀누설죄로 징역 13년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지난 6월 감형돼 석방됐다. 1980년대 중반 홍콩으로 건너가 관영 신화통신에서 재직했다. 홍콩 중문(中文)대에서 정치행정학 석사를 마친 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박사학위(정치학)를 받았다. 81년 제출한 보고서 ‘홍콩 일국양제(一國兩制·한 나라 두 체제) 제언’은 당 중앙에까지 올라가 지도부 인사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항미원조전쟁(抗美援朝戰爭)=중국 정부가 6·25전쟁을 가리키는 용어. 남북 간 내전 성격의 한국전쟁에 미국이 개입하자 이를 저지하고 북한을 돕기 위해 중국이 참전을 결정하게 됐다는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담은 명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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