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개가 짖으면 주인이 나와야 한다.
“무엇 하러 주민투표를 해서 당을 곤혼스럽게 만드나?”
어제(8월 18일) 한나라당의 유승민이 한 소리이다. 유승민은 서울 유권자 5백 만 명을 물어 뜯은 셈이다. 개 같았으면, 아가리의 이빨이 모두 망가지고 턱뼈가 빠졌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으로 보아 유승민은 개 아가리보다 훨씬 더 튼튼한 입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5백 만 명이란 계산은 이렇게 나온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서울 시민의 66%가 세금급식 주민투표에 관해서 “투표할 뜻이 있다”고 말했다. 유권자를 8백만으로 잡을 때 대략 5백30만 명이다. 유승민은 그 발언을 통해 이 수많은 서울시민의 가슴을 물어뜯은 것이다.
대한민국 정치는 줄서기 아니면 편가르기일 뿐이다. 한나라는 유력 대권 후보 뒤에 옹기종기 모이는 줄서기 정치를 하고, 야권은 국민의 증오심을 부추기는 편가르기 정치를 한다. 유승민은 박근혜 치마자락에 찰싹 달라붙은 줄서기 대표주자이다. 자, 이런 인종이 서울 시민 5백만명을 물어뜯은 게다.
유승민은 크게 착각하고 있다. 첫째, 유승민은 스스로 오세훈을 물어뜯은 줄로 안다. 아니다. 유승민이 물어 뜯은 것은 서명을 한 서울시민 50여 만 명과, 투표의사가 있는 시민 5백여만 명이다. 이번 투표는 시민이 발의해서, 시민이 의사를 표현하는 시민정치의 한판 축제이다. 오세훈이의 잔치판이 아니다. 그는 이미 대선불출마를 선언하지 않았는가! 이번 주민투표의 의미를 축소함으로써 유승민은 시민의 얼굴에 침을 뱉고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둘째, 유승민은 이번 주민투표를 공격하고 망침으로써 박근혜에게 충성을 다하고 있는 줄로 안다. 개에 비유하자면, 동네 사람을 물어뜯은 다음에, 스스로 ‘명견’이라고 의기양양 뽐내는 되먹지 못한 잡종 투견에 해당한다. 이번 주민투표가 (그럴 리 없지만) 완전히 망가지면, 당신이 충성을 바치는 박근혜는 물론 한나라당 전체가 존재 가치가 없어진다. 개인의 자조정신과 독립성이 바로 대한민국을 발전시켜온 가장 강력한 정신적 에너지였다. 박정희가 직접 지은 “잘 살아 보세~”란 가사 역시 이 자조정신과 독립성에 대한 호소였었다. 박정희가 심혈을 기울였던 국민교육헌장의 처음 구절 “우리는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띄고..”라는 부분도 바로 이 자조정신과 독립성에 대한 호소였다.
유승민! 지금 당신이 해야 할 일은 박근혜의 복심을 지레 짐작해서 수백만 서울시민의 가슴에 대못질을 하고 그 심장을 물어뜯는 야비한 행위가 아니다. 설혹 그게 박근혜의 복심이라 하더라도, 박근혜에게 충정을 바치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행동해서는 안 된다. 박근혜에게 지금 상황의 본질을 정확하게 설명해 주는 것이 충성스런 부하의 도리이다.
첫째, 당신은 박근혜에게 이번 주민투표가 시민정치, 시민주권의 한판 축제라는 점을 명확하게 이해시켜야 한다.
둘째, 당신은 박근혜에게 이번 주민투표가 무분별한 세금복지 풍조를 수습할 수 있을 것인가, 혹은 대한민국을 집어삼키는 세금-정체 블랙홀이 만들어질 것인가를 결정짓는 분수령이라는 점을 충분히 이해시켜야 한다.
셋째, 당신은 이번 주민투표가 박살 날 때에는, 한나라 지지층 대다수가 박근혜를 비롯한 한나라당 전체에 대해 등을 돌리게 된다는 점을 실감시켜야 한다.
자, 유승민! 동네 사람을 마구 물어뜯고 죽이는 미친 잡종 투견 같은 천하고 위험스런 존재가 될 것인가? 아니면 박근혜를 충정으로 보필하는 지혜로운 부하가 될 것인가? 선택은 당신 자신에게 달려 있다.
11.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