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소대원들과 소대장님이 전사했어[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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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안케 작성일12-01-19 00:08 조회1,948회 댓글2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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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소대원들과 소대장님이 전사 했어
김 종일 하사와 권 준 병장은 제1소대 향도 서 영 학 하사가 무사하기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
수색중대 제1소대 향도 서 영 학 하사는 제2소대 3분대장 김 종일 하사와 먼 친척간이며, 막연한 친구사이기도 했다.
그리고 권 준 병장과는 초등학교 동창생이었다.
마침, 이때!
서 영 학 하사가 제1소대 맨 후미에서 기진맥진한 모습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도로 아래쪽에서 귀 밑에 피를 줄줄 흘리면서 힘없이 올라오고 있었다.
김 종일 하사와 권 준 병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힘없이 올라오고 있는 서 하사에게 급히 달려가 부축을 하였다.
“괜찮아?”
“어디 다친 데는 없나?”
미처 대답을 기다릴 새도 없이 다그쳐 물었다.
피가 흐르고 있는 서 영 학 하사의 귀 밑을 가리키며,
“피가 나고 있어!, 어떻게 된 거야?”
권 병장이 애처로운 표정으로 걱정스럽게 물었다.
서 영 학 하사는, “나는 괜찮아!” 하였다.
다만 A K-47소총 탄환이 살짝 스치고 지나갔을 뿐이야.”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말했다.
서 하사는 우리를 안심시키려고 하는 말 같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것 같아 두 사람은 연신 서하사의 표정을 살피고 있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조금 전 까지만 해도 웃고 떠들던 전우들과 우리 소대장님이 전사하고 말았어, 하고 울먹이었다.”
“꽃다운 젊은 청춘을 피어보지도 못하고 저 세상으로 떠나고 말았어!”
앞날이 촉망되는 우리 소대장님과 전우들이었는데 하며,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이렇게 말을 꺼낸 서하사는 눈물을 펑펑 쏟아내며 목 놓아 엉엉 울기 시작했다.
같은 고향 대구출신, 제1소대장 임 진우 중위와 생사고락을 같이했던 전우들의 전사소식에 권 병장도 망연자실하였다.
목 놓아 슬프게 울고 있는 서하사와 같이 북받쳐오는 서러움에 권 병장도 울었다.
갑자기 주변은 사나이들의 진하고진한 눈물바다로 변하였다.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중대원들도 한동안 숙연해져 눈시울을 적시며 오열했다.
초죽음이 되다시피 해서 기진맥진한 몸으로 돌아온 서하사는 19번 도로 수색, 정찰 작전임무 수행 중, Q-커브지점에 기관총을 설치해 놓고 기다리고 있던 베트콩들의 매복 작전에 걸려들어 기습공격을 받았다고 했다.
중대장은 우측 어깨에 관통상을 입어 106병원으로 후송조치 되었다.
또, 제1소대장 임 진우 중위와 소대원 5명이 그 자리에서 장렬히 전사하였다.
그리고 2-3명의 중대원들이 행방불명되었다는 사실에 살아남은 중대원 모두들 망연자실하였다.
그 들은 적개심에 불타 분노의 이빨을 부드득 부드득 갈았다.
서 하사의 자초지종 전하는 말에 중대장 혼자만 106 병원으로 후송조치 되었다는 것을 고 참 병들은 믿지 않는 눈치였다.
그러나,
수색중대장 임 규 섭 대위는 우측 어깨에 관통상을 입고 후송 간 것이 사실이었다.
그는 중대 본부와 제1소대를 일렬 전술종대로 19번 도로를 따라 내려가면서 공격작전을 지휘하던 중 매복해 있던 적들의 기관총사격으로 기습공격을 받아 우측 어깨에 관통상을 입었던 것이다.
중대장 전령이었던 천안출신 김 강산 병장과 옆에 있던 경주출신 이 인형 상병과 함께 압박붕대로 급히 지혈을 시켰다. 힘이 장사였던 김 강산 병장이 얼른 등에 들쳐 업고 위험지역에서 급히 빠져나왔다.
그때 마침 근처에서 대기하고 있던 지원중대에서 파견 나온 106mm무반동총을 탑재한 짚 차에 태워 교전지역인, 19번 도로에서 600고지에 위치해 있는 제1중대 소도산 전술기지로 신속히 이동하였다.
급히 병원헬기를 요청해서 106병원으로 후송조치 시켰다고 했다.
당시, 수색중대 제2소대장 김진흥 중위는 특공대를 조직해서 다시 공격을 하자고 제안하였다. 제3소대장 정 종 태 중위는 중대 전원이 다 함께 재공격을 하자고 제안했다.
결국, 제2소대장 김진흥 중위의 의견에 동의해 특공대 작전을 감행하기로 하였다.
특공대 규모는 1개 소대에서 1개 분대규모로 조직하기로 하였다.
제2소대장 김진흥 중위는 비장한 각오로 소대원들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그는,
19번 도로 위에서 도로 밑으로 먼저 내려갔다.
도로위에 서 있는 소대원들을 향해 제1분대장 송 하사를 먼저 지명하고 김 영진 병장, 장 상병, 그 옆에 서있는 이 병장, 이런 식으로 지명하였다.
그 들을 도로 밑으로 불러 내렸다.
그리고 특공대로 명하였다.
차출된 특공대원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소대장 김진흥 중위의 의도대로 특공대 9명을 조직하게 된 것이다.
출동할 특공대 선봉에는 제2소대장 김진흥 중위 자신이 앞장선다고 했다.
특공대 명을 받은 대원들은 긴장된 모습으로 묵묵히 제2소대장 뒤를 따라 제3소대장 정종 태 중위가 이끄는 제3소대 특공대원들과 합류하였다.
처음 교전이 있었던 19번 도로 Q-커브공터로 내려갔다.
행방불명된 전우들의 구출작전과 전사한 전우들의 시신회수작전에 들어갔다.
- 계속 -
댓글목록
마르스님의 댓글
마르스 작성일
전쟁은 너무 비참합니다. 사랑하는 전우의 육신이 토막이 되어 날아가는 것을 목격하면서
분노와 공포를 경험하게되고, 자신의 정신도 점점 황폐해 가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격심한 전쟁 스트레스는 인간을 무감각한 살인기계로 만들거나,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결국 전장을 이탈하게도 만들지요,
따라서 군인에게 필요한 것은 공포를 이길수 있는 용기와
슬픔과 분노를 극복할 수있는 감정의 견고성입니다.
찢어지는 파편의 여운과 전우들의 비명소리속에서도
화약냄새와 뒤섞인 피비린내를 맡으며
묵묵히 조준사격을 할 수 있는 군인이야 말로 진정한 전사라고 할 수 있겠지요.
안케님의 댓글
안케 작성일
마르스님 긴 댓글 감사합니다.
뭐라 해도 전쟁은 싸워 이기겠다는 정신력에서 승패가 난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최신형 병기를 보유하였더라도 싸울 정신력이 없다면 최신형 무기도 고철에 불과 하지요.
그 당시 월남군이 그랬지요.
전쟁은 무섭고 두렵지요.
아마 적들도 마찬가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