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참전용사가 보내온 9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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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正道 작성일11-01-30 19:59 조회1,733회 댓글3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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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사회부에 독자가 보낸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자신을 1956년부터 00일보를 읽고 있는 장기 독자이자
참전유공자라고 소개한 그의 편지 속에는
9만원짜리 '통상환증서'가 동봉돼 있었다
.
9만원은 참전유공자가 매달 받는 '참전명예수당' 1개월치다.
그는 본지가 지난달 21~23일 연속 보도한
'6·25 참전용사들의 오늘'이란 기획 시리즈와
'생존참전용사 20만, 아직 늦지 않았다'는 칼럼을 보고
"큰 위로가 되었다"며 편지를 보내게 됐다고 했다.
그 돈으로 질 좋아진 막걸리 곁들인 회식 자리나 마련하라고 했다.
펜으로 또박또박 눌러 쓴 편지에선 왠지 모르게
수십년간 가슴 깊이 묻어왔을 설움과 절망, 분노가 묻어나는 듯했다.
그도 정부에 참전용사의 처우 개선을 요구했었나 보다.
하지만 그가 들은 답변은 "생존자가 너무 많다니깐요"라는 내용이었다고 한다.
그 순간 '내가 먼저 죽어 남은 유공자들의 처우 개선에 이바지할까,
끝까지 살아남아 버텨 볼까' 혼란스러운 마음이었다고 했다.
그랬던 심정이 신문을 읽으면서 진정이 되는 듯하다고….
작년 5월말 현재 생존해 있는 6·25 참전유공자는 23만5037명이다.
작년 말 생존자가 24만1583명이었으니
불과 다섯 달 새 6546명이 세상을 떠난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기대수명은 80.1세이다.
6.25참전용사들의 평균연령은 이미 80세를 훌쩍 넘은 상태다.
그들이 이 사회에서 사라지는 속도는 앞으로 훨씬 더 빨라질 수밖에 없다.
기획기사가 나간 첫날, 오전 6시50분에 전화가 걸려왔다.
평소 알고 지내던 장성출신 참전용사였다.
그는 기자의 이름을 한번 부르더니, 금세 울먹이는 목소리로 "고마워, 고마워"라고 말했다.
반응은 수도 없이 많았다.
도대체 누가 이들을 이렇게도 한(恨) 많은 존재로 만들었단 말인가.
그리고 우리는 그동안 무엇을 했단 말인가.
전쟁의 참상을 직접 보고 듣고 겪었던 참전용사들이 시퍼렇게 눈을 뜨고 있는데도
이념과 이해관계에 따라 6.25전쟁의 진상을 왜곡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것이 오늘날 우리 모습이다.
그들이 사라진다면 누가 있어 그날의 진실을 증언해 줄 것인가.
댓글목록
장학포님의 댓글
장학포 작성일
정부는 참전용사가 귀찮은 존재일 겁니다! 공짜돈 예산 나가는 걸로 생각할겁니다.
진정한 보은의 의미도 모를겁니다.
"생존자가 너무 많다니깐요!"란 그들의 쉽게 나오는 말 한마디가 얼마나 우리를 슬프게 하는지를 모르겠습니다.
정부 공직자의 식견과 인식이 이정도이니 우리들이 빨리 죽는 수밖에 없군요!
오스트랄리아(호주)에는 아무리 많아도 참전자와 유족에대한 예우와 보은정책이 잘 되어있다란 교민의 얘기를 들은바 있습니다.
교민들의 참전경력도 차별대우가 아니라 똑같이 보은혜택을 받는다지요!
지금 우리가 난민 구호품 받는듯 함이 아니라 적은 액수라도 국가의 정성이 담긴 진정한 보은이 아쉽습니다.
정도님의 옮긴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무안계님의 댓글
무안계 작성일학교 공짜점심에 무상 타령으로 온통 대한민국이 무상천국의 나라로 변모하는데 나라를 지킨 참전용사는 개밥의 도토리다.유기견 강아지한테도 한달에 7천원씩 보조한다는데 국가를 지킨 어르신한테 숫자가 (살아계신분)이 너무 많다니 천벌을 받을놈들...
正道님의 댓글
正道 작성일
"참전자가 많아서 예우를 해줄수 없다" ~정부고관대작의 국회 답변내용입니다..
'진솔하게 나는 좌익입니다 "하고 고백했으면 울분이나 삭히련만....
참전자자가 많다고 데모꾼만큼의 예우도 해주지 못하는 정부가 지금 제정신입니가?
조국위해 전쟁에 나가싸운 참전자를 이처럼 홀대하는 나라는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참전자의 예우는 국가안보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조국의 부름으로 전쟁에 나간 참전자를 홀대하면서.나라가 위란에 처하면
누가 감히 조국을 위해 "나가싸우라' 명령을 내릴수 있단 말입니가 오호 통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