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는 혹은 심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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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유의깃발 작성일10-05-16 09:11 조회2,950회 댓글4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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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알고 있던 이야기.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유람선을 타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마치 타이타닉의 그것처럼, 이 유람선도 거대한 빙하에 부딪혀 침몰의 위기를 맞았다. 그 중 살기위해 열명의 사람들이 필사적으로 구명정에 올랐지만, 불행히도 그 구명정이 태울 수 있는 인원은 일곱명에 불과함에, 이대로 있다간 열명 모두가 바다에 빠져 죽을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인 바, 일곱명이라도 살려면 당연히 세명이 희생되어야 하는데, 어느 누가 선뜻 나설 수 있겠는가? 시간은 흐르고 구명정은 조금씩 가라앉아 바닷물이 들어오고, 그리고 열 명의 사람들은 서로 눈치만 보고있는데..
몇 분의 침묵의 시간이 흐른 후, 마침내 결심한 듯 미국인이 벌떡 일어나더니 "사랑하는 미합중국이여, 영원하라~"를 소리치며 스스로 바다에 몸을 던진다. 이 얼마나 숭고한 희생정신인가? 그러자 또 한사람 독일인이 일어나 손을 들고서 "하이! 히틀러~"를 외치고는, 역시 바닷물에 몸을 던진다. 아~ 정말이지 너무나 위대한 결심이지 않은가! 이제 단 한사람만 희생하면 나머지 일곱명은 살 수 있는데.. 마침내 어쩔 수 없다는 듯 비장한 각오의 얼굴로 한사람이 일어난다. 아.. 자랑스런 한국인. 그는 결연한 눈빛으로 일어나더니 갑자기 옆에 있던 일본인을 밀어 바다에 빠뜨리고는 자랑스레 외친다. "대한독립 만세~~"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닌 딱 지금 우리의 모습이다.
자신의 그리고 자기가 지지하는 이의 모든 행태는 참이요 선이라 여기며, 반대로 자신과 다른 이를 지지하는 이들은 거짓이며 악이라 생각하고 있다.
스스로 바다에 뛰어드는 남을 위한 희생으로 표현될, 역지사지와 타인에 대한 배려 혹은 이해와는 담을 쌓고, 오로지 '너를 희생시켜야만 내가 산다'는 극단적인 배척심만이 심중에 가득함을 본다.
과연 내가 지지하는 이의 일거수일투족 어느 것 하나도 아쉬운 부분이 없을까?
진정 내가 지지하지않는 다른 이는, 숨쉬는 것마저도 비판의 영역에 두어야 정답일까?
물론 앞서의 이야기는 우스개일 뿐이지만, 이처럼 나는 하늘이 두쪽나는 한이 있더라도 결코 희생(이해)할 수 없다는 마음이라면, 서로 헤어지는 수 밖에는 없지싶다.
이토록 서로 증오하면서 어찌 한나라당이라는 그리고 수시로 드나드는 사이트에서 매일같이 얼굴 마주할 수 있겠는가 말이지.
차라리 '나는 나, 너는 너'의 영역에서 서로 돌을 던져대는게 속편하지 않을까 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희망의 끈을 완전히 놓고싶지 않기에, 비록 듣는 이 별로 없어도 이렇게 주절대고 있는 것이겠지.
나에게도 모자람은 없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그리고 나의 주장을 역설하되 역지사지를, 비판은 하되 과유불급을 언제나 생각하는 우리가 되기를, 나오는 한숨을 참으며 다시 한번 소망해 본다.
근래에 알게 된 이야기.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는 어느 아이스크림 매장에 두명의 친구가 들어갔다.
매장직원 : "어서오세요. 손님. 어떤 걸로 하시겠습니끼?"
친구 1 : (자주 사먹어 봤기에 자신있게) "'베리 베리 스트로 베리'로 주세요"
*참고로 '베리 베리 스트로 베리'란 이름의 아이스크림이 진짜 있음
매장직원 : "네, 알겠습니다. 같이 오신 분은요?"
친구 2 : (처음 와보는 지라 어떤 것들이 있는지 적혀있는 걸 봐도 잘 모르겠고, 그저 수퍼에서
사먹던 바닐라 아이스크림만 생각나고, 또 친구의 '베리 베리 스트로 베리'처럼
주문해야 되는 줄 알고는) "네. 저는 '닐라 닐라 바닐라' 주세요"
그러자 장난끼 어린 표정의 매장직원 왈 : "라따 라따 아라따"
잘 모르는 건 부끄러운게 아니다.
위 이야기처럼 모르면서도 마치 다 알고 있다는 듯 행세함이 진짜 부끄러운 것이지.
또한 여러 게시판에서, 자칫 잘못 말했다간 오해받지는 않을까(혹은 그간 좋은 관계였던 이들로 부터 비난받지 않을까)의 생각으로, 아예 "같은 걸로 주세요"라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동조하거나, 아니면 아예 못본 척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보기에 민망할 정도의 욕설을 섞은 막말을 쓰며 타인을 비아냥대도, 자신과 같은 이를 지지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적극적으로 공감을 표하거나, 아니면 못본 척 돌아서고 마는 모습.
그리고 정작 글쓴이의 의도(속내)는 살피려하지 않은 채, 그저 자판을 두드려 나타나는 글자 부스러기만을 보고는, 또 앞서와 같은 이유로 박수쳐대는 모습들..
이같이 오로지 내편 혹은 내편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정도에 지나친 또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는 말조차, 위에서 말했던 "같은 걸로 주세요"란 동감의 박수로 환영하거나, 그나마 의식이 있는 이들은 침묵이란 형식을 빌어 애써 외면하고 있다.
이런 모습이니, '닐라 닐라 바닐라'라는 아이스크림이 있는 줄 알고 섣부르게 외치는 것같은 주의주장은, 결국 진심을 말하려는 이들에게는 고개 절레임으로 다가들고, 분란을 노리는 자들에게는 "라따 라따 아라따"라는 비웃음으로 비칠 수 밖에..
'내편'이라는 자의적 판단만으로 이유불문으로 무등만 태울게 아니라, '정말 이건 아닌데..'싶은 것에 대해서는 무조건적 동조나 침묵이 아닌, 확실한 지적과 함께 발전을 위한 충고가 있어야 하겠다.
이런 제의가 별 공감받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댓글목록
한마디님의 댓글
한마디 작성일
깊은 산속 웅덩이에 두 여자가 빠졌답니다.
수염이 기다란 한 도사가 물에 빠져 허우적데며 사람 살려 달라고 아우성치는 두 여자를 보고서 그들을 구해 주려고 단숨에 달려 갔더니,
한 년은 조선년이고, 또 한 년은 일본년이더랍니다.
이 도사는 일본 년만 꺼내주고는 그냥 일어서더랍니다.
일본 년이 저 여자는 왜 꺼내주지 않는가고 물어 보았더니,
도사 曰,
한국 년은 손목만 잡아도 성추행죄로 고소를 하기 때문이라고...
"나 고소 당하기 싫거덩?"
라는 말을 남기고서는 곧장 가버리더랍니다.
장학포님의 댓글
장학포 작성일좋은 지적이네요! 그리고 해학적인 유머도 그 내포하고있는 말씀이 현실감 있고요! 님의 지적에 저를 반추해 보면서 가끔 부끄러운 경우가 없지않았나 한번 생각 해 봅니다.글이란 사람에 따라 읽는 분들을 위해 가끔 꽃단장과 화려함을 추구하기도 하지요만, 그것이 지나치면 본질이 벗어나니 정체성을 지켜야겠지요! 물론 타인에 인격적 메너는 최소한 지켜야 하고요.매사(每事)에 들뜸이 없이 자기가 아는 만큼의 정도를 지켜야지요! 좋은 지적말씀에 감사합니다.
중도12님의 댓글
중도12 작성일
자신의 유불리에 따라 다른 해석을 하면서 함께 살고 있는 당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그들의 선택이고, 서로 간의 공방 혹은 내부의 비판을 지켜보아야 할 것입니다(어떤 경우에는 내부 비판이 더욱 의미 있는 비판이 될 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결과에 따른 잘잘못은 국민이 다음 선거에서 반드시 심판을 하여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머리는 자신이, 재주는 타인이 부리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 인지상정이고, 그것이 그렇게 바르지 않다는 것은 모두 알고 있으나 적절한 행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한계들을 많이 경험합니다. 모든 것을 주는 나무는 없으며, 완벽한 무엇을 기대하기가 어렵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비판하면서 다음 선택까지 지켜보아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무궁화님의 댓글
무궁화 작성일
언중유골입니다. 웃기기도 하고 심각하기도 한 좋은 글입니다.
말 속에 말이 있음을 알아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