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미국인들, 정말 멋지네요. 박수를 보냅니다!”
버스 기사가 우는 아이를 안고 있는 여성 승객을 시끄럽다며 버스에서 쫓아내자 다른 승객들이 이에 항의하며 버스에서 함께 내리는 내용의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다. 전세계 네티즌들은 이름 없는 평범한 미국인들의 수준 높은 시민의식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지난 14일 AP통신 등 미국 매체들은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근처 버스에서 찍힌 한 편의 짧은 CCTV 영상을 소개했다.
1분51초짜리 CCTV 영상에는 우는 아이를 안고 있는 엄마에게 버스 기사가 다가간 뒤 여성이 버스에서 내리는 장면이 담겨 있다. 이후 어쩐 일인지 다른 승객들도 우르르 버스에서 모두 내린다.
보도에 따르면 포틀랜드 교외로 버스를 몰던 여성 운전기사는 운행 중 아기가 울자 “시끄러워 운전을 못하겠네”라고 소리쳤다. 버스기사의 예민한 행동에 다른 승객들은 “그냥 운전이나 잘 하세요. 당신 일이나 열심히 하시라고요”라고 지적했지만 버스 기사는 이를 따르지 않고 아예 버스를 세운 뒤 아기 엄마에게 “아기가 울음을 그칠 때까지 버스를 운전하지 않겠다”는 폭언을 내뱉었다.
아기 엄마는 결국 다른 승객들을 위해 힐스보로 정류장에서 내릴 수밖에 없었다. 이번엔 승객들이 가만히 있지 않았다. “아기가 운다고 내쫓아서 되겠어요?”라는 식으로 버스 기사에게 소리치자 버스 기사는 “그럼 당신들도 내리든지”라고 되받아쳤다. 버스 기사의 행동에 화가 난 승객들은 결국 모두 버스에서 내려 버렸다.
해당 버스 회사의 규정에는 운전기사가 이런 일로 승객을 내쫓을 수 없게 돼 있다. 해당 버스 회사에서 10년이나 근무한 문제의 버스 기사는 이후 조사에서 “아이가 보통 우는 게 아니었다고요. 비명을 지르듯 정말 끔찍할 정도로 울어댔다니까요”라고 해명했지만 징계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동영상을 본 전세계 네티즌들은 “(승객)여러분 모두 잘하셨어요. 아기한테 ‘무음’ 버튼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기 엄마도 아기 달래려고 노력했는데. 세상에 조용히 하지 않으면 내쫓는 대중교통이 어딨단 말입니까”라거나 “미국인들의 멋진 시민의식에 박수를 보냅니다”라는 댓글을 남기고 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