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길과 금태섭
페이지 정보
작성자 몽블랑 작성일12-09-08 22:32 조회3,785회 댓글0건관련링크
본문
<정준길과 금태섭>20120908
-목동에 사는 30대 음대 출신 여인들-
오래전 이야기다. 언론계에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다가 정부 고위직에
발탁됐던 선배 한 분이 정계에 입문하게 됐다. 여럿이 모여 축하하는 자리에서
물었다. "그렇게 양복입고 구두 신은 채 시궁창으로 뛰어드셔도 괜찮겠습니까?"
좌중에 폭소가 터졌다. 그분의 타고난 성품이나 학자같이 선비같이 살아온
그 분의 생활 자세를 잘 아는 후배들의 입장에서 볼 때 정치판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공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텔레비전을 보면 K-1이니 UFC니 하는 프로 격투기가 있다.
치고 박고 꺽고 목조르고...자기가 갖고 있는 격투기 기술을 다 해
상대를 제압하는 경기다. UFC는 8각형으로 새장같이 만든 쇠창살 안에서
피투성이가 되어 죽기 살기로 벌이는 잔인한 격투기이다.
격투기 경기는 인간으로서 저처럼 잔인하고 무자비할 수가 있을까 하고
욕을 하면서도 TV에서 자꾸 찾아보게 되는 중독성이 있는 것 같아서 희한하다.
우리 정치판도 마찬가지다. 정치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꼴들을 보면 도저히
상식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끊임없이 벌어지고 있다. 인간적인 신의는
따져 볼 것도 없고 온갖 부도덕과 패륜 비리 음모 술수 음해 배반이 판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정치행태에 대해 모두 욕들을 해가면서 지켜보고 있다.
요즘 정준길이라는 사람과 금태섭이라는 사람이 정치권에서 주고받는 언쟁을
보면 27년의 우정도 신의도 의리도 저버리고 갖은 모략 술수 음해로 상대방
죽이기에 혈안이 돼 있다. 어쩌다 그들이 정치판에 발을 들여놓더니
그 지경이 됐는지...
한 사람은 박근혜의 편에서 한 사람은 안철수의 편에서 대리인의 입장이 되어
공방(攻防)을 주고받는 형식이지만 교육적, 사회적, 정치적으로 볼 때
대선(大選)을 앞둔 한국의 정치판이 사람 사는 세상의 근본을 뿌리채 흔들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정준길은 '안철수의 뇌물과 여자문제'에 대해 市中에 떠도는 이야기를 친구인
금태섭에게 전해 주면서 "검증에 철저히 대비하지 못하면 죽는다"고 귀띔해
줬다는 주장이고, 금태섭은 "전혀 사실무근인 것을 가지고 안철수가 대선에
나오면 죽는다"고 협박했다는 주장이다.
두 사람의 갑론을박과 관련해 눈에 띄는 것은 민주당과 안철수 측이
"事實無根인 것을 사찰을 통해 알아낸 것이 아니냐"며 정치공세를 펴는 대목과
친구끼리의 대화가 아니라 안철수를 협박했다는 금태섭의 주장이다.
어느 쪽 주장이 어디까지 맞는 것이고 어디서부터가 과장인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사실무근인 것을 사찰을 통해 알아낸 것 아니냐"는 정치공세는
잘못된 것이다. '있지도 않았던 일을 억지로 만들어 냈다'면 말이 되지만
'있지도 않았던 일이라면 사찰을 통해 어떻게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사찰을 통해 알아냈다고 하는 것은 있었던 일이라는
사실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는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빠지는 것 아닌가?
어떻든 분명한 것은 정치 전략적으로 볼 때 금태섭을 앞세운 안철수 쪽이
훨씬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금태섭은 정준길의 전화를 받은 이틀 뒤
정확히 55시간이 지나서야 성명을 발표했다. 그동안 여러 차례 회의도 하고
전략도 짜고 내외의 자문도 충분히 받았을 것이다. 거기에 민주당과
좌파 선동선전 전문가들의 아이디어까지 보태졌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러나 정준길은 금태섭이 성명을 발표하자 한 시간 뒤에 서둘러 입장을
발표했다. 이 하나의 사실로만 봐서도 비록 떨어지긴 했어도 지난 4.11총선 때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에까지 출마했었다고 하는 정준길은 전략적으로
금태섭에게 진 것이다.
정준길이 금태섭의 행태를 보고 정치에 환멸을 느꼈다고 했다는 것은
패자(敗者)의 넋두리에 불과한 것이다. 한국 정치판은 인정사정 볼 것 없는
막가판이요 개판이 된지 오래다. 금태섭이 비록 한 발 늦게 정치에
기웃거리기는 하지만 지금의 한국적 정치판에는 그가 더 쉽게 적응하고
정략적이어서 성공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길게 봐서는 모를 일이기는 하지만...
그나저나 금태섭이 성명을 통해 거론한 목동에 사는 음대 출신의 30대 여인들이
남의 입에 오르게 된 것이 딱한 일이다. 목동에 살면서 음대 나온 30대 여성들이
한 둘도 아닐 테고...그들은 인터넷에, 온갖 풍설에,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