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째는 자들만 있지 꿰 메는 자들은 없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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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tallon 작성일12-01-06 09:39 조회4,09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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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동란 직후 필자가 초등학교 다닐 때 얘기다. 1954년경으로 기억한다. 그때는 산하가 온통 전쟁으로 만신창이가 된 때라 사회 꼴이 말이 아니었다. 예를 들면 집도절도 모두 불타고 신장로도 없어지고 다리도 끊긴 데가 동네마다 허다 했다. 그래서 군 공병대가 파견 나와서 이런저런 시설 복구에 나섰다. 그런 와중에 군에서 소위 후생사업이라 하여 군 장비를 이용 민간인들의 살림을 여러 면으로 도와준 일이 있다.

 

당시 우리집도 그 후생사업의 혜택을 조금 입었던 일이 생각난다. 그것은 우리의 논과 연결된 밭 약 500여 평을 까내서 기존의 논과 합치는 일이었다. 마침내 공병대 불도저가 울퉁불퉁했던 콩밭을 단박에 밀어내어 그전 논과 합쳐놨다. 파 헤 쳐 논 땅속에는 미처 생각 못했던 돌 더미가 엄청 났다. 일일이 사람 손으로 골라내야 하는 엄청난 일이 파생 된 것이다. 농사일이 익숙하지 않으신 아버지에겐 논 면적이 늘어난 기쁨보다는 사후 정지 작업걱정이 상상을 초월하셨을 것이다.

 

학교 파하고 오면 어린 나 자신 까지도 고사리 같은 손으로 망태기에다가 해가 질 때까지 돌멩이들을 파 날랐어야 했으니까 말이다. 농번기가 시작될 때까지 온 식구가 매달리는 고투 끝에 드디어 모를 심게 되었다. 넓어진 문전옥답을 바라보시는 아버지의 기쁨도 기쁨이지만 전 식구가 갑자기 부자가 된 느낌 이었다 지금으로 치면 숨을 몰아 쉬며 드디어 산정상에 오른 등산객의 성취감에 비유 될 만한 일이었던 것이다.


필자가 왜 뜬금없이 불도저가 밭 까낸 얘길 하느냐 하면, 요즘 대한민국엔

불도저같이 까낼 줄만 알았지 쓸모 있게 정지하는 자는 전무해보이고게다가

논두렁에 구멍 내는 두더지 같은 잔챙이들까지 합세하니 제아무리 문전옥답이라도 가을 추수는 언감생심 꿈도 못 꾸고 봄에 모조자 못 낼 판 같아 보이는 게 작금의 현실로 투영되기 때문이다.

 

입으론 모두가 애국자인체하지만 모두가 남의 흠만 까내려 혈안이 되어 날뛰고 있다. 옛말이 있듯이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자 없는 것이다(No man is infallible). 26세의 애송이부터 고희의 늙은이까지 모두가 자기들은 흠이 없는(Faultless) 만사에 지존같이 거드름을 펴대고 있다. 마치 루이 14세나 된 양 말이다. 그뿐인가? 정당하지 않은 300만원이든 돈봉투를 받았으면 바로 그 순간 사정 기관에 신고 해야지 왜 이제 와서 까내느냐 이 말이다. 돈봉투행위를 옹호하자는 게 결코 아니다. 이렇게 까발리고 까내기만 하면 그 파편은 누구의 손으로 골라내고 정지해야 하는가가 심히 염려되어서 하는 말이다.

 

헌법에도 명시되어있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체제를 그것도 그나마 믿어온 집권 정당이 그들의 정강정책에서조차 떼어내려 한다니 우리 대한민국은 이제 올 때까지 왔음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나라 모든 구석이 복마전(伏魔殿)이고 가는 곳마다 알랑방귀의 달인 아첨꾼들(brownnoser)만 득실거리는 이 판국에 말이다. 마치 1960년대 초 자유당 말기 같은 분위기같이 느껴진다. 정신 똑바로 박힌 또 다른 불세출의 영도자가 애국국민 총동원령을 내려야 할 때가 아닌가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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