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진참사를 보고 기억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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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無相居士 작성일11-03-14 13:17 조회5,115회 댓글1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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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처참한 지진재앙을 보고 느껴지는 것과 두 가지 기억나는 것이 있어 주절주절 글을 써봅니다.
먼저 느껴지는 것은 이러합니다. 언론에서는 일본국민의 침착성과 질서의식만을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꼭 배워야 할 선진문화의식입니다. 하지만 그 뿐일까요? 이 참사를 보고 우리가 똑 같은 지진참사를 겪는 경우 우리 국민의 자세는 어떨지 일본국민 대신 우리국민을 대입시켜보았습니다.
먼저 처절하게 땅을 치고 온몸을 구르는 장면, 온 천지가 떠나가라 소리치고 통곡하는 장면, 나라에서는 뭣하고 있느냐고 원망하며 절규하는 장면, 지하철에서 먼저 빠져나가려고 뒤죽박죽 북새통 속에서 넘어지고 밟힌 비명소리와 타투는 장면, 질서 잡으려는 경찰이 이리저리 밀쳐지고 얻어맞는 장면, 당국의 음료수 공급에 서로 앞질러 받으려고 새치기 하면서 다투는 장면, 어질러진 슈퍼마켙에 들어가 닥치는 대로 물건을 갖고나오는 장면 등등, 끝없이 많은 장면들이 연상되는데, 이것이 자기비하적인 그릇된 인식 탓일까요?
저는 대학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이런 말을 한 기억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 선생님들로부터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동방예의지국으로 불리어지고 있다라는 말씀을 들었지만, 지금의 동방예의지국은 우리가 아니라 어쩌면 일본일지 모른다. 실제로 오래전 내가 종로와 도쿄에서 직접 본 똑 같은 경험담을 말해주마. 종로를 걸어가는데 갑작스런 비명소리에 뒤돌아봤더니 어느 남자가 실수로 다른 남자의 발을 밟아서 난 비명이었다. 밟힌 남자는 물론 많이 아팠을 게다. 밟은 남자가 머리 숙여 정중히 사과하는 걸 봤는데, 그 순간 밟힌 남자가 눈에 살기를 띄고 온갖 인상을 쓰면서 ‘눈깔이 삐었어?’ 라고 했다. 이 말을 듣고 밟은 남자가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말씀이 너무 지나치지 않습니까?”라고 말하더군. 그랬더니, “죄송하면 다야? 이 새끼야.’ 이게 계기가 되고, 점점 두 사람 사이가 에스컬레이션 되더니 결국 멱살까지 잡고 싸우더군. 세상에는 싸움구경, 불구경이 2 대 구경이란 말이 맞는지 주변에 사람들이 빙 둘러싸고 싸움은 계속되고, 어느 남자가 보다 못해 말리고자 했는데, 밟힌 사람이 ‘이 새끼야, 넌 뭐야.’ 하는 바람에 그 사람은 혀를 차면서 가버리더구만.
그런데, 도쿄에서도 똑 같은 상황을 본 거야. 밟힌 사람이 ‘이다잇(아프다 뜻)’ 하면서 주저앉았는데, 밟은 사람이 ‘도오모 스미마셍(정말 죄송합니다)’하고 사과하는데, 오히려 밟힌 사람도 “도오모 스미마셍” 하더라. 그 순간의 충격에 나는 잠시 멍해졌지만, 한 순간 깨달았어. 밟힌 사람은 자신도 밟히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는데, 밟힌 원인제공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인식이었구나. 그 다음부터 두 사람은 서로 절하면서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하는데, 그런 분위기에서 어찌 다툼이 일어나겠느냐? 그렇게 서로 절하면서 미안하다는 말을 한참 반복하더니 서로 반대방향으로 다시 걸어가는데, 더 놀라운 일은 공교롭게도 서로 되돌아보게 되었는데, 눈이 마주치자 다시 또 허리숙여 서로 인사하더군. 예의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거고, 어릴적부터 몸에 배여야 하는 거다. 남을 배려하는 건 마음을 절제하는 인프라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머리는 쓰라고 존재하지만, 마음은 나누라고 존재하는 거다.」
믿거나 말거나 입니다만, 또 한 가지 기억나는 것은 오대산 월정사의 조실스님이었던 고 턴허대선사의 지구종말적 상황에 대한 예언입니다. 대체로 지금부터 35~40년 전쯤의 예언으로서 당시에 출판되었던 “부처님이 계시다면”이라는 책에 실렸던 내용입니다. 읽어보신 분은 기억하시겠지요. 어쩌면 청계천 7, 8가의 고서점에서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 책은 고려대교수 출신으로 당시 정신문화원 교수로 있던 박 모(성만 기억나네요)교수와의 대담 내용이 책으로 출판된 겁니다. 고 탄허대선사는 한편으로 예언으로도 유명한 분이었지요. 20세기에 그 분만큼 방대한 주역에 통달한 사람이 없다고 합디다. 6.25 사변발발, 월남전 발생 및 미국의 개망신으로 끝난다는 예언, 울진 공비사건 예언 등등으로 유명한데, 그 책에서는 지구종말적 상황의 발생을 예언하고 있습니다. 종말적 상황에서는 인류의 70 %가 죽고, 지각의 엄청난 변동으로(땅이 종횡으로 흔들이는 정도가 아니라 뒤집어지기도 하는) 지금의 육지가 두 배 이상 커지면서 세계지도가 완전히 바뀌며, 반면에 바다가 절반 이하로 줄어들고(아마도 바다가 더 깊어진다는 거겠지요), 일본은 2/3 이상이 침강하여 겨우 국가로서의 이름만 존재하게 되면서 우리나라의 영향권에 들게 되며, 우리나라는 한반도 넓이의 2.5배 이상이 황해 쪽에서 융기하고, 남극 북극간의 축과 지구 자전축이 일치하게 되어 윤년・윤달・윤일과 같은 달력의 보정이 필요 없게 되며, 그 때는 이데올로기니 뭐니 할 겨를 없이 남북 간은 절로 통일되면서 과거 고구려 땅을 합친 것보다 더 큰 면적의 땅이 우리나라가 되고(지도도 바뀌겠지요), 이후 우리나라가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소수 몇 개 국가의 하나가 된다는 겁니다.
전쟁도 없답니다. 전쟁이란 한 마디로 땅따먹기인데 세계의 땅은 지금보다 배 이상 커지면서 인구는 1/3로 줄어드니 땅이 아쉬운 세상은 되지 않는다는 거지요. 하지만 인류가 오랜 기간 재건의 몸부림을 치는데, 그 때는 무엇보다 훌륭한 지도자들과 건실한 인물들에 목말라 한다는 군요. 그러면서 탄허대선사는 책에서 말하기를 요즈음 어린애들을 너무 자기중심적이고 남에 대한 배려심 없이 영약하게만 키운다고 걱정하였습니다. 종말상황 이후 그런 인간성의 사람들은 인류재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거지요. 박교수가 질문하기를 우리나라의 미래는 어둡지 않은 것 같은데 어떤가요 하니까 우리나라는 어디까지나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좋다는 것이지 우리나라도 막대한 피해를 입는다는 겁니다.
고 탄허대선사는 종말적 상황의 원인배경을 지구 속의 불기운이 북극과 남극 쪽으로 이동하기 때문이라고 하면서, 특히 북극 쪽으로의 이동이 더 심하고 이 때문에 머지않아 북극의 얼음이 다 녹을 것이며(그 당시 지구상에서는 북극 얼음의 해빙을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요), 불기운의 이동상태가 어느 임계상황(Critical state)을 넘게 되는 시점부터 종말적 상황이 전개된다고 했습니다.
박교수가 또 질문하기를 ‘스님의 예언을 과연 믿어줄 사람들이 있을까요?’ 했더니, 스님은 자신의 예언을 임진왜란의 발발과 10만 양병을 주장하셨던 율곡 이이선생님의 예언에 비견하면서 ‘선지자의 예언은 율곡선생의 경우처럼 당대에는 아무도 믿지 않지만 지나고 나서야 인정하게 되는 법’이라고 했습니다.
저가 기억하는 탄허선사의 예언을 너무 믿거나 불안해하지 마시고 그냥 재미로 읽으셨기 바랍니다.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처럼 말이지요. 저 역시 그대로 믿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사태에서 보듯이, 그리고 언론에서도 자주 보도했듯 2014년에 백두산이 폭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중국지질학자들의 연구를 함부로 간과하지 않고 정부에서도 그 경우를 가정하여 대책수립에 들어갔다고 하는 만큼 우리도 먼 산 불보듯 하지 말고, 무조건 정부의 대책에만 의지하지도 말고(자연재앙에는 국가의 능력도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정부의 대책에 협조하면서 각자가 선진문화의식으로 차근히 대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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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ama님의 댓글
panama 작성일無相居士님- 참 의미부여도 깊고 재미도있습니다. 탄허선사는 참으로 훌륭한 분이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