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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는 삼겹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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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블루 작성일11-01-08 15:55 조회6,46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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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으로 인해
민족 명절인 설날을 목전에 두고 대규모 육류 파동이 예고 되고 있다.
쇠고기는 그렇다 치고 서민들에게 있어 친근한 삼겹살이 더 큰 문제다.

삼겹살은 원래 세겹살로 불렸다가 1994년 국어사전에 삼겹살로 등록됐다.
머리 좋은 사람들에 의해
우리나라의 불쌍한 豚公들은 녹차 삼겹살로 변신 하는가 하면 제주도 현지에도 귀한 똥돼지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 등장하기도 하고 난데없이 유황 삼겹살로 변신키도 했다.
판매촉진을 위한 브랜드 전략이니 그건 그리 중요한 게 아니라 치고,
국내산 삼겹살 600g의 가격이 이미 10,000원을 넘겼다.

삼겹살 값이 한창 쌀 때도 일반 삼겹살집에서 우리가 1인분으로 알고 있는 분량을
만원 가까이 받고 있었으니까 얼른 答이 나오질 않는다.
서양 사람들이 베이컨의 재료 외엔 거들떠보지도 않는 삼겹살이 우리나라에선
왜 이리 비쌀까?

큰 돼지 한 마리에서 생산되는 삼겹살은 약 10kg 안팎이다.
돼지의 등심과 안심을 선호하는 일본에 비해
유독 삼겹살을 즐겨 찾는 우리 수요가 소비를 따라가지 못함이 주된 원인이고.
무엇보다도 미국에 의존하는 사료 값이 대폭 인상된 때문이다.

어차피 자급량이 부족하지만 돼지고기 값이 오르는 만큼의 이윤이 양돈 업자에게 돌아가질 않고
중간 유통단계에 잠식 당하고 있는 현상이 수십 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점도 한 요인이다.
하긴 축산물의 수급조절 역할에 올 인해도 손이 모자랄 농, 축협이라는 공룡집단이
농,축산 농가는 나 몰라라 하곤
도심에서 은행이나 만들어 놓고 돈놀이에나 급급한 현실이고 보니 그럴 수밖에.

그 못지않게 심각한 문제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외스러운 애국심이다.
마치 수입산은 먹어서는 안 될 먹거리로 국내산은 신토불이로 몰고 가는 분위기가
이상소비를 부추기고
그 효과는 고스란히 서민들의 물가 인상으로 이어진다.
미국산 쇠고기문제로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 큰 피해를 본건 고기를 팔아먹지 못한 미국이 아니라
비싼 한우 고기 사먹느라 고생한 우리나라 서민층이었고
한국 돈을 삼태기로 퍼 담아 간 건
미국육류 수입이 중단된 틈을 타 호주 육류시장의 최대 메이저 자본인 일본이었음을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돼지고기 값이 하락될 조짐은 없는 걸까?
지금처럼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OO넘이 챙기는式의 원시적인 유통구조를 뜯어고치고
새로운 메뉴 개발 등을 통해 특정부위만을 선호하는 국민들의 식습관이 개선되지 않는 한
정부 비축분량을 죄다 푼다 해도 돼지고기값의 하락은 당분간 어렵다고 본다.
게다가 잠재된 폭탄은 거대인구를 앞세운 중국市場이다.

재 작년 한 해
중국이 외국으로부터 족발을 모조리 사들여 갔던 이유로 우리나라 족발집들이
원재료 파동을 겪어야 했던 경험이 있다.
그러다 보니 예전엔 상품가치가 없어 버려지다시피 했던 돼지 갈비의 끝부분이
등갈비라는 이름을 달고 새로운 메뉴로 등장했다.

만약 중국이 양돈 최대 수출국인 덴마크나 우리나라가 검역중단 조치를 내려 수입을 막고 있는
칠레로 부터 돈육수입을 독점한다면
우리는 삼겹살 600g에 지금보다 2배는 더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다.
지금 정치권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누가 얼마를 받아 먹었다! 보다 열배는 더 큰 문제다.


애국지사님들의 토론장에 뜬금없이 삼겹살 이야기를 해서 죄송합니다.
제 직업이 육류를 취급하는 곳이고 보니
예고된 육류값 파동이 걱정되어 아는대로 몇자 읇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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