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고치기 어려운 중병이 든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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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몽블랑 작성일15-08-16 09:34 조회2,07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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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고치기 어려운 중병이 든 것 아닐까?> 20150815
-중병부터 고치는 것이 재산 불리기보다 중요하다-
올해 광복절은 과거 어느 해보다 뜻 깊게 보내려는 정부의 노력이
돋보였다. 정부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분단 70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 70년의 비전을 제시하는 경축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광복절 하루 전날인 8월14일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또 내수를 증대시키고 국내여행 활성화 등을 통해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8월14일 하루 동안 전국 모든 고속도로의 통행료를 받지 않았고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등 4대 고궁과 종묘, 조선왕릉,
자연휴양림 등도 무료로 개방했다.
8.15 광복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70년 동안 우리들이 겪어온 피땀어린
역사의 궤적과 우리가 이룩해 놓은 성과를 살펴보면 자원도 기술도 없는
가난한 나라가 전쟁의 참화를 이겨내며 오늘날 세계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자랑할 만한 위치에 설 수 있게 됐다는 것은 기적이라고
할 만한 성과이다.
정부 통계에 나타난 주요 데이터를 살펴보면 지난 70년 동안 국내
총생산은 3만1000배, 국민 1인당 총소득은 약 420배가 늘었다. 2014년
기준으로 수출액은 5727억 달러로 세계 6위가 됐고, 1946년에 1000대에
불과하던 승용차 등록대수는 2014년에 1575만대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자랑스러운 일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8.15 경축식에서 우리들이 지금까지 이룩한 성장의
토대 위에 공공개혁, 노동개혁, 금융개혁, 교육개혁 등‘4대 개혁’을
완수해서 우리의 미래 세대에게 희망의 대한민국을 물려줄 것”이라며
“새로운 미래로 도약하기 위해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두 날개를
완성시켜 나가겠다”고 비젼을 제시했다.
나는 우리가 전쟁의 잿더미 위에서 이룩해 놓은 눈부신 성과와 대통령의
희망찬 포부를 들으며 기쁘기만 했던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힘주어 말한
개혁과 새로운 미래도약의 꿈이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그리고
지금의 정치사회 풍토와 국민의식 수준으로 희망찬 미래가 열릴 수
있을까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었다.
깨어있어야 하고 선도적 입장에 있어야할 이 나라의 정치세력과 방송
신문 등 언론, 그리고 지식인들 가운데 상당수는 국가관, 안보관,
시국관이 아예 미덥지 못하거나 위험스럽기 짝이 없고 그들이 하는
짓들이 너무나 한심하기 때문이다.
만약 그들의 상당수가 엉성하고 믿을 수 없고 부패했더라도 국민의
대다수가 건전하고 상식적이라면 비뚤어지고 모자라는 자들을 바로
잡을 수도 있겠지만 국민들도 옳고 그른 것을 모를 정도로 미개하다면
그 사회 그 국가는 희망이 없다.
광복절 관련 뉴스에 이어 보도된 MBC의 '무한도전-영동고속도로 가요제'
뒷 소식을 보며 자랑스러운 한국이 아니라 수치스럽기 짝이 없는
우리들의 자화상을 보는 것 같아서 절망감이 들었다. 망해 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들 정도였다.
도대체 저게 무슨 꼴인가?
행사장은 말할 것도 없이 평창 알펜시아 골프장에서 바이애슬론 경기장,
스키 점프대까지 500미터에 이르는 도로까지 비닐로 만든 비옷, 상자,
종이, 각종 음식물 쓰레기들로 악취가 코를 찌르고 그곳을 지나는
자동차들이 쓰레기 더미를 피해 위험을 무릅쓰고 중앙선을 넘어서
다닐 정도였다니...미개인들이 벌인 "쓰레기 무한도전판"이 돼 버린
것이다.
13일 밤에 행사가 끝났지만 사흘이 지난 15일까지도 쓰레기를 다 치우지
못할 정도로 쓰레기 몸살을 앓게 만든 사람들...그들은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4만 여명의 관객들이었다. 그 중에는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2박3일 동안 밤을 새운 사람들도 많았다고 하니 그 놀라운 열정에
박수를 보내야할지, 혀를 차야할 일인지 알 수 없다.
이처럼 한심하고 웃지 못 할 일을 저질러 놓고도 아무 사고 없이
성황리에 마쳤다고 스스로 만족스럽게 생각하며 희희낙낙하는 부류도
있다니 한심하다. 사람이 밟혀죽거나 다치지 않은 것만 해도 다행이라면
다행이기는 하다.
그러나 강원도 산골 청정지역을 악취가 진동하는 쓰레기 밭으로
만들어 놓고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양심과 질서마저
내어팽개친 무법천지가 됐는데도 사고가 없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하다.
여러 사람이 모이면 서로 자극을 받아 성숙해지는 집단이 있고
여럿이 모이면 서로 나쁜 자극에 감응되어 퇴행하는 집단이 있다.
사람들이 모였을 때 성숙해지는 집단은 발전하지만 사람들이 모였을 때
퇴행하는 집단은 희망이 없다.
우리의 정치, 언론, 법원 검찰, 교직자, 종교인, 사회지도층은
어떠한가? 발전적인 사람들이 더 많은가, 퇴행적인 사람들이 더 많은가?
이 나라의 현상들은 발전적이고 희망적인가, 퇴행적이고 절망적인가?
해방 이후 70년 동안 경제적 물질적으로는 수천배 수만배나 성장했다는
우리는 왜 의식수준이나 정신적으로는 성장하지 못하고 있을까?
어른들 보다 키가 훨씬 더 커지고 몸무게는 훨씬 더 무거워졌어도
하는 짓과 생각은 아무 것도 모르던 서너 살 때 그대로라면 정상인이
아니다. 정신박약아이다.
우리 대부분의 경우 몸집은 어른보다 더 크고 힘도 센 것 같지만
의식수준은 옳고 그른 것도 모르는 정신박약증에 걸린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정신 박약증부터 고치는 것이 재산을 불리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급한 일이 아닐까? 아무래도 우리는 고치기 어려운
중병에 든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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