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길은 그 길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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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몽블랑 작성일15-04-16 08:28 조회2,29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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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 힘들다고 해서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다-
부정비리 사건에 연루돼 자살한 성완종 씨 사건을 계기로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 누적돼 온 부정부패 비리 가운데 구조적이고 거대한
부패 샘플 하나가 고스란히 드러나게 됐다. 마치 사회의 고질병인
부정비리 백서가 발간된 것과 같다.
성완종 씨는 "나는 이러이러한 방법으로 권력을 구어 삶아 큰돈을
벌었고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 이렇게 안전장치까지 해왔지만
세상 분위기가 달라지자 돈 먹은 놈들이 몽땅 모르쇠가 되는 것을
보고 억울하고 분해서 목숨을 끊었노라"고 고백한 꼴이 됐다.
나는 뉴스 시간마다 파편처럼 쏟아져 나오는 성 씨 관련 보도 내용들을
보며 종종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성 씨는 돈 받아먹고 모른 채 하는
놈들에 대해 바드득바드득 이를 갈며 죽어버릴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돈 낚시 밥을 던졌던 자신에 대해서도 반성하며 변하는 세상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겠다고 마음 먹었더라면 어떠했을까" 하는 소설같은
망상에 젖는 것이다.
그렇게 했더라면 성 씨의 부정부패 비리결탁 백서는 '왜 나만 갖고
그러느냐'는 분노와 억울함을 토로하는 고백서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도 지금까지 누적돼 온 적폐의 하나였다는 참회록이 되고
'나는 이렇게 살았지만 이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눈물로 참회하는
부패척결 교본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 동안 있었던 몇 가지 일들을 살펴보자. 지방 건설사에 불과하던
대아건설이 갑자기 주목을 받게 된 것은 노무현 정부 때 경남기업을
인수하면서 부터였다. 대아가 경남을 인수하자 업계에서는
'다윗이 골리앗을 삼켰다'는 얘기가 돌 정도로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경남기업을 인수하자 매출 4000억 정도였던 회사는 1년 뒤에 매출이
1조원 가까이 늘었고 3년 만에 1조 3000억원이 넘었다. 역시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과 2007년에는 법을 어겨 집행유예가 선고됐지만
두 번 다 특별사면을 받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가 대통령
민정수석과 비서실장 등으로 근무하고 있던 때였다.
이처럼 기업의 인수 확장과 특별사면 등 회사의 중요한 고비가 있을
때마다 재미를 보아 온 입장에서 "정치 실세만 잡고 있으면 된다.
지금 정권에서도 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이
큰 오판이었을 가능성이 많다.
수사가 압박해 오자 성 씨는 그 동안 그가 던진 미끼를 물었던 사람
가운데 힘 좀 써줄만한 사람들에게 연락을 하고 애타게 간청했어도
누구도 힘써줄 수 없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자 보복하듯이 그들의
명단을 공개한 뒤 마지막 길을 택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달라진 분위기 때문이었다. 정치권과 국회는 쌈박질, 막말,
투쟁, 반대를 위한 반대, 포퓰리즘, 사리사욕, 정부공격, 인격모독,
무차별 정치공세 등으로 여전히 살벌하고 퇴행적 행태를 버리지 못하고
있지만, 대통령이 다르고 그 밑에 정부의 분위기도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이 사건이 국가의 명운
(命運)을 결정짓는 중대한 사건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는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우리가 가야할 길이며 대통령의 국정의지가
실려 있는 지침이요, 수사의 가이드라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수사과정에서 새로운 의혹으로 제기된 문제는
정치개혁 차원에서 반드시 바로잡고 넘어가야 할 일이다”/
“부정부패에 책임이 있는 사람은 누구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최근에 극단적인 문제가 발생해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문제를 여기서 덮고 넘어갈 수는 없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확실하게 바로잡는 것은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도 꼭 해야만 하는 시대적 요구다”/
“한편으로는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는 부패문제를 뿌리 뽑고
그것을 계속해서 중단 없이 진행을 철저하게 하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개혁을 이루는 이 두 가지를 제대로 해내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자 미래로 가는 길이다”
“이는 우리가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길이고, 참극과 불행을 막는
길이다”/“이것이 경제를 살리는 길이다. 이 문제를 그냥 놔두고
경제 살리기를 하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이번 일을
계기로 정말 깨끗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 모두가 이런 부분에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어떤 경우에도
흔들림이나 중단됨이 없이 반드시 해내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떤 개인이든 가정이든 국가든 우리 앞에는 항상 헤쳐 나가야 할
어려움이 있고 가야할 길이 있다.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과제를
풀며 가야할 길을 가야 하는 것이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책임이요
소명이다.
자기 앞에 가로 놓인 어려움 때문에 비관하거나 굴복하는 사람은
패배자가 되지만 불굴의 투지와 용기, 끈임 없는 노력으로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사람은 승리자가 되는 것이다.
이번 일로 우리를 가로막고 있어서 반드시 치워버려야 할 장애가
어떤 것이고 가야할 길이 어디라는 것을 대다수 국민은 더욱 확실히
알게 됐다.
여기까지 온 우리인데 벅차고 힘들다고 해서 여기서 주저앉을 수는
없다. 앞을 가로막고 있는 갖가지 장애물과 만난(萬難)을 극복해가면서
있는 힘을 다해 '가야할 길, 옳은 길'을 가야 한다.
정치권도 언론도 더 이상 소모적인 것에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할 일이
아니다. 사회의 기강과 분위기를 바로 잡고 튼튼하고 건강한 나라를
만들어 가는데 몸과 마음, 힘을 모아야 한다. 이제 우리에게 길은
그 길밖에 없고 우리가 살 길은 그 길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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