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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구제론 /21/ 알현 = 무례․실례+오만․방자 [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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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두 작성일15-02-11 13:59 조회2,179회 댓글1건

본문

 


日本救濟論 /21/ 謁見 = 無禮․失禮 + 傲慢․放恣
[完]

 

 

 

 

 

 

2007년 12월 10일에 도쿄의 미네르바출판사를 통하여 《고종)高宗 ․ 민비(閔妃)》란 책을 발행한 저자 기무라 칸(木村 幹) 씨, 가끔 조선일보에 한일관련 칼럼도 쓰는 기무라 칸 씨에게 이 편지를 공개서한 형식으로 드립니다. 개정판을 펴낼 때,  혹시 참고가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 공론(公論) 탁상에 올리는 것입니다.

 


기무라 씨는「도대체 “다케시마” 쟁점이란 무엇인가」란 제목의 논문을 일본의『사회과교육』2013년 1월호에 실을 정도로 한일관계에 대해 폭 넓고 깊은 관심을 지닌 분일뿐만 아니라 한국에서의 학술회의에도 가끔 참석하는 한국통으로 일본에 알려진 줄로 압니다. 한국에서는 구로다 가쓰히로(黑田勝弘) 씨만큼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래서 저는 이런 말을 하고 싶습니다.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올바른 학자라면 ― 국적을 불문하고 ― 그가 작성한 모든 논문이나 저서에서의 논리의 품질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집필자로서의 윤리의식 수준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사람이 쓴 위 제목의 논문에서 그의 이론이 얼마나 정당한지에 대해서는 아직 읽어보지 않아 뭐라 말할 수 없다. 그러나 《高宗 ․ 閔妃》란 단행본을 통독한 후, 그의 윤리의식에 크게 실망했음을 밝혀 두는 바이다.”라고 밝히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실망의 근거들을 예시한다면 아래와 같습니다.
   * 본문 쪽은 생략하고 연보(年譜; p.391~404) 에서만.

1) 착오, 무례, 부적절한 표현들
1836(憲祖2, 天保7) = 南延君李球死去. * 憲祖가 아니라 憲宗이 맞습니다.
18680503(高宗 5, 明治元) = 오페르트, 南延大院君墓陵盜掘未遂事件. * “대원군(大院君)”이란 칭호는, 왕위를 이을 적자손(嫡子孫)이 없어 왕족 중에서 왕위를 이어받았을 경우, 그 임금의 아버지에게만 붙이는 칭호임. 南延은 흥선(興宣)대원군 이하응(李昰應)의 생부, 즉 고종황제의 할아버지임.
18841204 = 【甲申政變】勃發. 日本軍王宮制壓. * 制壓(제압)이란 이 단어는 적절한 단어가 아니라 일본측의 고자세가 노출된 비중립적인 단어임. ‘일본군, 경복궁에 무단(無斷; 멋대로) 침입’이 적절한 표현임.
18940627 = 大鳥, 內政改革を通告. * 通告 : 통고는 일본측이 일방적으로 정한 후에 알려준다는 뜻이 되므로 ‘권고(勸告)’ 쪽이 더 정확한 표현이 된다고 봄.
18981217 = 加藤, 高宗の獨立協會彈壓方針支持. * 외교관이 남의 나라 정책을 지지하고 반대하는 등의 의사표명을 한다는 것 자체가 무례, 비례, 몰상식, 교만인데다가, 그것을 그 나라의 학자가 문자로 써서 남긴다는 것은 더욱 무례막심한 일.
19051129 = 高宗, 日本公使館に「要求覺書」提出. * 고종은 낮은 신분이고 일본공사가 높은 신분일 때만 위의 ‘제출’이란 단어가 적절함. 학자의 도덕적 수준만 아니라 지적 수준까지도 의심할 수밖에 없는 몰상식적 표현임.
18850109  【한성조약】 * 중요한 조약임에도 불구하고 누락되었고,
18940820  【잠정합동조관】 * 역시 중요한 조약인데 누락.
총체적으로 보아, 이 연보(年譜)는 무례, 비례, 실례가 남발된, 즉 불성실의 극치를 보여주는 저서라고 봅니다. 한국인을 모욕하기 위해 쓴, 건방지기 짝이 없는, 압축된 악의적 저서라고 단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 ‘알현’이란 단어의 의도적 오용
이 책에서 가장 중대한 문제점은 아래의 12개의 ‘알현(謁見)’ 중 10개의 알현입니다. 실수가 아니라 고의인 것이 분명합니다. 살아있는 한국인 독자만 아니라 죽은 사람인 고종황제께도 일부러 침을 뱉은 아주 야비한, 굉장히 심한 모멸 행위라고 규탄하는 바입니다.
1) 18760602 = 修信使金綺秀, 明治天皇に謁見. = 수신사 김기수, 명치천황에 알현.
2) 18820820 = 高宗, 日本公使花房と謁見. = 고종, 일본공사 하나부사와 알현.
3) 18870107 = 朴定陽, 淸國公使館を経ず, 直接 アメリカ 大統領に謁見. = 박정양, 청국공사관을 거치지 않고, 직접 미국 대통령에 알현.
4) 18940627 = 高宗, 特命全權公使大鳥圭介を謁見. = 고종, 특명전권공사 오토리를 알현.
5) 18941028 = 高宗, 特派全權大使井上馨を謁見. = 고종, 특파전권대사 이노우에를 알현.
6 18941104 = 高宗․閔妃, 井上を內謁見. = 고종과 민비, 이노우에를 배석(陪席)신하 없이 알현.
7) 18981103 = 高宗, ロシア公使と謁見. = 고종, 러시아공사와 알현.
8) 18981125 = 高宗, 駐朝臨時代理公使日置益と謁見. = 고종, 주조선임시대리공사 히오키와 알현.
9) 18981217 = 高宗, 駐韓全權公使加藤增雄と謁見. = 고종, 주한전권공사 가토와 알현.
10) 19040318 = 高宗, 伊藤を謁見. = 고종, 이토를 알현.
11) 19051115 = 高宗, 伊藤を謁見. = 고종, 이토를 알현.
12) 19070718 = 高宗, 伊藤を謁見. = 고종, 이토를 알현.
13) 19190121 = 高宗死去. = 고종 사거.

 


1)의 ‘修信使金綺秀, 明治天皇に謁見’ 과 3)의 ‘朴定陽, 淸國公使館を経ず, 直接 アメリカ 大統領に謁見’ 이 두 가지 ‘알현’만 어법(語法)에 맞게 제대로 표현됐습니다. 나머지는 모두 고종황제를 아랫사람으로 치고 모독한 표현임이 너무나 명백합니다. に、と、を가 붙은 단어의 위치로 보면,  고종황제는 신분이 낮고, 일본 외교관들이 높은 신분이 되는 명백한 구문들이기 때문입니다.

 


기무라씨,
이런 표현을 해야만 일본 임금이 지황(地皇)이 아니라 천황(天皇)이 되는 화학적 변화라도 일으킨다고 믿은 것입니까? 당신네들의 천황(일왕)만 어른으로 보이고 이웃나라 황제는 어린애로 보입니까? 당신 같은 지식인(학자)들이 가끔 돌출함에도 불구하고 우리 한국인들이 “일본인들은 예절을 깍듯이 잘 지킨다.”고 인정해 줄 수 있을까요? 지구상에 이런 교만한 학자가 몇이나 있을까요? 물론 인문사회과학 관련 도서들은 그 어느 나라의 누가 쓴 책이라 하더라도 100점짜리가 없게 마련이긴 하지만.

 


【 참고 】
가) 알현(謁見)
사전들을 펴보면, ‘알현’의 뜻은 아래와 같습니다.
알현 : 지체가 높은 사람을 만나 뵙는 일. 현알(見謁). *《국어대사전》(서울; 민중서관, 1961)
謁見えっけん : 身分の高い人や目上の人に会うこと *《國語辭典》(東京; 旺文社, 1958) / 貴人や目上の人に会うこと *《廣辭林》(東京; 三省堂, 1989) / 貴人または目上の人に会うこと *《大辭泉》(東京; 小學館, 1995)

 


'지체 높은 사람'이나 귀인(貴人)은 물론 ‘교장, 사장’ 정도가 아니라 왕 아니면 황제이지요. 평민 사회라면 그냥 “만나뵙다”(お目にかかる) 정도로 충분하지 않을까요? 즉 알현이란 동작의 주체는 계급이 낮은 외국사람(주로 사신) 쪽이고, 객체는 윗사람인 왕 아니면 황제인데, 일본어에서는 조사(助辭)인 に, と、を를 객체(높은 사람) 쪽에 붙여 말하는 것이 정상적인 표현인 줄로 압니다.
그러니까, 어순이 같은 한국어와 일본어에서는 主語(주어)인 아랫사람이 목적어인 윗사람보다 먼저 나오는 아래와 같은 구문이 옳다고 봅니다.
즉「 아랫사람(が) → 윗사람(に) (알현하다) 」꼴.

 


나) 死去(사거) 
‘사거’의 뜻은 아래와 같습니다.
죽어서 세상을 떠남. <민중서관, 1996>
死ぬこと. (同) 死亡. <旺文社, 1964>
死んでこの世を去ること. <小學館,1995>
두 나라 사전 다 이 단어가 “敬語(경어)”라는 표현이 전혀 없습니다. 즉 死去(사거)란 말은 임금에게 써서는 안 되는 말인 것입니다. 고종임금(황제)의 죽음에는 마땅히 逝去(せいきょ)나 崩御(ほうぎょ)를 썼어야 신분에 어울리는, 즉 예절을 갖춘 표현이라고 봅니다.
   * 薨去(훙거=こうきょ)와 薨逝(훙서)도 한일 양국 사전에는 나오지만 널리 통용되는 경어는 아니므로 고종에게는 [逝去(서거)]나. [崩御(붕어)]가 알맞다고 봄.
 

 

평민(보통 사람)이나 친척의 죽음인 경우에 쓰는 말로서는 사거(死去), 사망(死亡), 영면(永眠)” 등이 한일양국 공통어이고, 이 중에서 ‘영면(永眠)’은 양국에서 대체로 경어로 쓰이며, “별세(別世)”란 말은 한국에서만 쓰는 경어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영면”, 또는 “별세”는 평민 중 신분이 비교적 높은 일반인에게만 쓰고, 임금이나 황제급 인물에게 쓰는 단어는 아닙니다.

 


그런데 고종황제께 감히 “사거(死去)”라는 단어를 쓰다니!
이런 시건방진 짓거리가 어느 나라 학자 중에 또 있을까요? 이런 몰상식이 어떤 평범한 시민 사이에 있을까요? 일본의 그 수많은 학자들 중에서 이 정도로 교양이 없는 학자가 몇 %나 될까요?
“학자도 사람이니까 실수를 한 것일 수도 있다고 보아, 용서 받을 수 있을까요? // 140921+150126+150211

 

 

 

 

 

 

 

 

 

댓글목록

송석참숱님의 댓글

송석참숱 작성일

나두선생님 말고 지금 한국에 이런글 쓰실 선비가 또 계실가요?
삼오당 김소운 선생님의 목근통신보다 더 깊은 이해와 배려와 준절한 토책이 있어
존경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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