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년간, “점심 식사대접 약속”의 불발
페이지 정보
작성자 李法徹 작성일13-11-22 10:30 조회3,039회 댓글1건관련링크
본문
20여년간, “점심 식사대접 약속”의 불발
20여년간 “점심 밥을 사주겠다”, 약속을 하던 사람이 실천 하지 못하고 어처구니 없게 인생을 하직했다면, 독자 여러분은 어떠한 생각이 들까? 나는 H라는 어느 노스님을 추억하며 도대체 그는 나에게 왜 줄기차게 점심식사를 대접 하겠다는 말을 해온 것일까? 곰곰 추억해본다.
조계종에 꽤 유명세가 있고 돈이 많이 나온다는 사찰의 주지인 H스님은 약속이 없이 조계사와 인사동 쪽에서 우연히 길에서 해후하면, 길을 걷는 나를 부른다. 선배 스님이기에 나는 반색을 하고 정중히 합장 인사를 하면, 그는 이렇게 말을 꺼냈다.
“법철스님 글을 내가 더러 읽지. 그런데 너무 극우(極右)적인 글을 쓰더군. 대한민국 수호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누가 밥이라도 사주나? 돈을 줘? 정치에는 언급하지 말게. 나처럼 요령있게 살게나. 알았지? 언제 내가 점심 밥을 근사한 식당에서 대접하겠네. 시간을 내주게. 지금은 바빠서… 안되고.”
점심을 근사한 식당에서 대접하겠노라는 공약(空約)을 한 지 20여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훈계(訓戒)적인 서두를 꺼내고, 점심 대접을 하겠다는 제안을 하고 사라졌다. 나는 언제나 합장하여 인사하면서 “감사합니다”이다.
그 스님은 한 때 큰손으로 유명세를 탄 J보살의 오른 팔이요, 고문역이었다는 것으로 불교계에 유명한 분이다. 그는 언제나 약간 허름한 승복을 즐기고, 무소유를 강변했다. 그 스님은 높은 산에 “중생의 소원중에 한가지는 반드시 성취할 수 있는 기도의 암자”의 주지를 장기간 맡아보고 있었다. 암자를 달리 표현하여 “개도 방언을 할 수 있는 신령스러운 산”의 정기가 모인 곳이라는 홍보를 했다. 이승만 대통령이 유년시 어머니의 손을 잡고 산에 올라 기도하던 곳이라는 이야기를 강조했다.
사실 이승만 대통령은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와 함께 기를 쓰고 어머니를 추억하며 앞서 언급한 기도터의 암자를 찾는 모습이 네이버 등의 이미지 검색창에 확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제행무상(諸行無常)이다. H스님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떴다는 불교계 소식을 들었다. 만날 때마다 건강해 보인 그 노스님이 급살(急殺)하듯 간 것에 대해 안타가운 마음이었지만, 왜 갑자기 갔나? 에 대해 자세한 소식을 찾았고, 내심 깜짝 놀랐다.
무소유를 강변한 그 노스님이 이자를 높이 받기 위해 파산한 저축은행에 30억 가까운 돈을 예금하여 두둑한 이자에 대희(大喜)했는 데, 저축은행이 파산하고 나서 통지문이 오기를 오천만원만 변상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는 예금한 저축은행에 사실여부를 알아보고 나서 갑자기 혈압이 상승하여 졸도 하는가 싶더니 이내 혼수상태 속에서 “내 돈, 내 돈….”을 울부짖듯 중얼거리더니 저승으로 떠나 버렸다는 것이다. 도를 깨우친 조사(祖師)의 초월적 임종게(臨終偈)가 아닌 “돈 타령이었다”는 데서 나는 기가 막히는 심정이었다.
30억 가까운 돈에 집착, 탐착하면서 입으로는 무소유를 강변하던 노스님이 H스님 뿐일까. 또 다른 어느 노승은 입만 열면 “지옥에서 고통받는 네 모친이 눈에 보이니 천도해서 구원하자!”는 것을 주장해오면서 돈에 집착하더니 530억이 담긴 통장과 도장 등을 정신이 오락가락 할 때 시자(侍者)인 젊은 남녀에게 강탈당하듯 했다는, 무소유에 관해 전해오는 이야기도 있다.
고달픈 중생에게 보시하지 않으면서 무소유를 강변하며 무소유정신으로 “돈을 내놔라”하여 자신은 저축하다 허무하게 날리고, 발빠르게 저승으로 떠나는 것을 어떻게 논평해야 할까? 왕생극락 했다고 덕담이나 할까? 화두삼매(話頭三昧)속에 좌탈입망(坐脫入亡) 했다고 글을 써야 하나?
끝으로, 20여년간 만날 때마다 근사한 식당에서 점심을 사주겠다는 말을 들어왔는 데, 그런 말을 이제 더 이상 들을 수도 없으니 허무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달변의 고준한 법문 보다는 그 승려가 어떻게 인생을 살고 있는가, 에 대해 존경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교활한 자는 언어문자(言語文字)로 중생에게 얼마던지 사기칠 수 있기 때문이다. 탐착하다 사라진 돈 대한민국 수호 전사들을 위해 활용 되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작은 물 한병이라도 보시하고 저승가야 하는 데…. 아스팔트에는 눈이 오나 비가 오나 태극기를 들고 대한민국 수호에 목숨을 건 가난한 애국자들은 부지기수인데 말이다. ◇
李法徹(조계종 불교신문 전 편집국장)
댓글목록
삼족오님의 댓글
삼족오 작성일
돈스님들이 하는 짓이 다 그렇죠!
돈이면 환장하고 겁박하여 돈뜯어 모아 봤자
어이없이 날리는 거죠.
자승이는 재임선거에 나오지 않고 참회한다고 약속해놓고 버젓이 재선에 나와 당선이 되었으니,
어디 약속과 신뢰를 생명처럼 아는 종교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자승이 재선에 당선되는 것을 보니, 자승이를 찍은 스님들도 자승이와 같은 땡초나 마초라서
동지인 자승을 찍어 준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