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의 사퇴변 全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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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전야113 작성일14-06-24 11:20 조회1,73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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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극
총리지명자의 사퇴변 전문:
저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
저와 같이 부족한 사람에게
그동안 많은 관심을 쏟아주신 것에 대해 마음속 깊이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저를 도와주신 총리실 공무원 여러분들.
그리고 밖에서 열성적으로 지원해주시고 지도해주신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또 밤을 새우며 취재를 하시는 기자 여러분을 보며 저의 젊은 시절을 다시 한번 더듬어보는 기회도 갖게 됐다.
저의 40년 언론인 생활에서 본의 아니게 마음 아프게 해 드린 일이 없었는가를 반성하는 시간도 가졌다.
저는 외람되지만 이 자리를 빌어 감히 몇 말씀 드리고자 한다.
저는 박근혜 대통령께서 나라의 근본을 개혁하겠다는 말씀에 공감했다.
또 분열된 이 나라를 통합과 화합으로 끌고 가겠다는 말에도 조그마한 힘이지만 도와드리고 싶었다.
그러나 제가 총리 후보로 지명받은 후, 이 나라는 더욱 극심한 대립과 분열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이러한 상황은 대통령께서 앞으로 국정 운영을 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을 까 걱정이 됐다.
또 이 나라의 통합과 화합의 조금이라도 기여코자 한 저의 뜻도 무의미하게 돼 버렸다.
저는 민주주의,
특히 자유 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사람이다.
자유 민주주의란 개인의 자유, 인권, 그리고
천부적인 권리는 다수결에 의해서도 훼손될 수 없다는 원칙을 지키는 제도다.
이를 위해서는 여론에 흔들리지 않는 법이 필요하다.
따라서 민주주의는 주권자인 국민의사와 법치라는 두 개의 기둥으로 떠받쳐 지탱되는 것이다.
국민의 뜻만 강조하면 여론 정치가 된다.
이 여론이라는 것의 실체가 무엇인가.
여론은 변하기 쉽고 편견과 고정관념에 의해 지배받기 쉽다.
법을 만들고 법치에 모범을 보여야 할 곳은 국회다.
이번 저의 일만해도 대통령께서 총리 후보를 임명했으면
국회는 법 절차에 따라 청문회를 개최할 의무가 있다.
그 청문회 법은 국회의원들이 직접 만든 것이다.
그러나 야당은 물론 여당의원 중에서도
많은 분들이 이러한 신성한 법적 의무를 지키지 않고 저에게 사퇴하라고 말씀하셨다.
국회가 스스로 만든 법을 깨면 이 나라는 누가 법을 지키겠나.
국민의 뜻이라는 이름으로 오도된 여론이 국가를 흔들 때 민주주의는 위기를 맞는다.
언론의 생명은 진실보도다.
다른 몇 구절을 따내서 그것만 보도하면 그것은 문자적인 사실보도일 뿐.
그러나 그것이 전체 의미를 왜곡하고 훼손시킨다면 그것은 진실보도가 아니다.
그렇기에 저널리즘의 기본은 사실보도가 아니라 진실보도다.
우리 언론이 진실을 외면한다면 이 나라 민주주의는 희망이 없다.
신앙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개인은 신앙의 자유를 누린다. 그것은 소중한 기본권이다.
제가 평범했던 개인시절 제 신앙에 따라 말씀드린 것이 무슨 잘못인가.
김대중 전 대통령님은 옥중서신이라는 책에서 신앙을 고백하며 고난의 의미를 밝혔다.
저는 그 책을 읽고 젊은시절 감명 받았다.
저는 그렇게 신앙고백을 하면 안되고 김대중 대통령님은 괜찮은 겁니까.
마지막 드릴 말씀은
제가 총리 지명을 받은 후 벌어진 사태로 우리 가족은 역설적으로 뜻하지 않은 큰 기쁨을 갖게 됐다.
저를 친일과 반민족이라고 주장하는 데 대해 저와 제 가족은 너무 큰 상처를 입었다.
제 가족은 문남규, 할아버지가
삼일운동 때 만세를 부르다 돌아가셨다는 가족사를 아버님으로부터 듣고 자랐다.
사실 우리 당시 민족 가운데 만세를 부르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나.
저에 대한 공격이 너무 사리에 맞지 않기에 검증과정에서 제 가족 이야기를 해 드렸다.
검증팀이 저의 집 자료를 갖고 보훈처에 알아봤다.
1921년 평북 삭주에서 항일투쟁 중 순국하신 것이 밝혀져 건국훈장 애국장이 2010년에 추서된 것을 알게 됐다.
저의 자녀들도 검색해 보았다.
이 사실이 실려있는 1921년 상해임시정부에서 발행한 독립신문을 찾아 보십시오.
저희 가족은 이 사실을 밖으로는 공개하지 않고 조용하게 절차에 따라 처리하기로 했다고 이미 말씀드렸다.
왜냐하면 이런 정치 싸움때문에 할아버지의 명예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독립 유공자 자손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보훈처와 법 절차에 따라 다른 분의 경우와 같이 처리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저를 이 자리에 불러주신 것도 그분이시고, 저를 거두어들일 수 있는 분도 그분이시다.
저는 박 대통령님을 도와드리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제가 사퇴하는 것이 박 대통령을 도와드리는 것이라 판단했다.
저는 오늘 총리 후보를 자진 사퇴한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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