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는 가족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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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유의깃발 작성일13-09-21 17:01 조회3,71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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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대던 인척들이 하나 둘 떠나고 난 뒤
한적해진 집에서도 뒷마무리로 쉬지못하고 일하시는 여든 셋의 어머님을 바라본다. 그러나
의외로 힘든 내색 하나없이 웃으시는 얼굴이다.
이마엔 땀방울이 "나는 반댈세"를 외치며 송글송글 맺혔지만..
산적 남은 건 냉동실에, 조기는 저녁 때 먹으려 랩으로 싸 냉장실에
가족들이 떠난 휑한 빈자리에서도, 어머님은 여전히 기쁘게 바쁘시다.
족족 자식과 손녀만을 위한 움직임
상차림은 하나 하나 모두가 달랐겠지만, 어머니의 자식을 위한 마음은 모두가 한결같았으리라.
봉사 문고리잡는 듯의 횟수로 전화드렸던, 내년이면 아흔이신 아버지..
연로라는 말이 미안할 정도로, 얼굴과 손은 깊은 계곡들에게 숨겨져간다.
기운내시라, 건강하시라라는 말은, 언제쯤 부터인가 통화를 마치는 정형화된 형식 상 말이 되버렸고..
이(齒)들은 제 자리를 떠난지 오래고, 몸은 홀쭉해져만 가는데
석두같은 하나 밖에 없는 자식놈은, 오로지 제 식구 챙기기만에 정신없었고..
기력이 쇠하시고 방금 들은 말도 종종 잊으시지만, 그래도 계셔주셔서 고맙다.
변변찮은 아들이었지만, 지금 부터라도 좀 더 잘하겠습니다.
호랑이같았던 성격이 오히려 그리워지는 오늘입니다.
는 건 술과 담배 뿐이었던 나.
외박은 필수였고 행불은 선택이었던 나를 그나마 사람만들어 줬던
려(여)자.
종북척결 집회네로 쫓아다니고 글 쪼가리랍시고 밤을 새워도
북어 대가리로 때리기는 커녕, 외려 말없이 커피를 건네던 아내.
의무가 아닌 이해로서 함께 해준 고마운 사람..
무덤에 들어갈 때 까지 사랑할거라오.(이 오글거림 어쩔건데?)
덤덤한 표정에 아빠와는 별 대화가 없던 울 딸내미, 하지만
판판이 아빠 엄마 말이라면 두 말않고 따라주던 대견스런 우리 딸.
꼴랑 두 줄로 우리 딸내미 설명해서 미안.^^ (첫 글자에 맞추다보니..)
p.s
뿌린 만큼 거두더라..
우리 모두 부모님께 조금 더 잘합시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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