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상가, 서울 최대 상가에서 낙후지역으로… 왜 추락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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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碧波郞 작성일13-09-17 19:39 조회3,734회 댓글1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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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이거 의장님께서 청계천 개발 이야기를 언급하실 때면 늘 주장하셨던 얘기를 조선일보가 배낀 꼴이랄까요? 링크 걸은 기사를 잘 읽어보십쇼. 의장님께서 주장하셨던 이야기 그대로입니다. “ㅇㅁㅂ, ㅆㅂㄹㅁ!!!”
자아~ 이쯤되면, 박근혜 대통령께서 지만원 박사님을 고문으로 중용하셔도 될 터인데요? 그렇게 된다면 그동안 김대중때 박해받으셨던 것이 일거에 풀릴 수도 있을 텐데요. 의장님의 오랜 생각과 주장이 뒤늦게나마 햇빛을 볼 수 있는게 좋긴 합니다만...
청계천을 보는 눈
며칠 전 이명박 서울시장과 박근혜 대표가 청계천에서 데이트를 했다는 뉴스와 함께 다정한 얼굴들이 사진에 올랐다. 언론들이 '묻혔던 청계천 줄기에 맑은 물이 흐른다'며 축제 분위기를 띄운다. 10월 1일이 개통이라 한다. 2003년 7월, 청계천 복원공사에 들어간 이후 2년3개월 만에 개통된다고 한다. 1958년 콘크리트 뚜껑으로 덮인 지 47년 만이라 한다.
공사길이 5.8km, 개천의 너비에 대한 제원은 없지만 돌다리 규모로 보아 안양의 학의천보다 더 좁아 보인다. 중랑천이 하천이라면 청계천은 실개천으로 불려야 할 것 같다. 계획에는 투입 예산이 3,500억으로 발표됐었지만 실제로는 얼마가 들었는지 모른다. 아마도 1조 규모는 되지 않을까 싶다.
청계천이 복원되는 대신 증발된 것은 10만 상인 그리고 동양의 실리콘밸리라 불렸던 “청계천상가”의 명성과 능력이다. “청계천에 가면 비행기도 만들 수 있고 탱크도 만들 수 있다. 없는 게 없다”는 소문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돼 있었다. “애로가 있으면 청계천에 가라”는 말들도 확산돼 있었다. 특히 청계천의 전자-IT 상인들은 조립의 달인들이었다.
IT 기술에도 분야가 많다. 각 분야의 기술자들을 인위적으로 모으려 해도 어렵다. 그런데 청계천에는 자연적으로 각 분야의 기술자들이 모여 훌륭한 시너지를 내면서 세계적으로 엄청난 평판을 얻어냈다. 솔직히 말해 청계천 기술자들은 대한민국이 가장 자랑하는 인력 4,000명 규모의 최첨단 연구소 능력을 상회한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었다. 청계천이야말로 달러벌이의 효자(SASH CAW)였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들은 뿔뿔이 흩어져 행방이 묘연하다.
여론조사로는 87%가 반대했지만 이명박 시장의 밀어붙이기로 묻혔던 실개천은 다시 살아나게 됐다.
‘청계천 물맞이 축제’가 성대하게 치러질 모양이다. 오는 26일부터 11월3일까지 청계천 주변과 서울광장 등에서 복원기념 축하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 체육행사 등의 축제가 펼쳐져 볼거리를 제공한다고 한다.
알고 보니 청계천은 좌익을 상징하는 전태일 공원
청계천 복개는 특히 좌익들에게 “개발시대의 산물”로 악평을 받았으며, 복원 사업에는 환경단체의 입김이 작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출판계, 유통계, 경비-보안업계 등을 좌익들이 대부분 차지했듯이 그동안의 환경단체들의 면면을 보면 소위 ‘진보’계들이 이끌어 온 것이 사실이다. 최초에 낙천-낙선 운동을 전개한 단체들도 환경단체들이었다. 그래서인지 청계천의 평화시장 근방에 700여m 구간으로 '전태일거리'가 화려한 동판과 조각들로 장식된다 한다. 동판블럭(가로19㎝×세로 9㎝) 약 6,000개가 전태일거리에 설치된다 한다.
청계천 총길이의 15%를 위인전까지 만들어진 “노동자의 영웅 전태일의 거리”가 되는 셈이다. 소위 “전태일 열사”가 분신한 입구 앞에는 ‘전태일다리’가 설치된다고 한다. 청계천의 하이라이트가 전태일 거리인 셈이다. 5천년 역사상 한 인물을 위해 이토록 성대한 모뉴먼트를 건립해준 적이 있었던가!
시민들이 그토록 좋아했다는 청계천, 이명박과 박근혜가 첫 데이트를 했던 청계천, 국제적 명성을 이룩해낸 10만 상인들을 내몰고, 기술자들이 모인 과학단지를 해체하고, 1조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만들어낸 청계천! 겨우 이 나라 기업들을 메뚜기 떼처럼 갉아먹는 붉은 개미들의 거리, 불화살을 기리는 거리가 된다하니 서울시장 이명박의 이념적 정체가 새삼 의심스러워 진다.
더구나 이명박씨는 김정일만 만나주면 평양거리를 리모델링 해주겠다고 했고, 벌써 200억 이상을 북한을 위해 적립했다고 한 바 있지 않은가!
아까운 돈을 이렇게 쏟다니!
청계천에서 가장 하고싶은 게 무엇인가를 물었더니 시민 대부분이 데이트도 하고 산보도 하고 싶다 한다. 주변의 아파트용 땅값이 평당 6천만원에서 8천만원으로 오른다며 벌써부터 투기의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지방 도시 곳곳에 청계천보다 더 아름다운 도심 개천이 한 개 정도씩 있다. 그런데 서울에는 얼마나 풍부한 물들이 있는가? 바다같은 한강이 구불구불 굽이쳐 있고, 청계천 열배 크기의 중랑천도 있다. 여기에 겨우 10리짜리 실개천 하나를 보탠다고 무엇이 그렇게 달라진다는 말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같은 서울에 있는 중랑천, 크기는 청계천의 10배도 넘을 것이다. 그 중랑천을 시민들은 어떻게 활용하는가? 조깅, 산보, 데이트, 낚시, 축구, 배구 등 많은 것들을 한다. 같은 서울에 한강이 있다. 규모 면에서 보면 청계천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한강의 길이 41km, 그 100리에 이르는 고수부지는 수많은 밀림과 꽃밭과 문화 공간과 체육공간 등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적인 공간이지만 지금까지 을씨년스럽고 멋없이 방치돼 있다.
실개천 10리길(5.8km)이 얼마나 많은 시민을 즐겁게 할 수 있을까? 고작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행사를 해도 그 좁아터진 실개천에 얼마나 많은 인파를 수용할 수 있는가? 옹졸한 청계천에 비하면 안양 필자의 집 앞을 흐르는 학의천은 여주강처럼 시원하다. 그런데도 그곳을 즐기는 사람들은 극히 제한돼 있다. 도시 중앙에 설치된 중앙공원에보다 사람들이 적다.
필자 같으면 그 예산의 수십분의 1만 가지고도 한강변과 중랑천 변의 구조를 홍수에 안전한 구조로 바꾸고, 그들을 환상의 공간, 환상의 예술품으로 가꾸었을 것이다. 느티나무를 심고 꽃을 심고, 조명을 심고, 예술-문화공간을 심었을 것이다, 그 예산의 수십분의 1만 가지고도 서울시민에게 “똥물”을 걸러서 먹이지 않고 소양강에서부터 파이프를 끌어 생수를 대접했을 것이다. 서울시 곳곳에 거리의 문화공간과 간이 휴식 터들을 만들고 도심을 배터리 차와 자전거와 3륜 자전거 등으로 다니게 하는 사람의 도시로 만들었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비용 못 보는 시민들
시민들은 그저 눈에 보이는 깨끗한 실개천을 보고 간사한 사람들처럼 벼라 별 찬사를 쏟아내지만 그들은 그 실개천이 삼켜버린 국보와 비용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보이지 않는 비용!
백화점에서 산 옷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시 찾아갔다가 싸움을 하고 돌아왔다. 점원은 고객을 따돌려 보냈기 때문에 잃은 게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는 보이지 않는 비용을 볼 줄 모르는 처사다. 마음이 상해 돌아온 고객은 스스로도 그 백화점을 찾지 않겠지만 주위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불만을 토로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백화점을 찾지 않는 손님의 수가 얼마나 될까? 회계장부에는 비용으로 잡히지 않지만 말없이 등을 돌리는 고객이 바로 비용이다. ‘보이지 않는 비용’인 것이다,
한국기업들이 비용의식에 투철한 나머지 외국으로부터의 소량주문을 거절하고 클레임을 받아주지 않는다. "한국인들은 소량주문을 외면하고, 클레임을 받아주지 않는다"는 말이 퍼지면 기업의 해외 이미지가 실추된다. 회계장부에 잡히는 비용은 절감했겠지만, 이미지 실추로부터 오는 보이지 않는 비용은 매우 크다.
반면 일본기업은 수백 리 밖에 있는 소매점에서 립스틱 하나를 주문해도 사원이 직접 가져다준다. 장부에서 떨어져 나가는 비용은 비록 크겠지만 그들은 이미지를 얻는 일에 투자를 한다. 그 이미지로부터 오는 수익은 우둔한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는다.
LA 등지에서 한인들은 흑인경찰에 걸리면 돈을 집어준다. 이런 소문이 퍼지니까 흑인경찰은 한국사람만 보면 트집을 잡는다. 어느 날 그의 아들과 딸도 억울하게 잡혀 돈을 주었다. 순간을 모면하려다가 한국인 전체의 이미지를 실추시킨 것이다. 이 이미지 실추로 인해 야기되는 비용역시 우둔한 사람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청계천의 물살 하나 보고 좋아하는 사람들! 이런 식의 비용을 생각해 보았는지 자문해야 할 것이다.
남의 잔치에 초를 치려고 하는 말이 아니다.
청계천사업이야 말로 정치적 사업이며, 시민들의 눈을 속여 환심을 사기 위해 ‘보이지 않는 비용’을 왕창 내다 버린 전시용 사업이라고 필자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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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ERGREEN님의 댓글
EVERGREEN 작성일저는 처음 보지만 박사님이 이런 예리한 혜안의 글을 쓴 적이 있었군요. 저 역시도 청계천 개발에 대하여 지금까지도 상당한 불만을 품고있습니다. 글의 내용처럼 상가의 세계적인 능력과 활용성까지는 감히 생각치 못했고 단지, 도로 확장은 못할 망정 도로를 좁혀 전시성 조경사업을 추진한 이명박의 얄팍함과 그 좁은 인공하천의 잦은 홍보가 지금도 거슬리고 있습니다.